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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늦둥이양육/늦둥이養育記

32_뇌리에 맴도는 대차대조표

by 靑野(청야) 2016. 9. 26.


8월20일이 늦둥이의 생일이다.

우리회사 연구소에, 5년 고등학교 후배이면서, 경력사원으로 뽑아서 데리고 있는 친구가 있는 데, 뽑은 지 얼마 안있어,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새 장가를 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우리 늦둥이와 같은 생일날, 제왕절개로 애를 낳았다네.

老産이라 수술했다는구만, 내가 늦둥이를 얻을 때보다 후배의 나이가 1살 일찍 얻어서 내 기록을 깨지는 못했네만….묘한 인연이란 생각이 드네

그나저나 녀석의 밑에 들어가는 돈이 장난이 아닐세.
의식주는 기본이라 하드래도, 녀석이 4-5살 때 블록놀이 전문집인 'Blockpia', 지금도 다니고 있는 '어린이 집'에 해당하는 선교원, 무슨 ‘영어과외’ 다, 그 나이 때면 그런다 쳐,

이 녀석의 비디오와 장난감 값이 정말 장난이 아니라고!, 우찌 그리 비싼지!!

'Bob The Builder', '엔지벤지', 'Busy Buses', '영차영차 일하는 자동차','방귀대장 뿡뿡이','토마스와 친구들'……….요놈은 비디오를 사주면, 거기에 나오는 등장인물 인형을 꼭 사달라는 거야.
근데, 비디오도 비싸지만, 요놈의 인형 값이 또 얼마나 비싼지…..

글코, 녀석을 데리고 외식을 할라치면, 종업원들이 1인분을 생략하는 것이 그녀들로서는 대수야. 녀석을 사람취급을 안하고, 녀석의 물컵이나, 물수건을 꼭 생략하는 데, 이게 늦둥이 입장에서는 억수로 불쾌해야 할 사건이지.

엄청 잘못되고 말고. 밥만으로 칠 때, 우리 집에서 젤 많이 먹는 녀석이 늦둥이라네. 우리가 주문 하는 것을 보고 종업원이 갸우뚱하는 데, 식사량에 관한 한 항상 지 누나나 엄마를 앞지른다네.

얼마전에 김갑환박사랑 김박사 늦둥이(11살)랑 해운댈 갔었지. 김밥을 싸 갔는 데,, 점심때가 되어서 녀석이 김밥 두 줄을 꺼뜬히 해치우드라고. 내가 두 개를 훔쳐먹기는 했어도. 아무도 1줄 반을 을 다 먹지 못했는 데. 김박사가 놀랬지.
이러니, 말이 애지, 의식주에 관한한은, 1인분이 훨씬 넘고,

거기에 덤으로

장난감이다, 놀이기구다. 녀석이 사달라는 대로 거진 다 사줘야지, 벡스코다, 영화관이다 수시로 확인하여, 노구를 이끌고 녀석에게 구경시켜야지, 더구나, 하루 한시도 빼지 않고, 녀석이 우리 부부곁에 멀뚱멀뚱 눈 뜨고 있는 시간대에는 전적으로 매달리고 보살펴야지, 녀석의 투정과 어리광도 달래고, 알아 듣게 타이르고, 얼러고, 그야말로 성질도 죽이고,

심지어는 녀석이 지 놈 친구들한테서 배운 건가, 태권도하는 폼새인 것 같기도 하고, 테레비에선가 K-1에서 치고 받고, 딩굴고 하는 것을 보고는, 이 늙은 아빠를 그런 놀이의 기구로, 파트너로 생각하고 괴롭힌다(?)는 게야. 정말 괴롭지. 녀석이 내지르는 발길질, 주먹한방이면, 이전에는 솜방망이처럼 귀여웠는데, 요즈음은 얼매나 아푼지, 도망을 다닌다네. ‘제발 그만해라’, 아파 죽는 시늉을 하면서 사정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무엇보다도 육체적인 희생(?)이 장난이 아니데….

최근에는 아빠하는 행동거지는 다 따라 하면서, 출장가면 뭐 타고 가나 꼬치꼬치 캐묻는 거야. 속셈이 뻔하지, 지도 태워달라는 거지. .고속열차다 비행기다, 심지어는 헬리콥터까지, 지 눈에 띄는 것은 뭐던지 태워달라네. 태워주고는 싶지만, 태워서, 순수하고 어린 뇌리에 현대문명의 利器들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는 단초를 새겨둘까도 고민하지만, 돈이 좀 깨져야지?

지 놈 때문에 멀쩡하니, 서울이다 어디다 다녀오기도 그렇고, 적당한 기회를 보는 데, 녀석이 막무가내로 떼를 쓴다네.

……

하는 수 없이(?),. ‘늦둥이와 보낸휴가’ 에서 이미 말했듯이, 올 여름 휴가 때, 소원하던, 고속열차와 비행기를 태워줬네
이래저래
뭘 사줄까 뭘 해줄까, 어디를 구경시켜줄까 고민하는 재미?,
사주는 재미, 구경시켜주는 재미?
절대 안된다고 잡아떼면서 반응을 즐기는 재미?,
안된다는 이유를 알아듣게 설명하는 재미?,
사달라고 조르는 것 즐기는 재미?,
사달라는 것을 말하기전에 녀석이 딴은 안 사줄 수 없도록 잔머리 굴리는 것을 보는 재미?
사주면 즐거워하는 재미?
이런 게 재미라면, 재미랄 수 있갔지.

아니 재미라기 보다는 하나하나가 엄청 고역일세, 막무가내이니…,
갖고 노는 것을 보는 재미? 아니 엄청난 고역일세, 어지렵히니까, 뒤치닥거리를 해야 하니까…
갖고 같이 놀아주는 재미? 아니 이거야 말로 고역중의 고역일세, 내 몸이 피곤하니까. 태반이 내가 먼저 졸지.
얻어맞으면서 녀석에게 만족감을 주는 재미?

후후 죽을 지경이라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도 벅찬 이 늙은 부모들한테, 기약도 없이. 재미와 고민, 희생을 동시에 안겨주네. 언제 쯤이면, 재미는 점점 줄어들드래도, 이런 고역, 희생이 빛 볼 날 있을랑가?

ㅎㅎㅎ

이래 키우는 데,
貸借對照表가 나오네

지금은, 아직은, 키워주는 재미가 키운다고 고통스런 것보다 똔똔이던가 쬐금 우리 부부쪽으로 쪽으로 기울던가! 그렇게 생각해야지 뭐!
요래 키우면 커서 뭐가 될랑가?
언제부터 인가는 貸借對照表가 기울겠지? 지 녀석 밑에 쏟아 붓는 돈(?)과 정성과 희생이 갈수록 눈덩이 처럼 불어나지 싶은데, 녀석은 점점 아빠, 엄마의 손아귀(?)에서 벗어 나고자 하겠지?

아빠하고 안 놀아

요즈음도, 재미난 비디오나 TV 프로가 있으면, 그걸 보고 싶어서, 보고 싶단 말은 안하고, 일단, 아빠랑 안 논다고 빼는 경우가 있네. 아빠하고 안 놀고 비디오 보겠다는 속셈이지.
늙은 아빠로서는 속으로 얼마나 다행으로 생각하는지, 겉으로는 ‘정말이지? 아빠는 섭섭타’ 고 늦둥이를 압박혀도, 간혹, 지 엄마 한테, 이런 속셈을 감추고 ‘교회 안가’ 했다가 난리가 나기도 하지만….
우쨌거나, 녀석이 커서 뭐가 되기는 될 터인데,
그때까지 우리 부부가 살랑가? 살아서 녀석 뭐 되는 지 볼랑가?
대차대조표 중간 결산을 제대로 한번이라도 해 볼 수 있을랑가?

오래 살면 되지…….

얼매만큼? 몰러!!!!!

그도저도 어려우면, 별 수가 없지 싶네.
사위를 요놈의 늦둥이 키워주는 조건으로 볼 라 안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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