-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문사심서(蚊蛇心緖) I
오늘도, 여느 주말처럼, 노구(?)를 이끌고 종일 뙤악볕 아래 집 주변을 정리했다. 몇 주째 이어진 담장작업 마무리, 담장에 조명을 다는 날이다. 집안 전기공급 콘센트에서부터, 외부에 노출하지 않게 전선을 끌어오고, 중간중간에 조명을 지지할 기둥을 세우고, 조명이 설치되는 부위에 분지(分枝)를 하면서 비나 물기, 햇볕에 노출되지 않도록 단단히 쌌다. 당연히, 여러 개의 조명을 연속으로 달 때, 전선에 무리가 가지 않는 지, 확인하고, 혹시 물이 새어 들어 합선이 되거나 전기부하에 무리가 갈 때, 차단기가 작동하여 전기를 끊도록 조처하는 것은 기본이다. 미리 준비해둔 야외 담벼락용 조명등들을 꺼집어 내서 지지대에 고정하고, 미리 까둔 전선들을 연결하여 절연테이프로 단단히 싸서 담벼락 위에 쒸운 시멘트 갓과..
2022. 7. 29.
아내의 빈자리
내 아내를 떠나 보낸 지 한 달이 다 되갑니다. 지금은, 아내의 숨소리가 들리고, 아내를 위해 무언가 해 줄 수 있었던 그 때가 한없이 그리워지는군요 오랜 투병시기, 특히나 무더웠던 지난 여름의 투병생활마저 오히려 그리워집니다. 요즈음도 잠을 설치는 이른 새벽은 여전하고, 우두커니 침상가에 앉아 있노라면,, 텅 빈 아내의 자리에, 길가의 가로등 불빛만이 희미하게 스며들 뿐 아내의 숨소리도, 온기도, 신음소리마저 사라진 채 절대의 정적만이 날 희롱하는 듯 하는군요 아이들은 저쪽 방에서 곤히 잠들고, 아마도 꿈속에서 그리운 엄마를 만나고 있겠지요? 언제나 아이들을 걱정하며, 때로는 잔소리로, 때로는 고성으로, 때로는 침묵하며, 아침도 챙겨주고, 저녁때면 반갑게 맞아주던 아내는, 날 웃기고, 날 격려하며, 날..
2017.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