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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늦둥이양육/늦둥이養育記

29_누나를 기다리며

by 靑野(청야) 2016. 9. 25.

늦둥이 녀석의 누나가 해외 여행을 갔다.


2005년 6월25일부터, 8월10까지, 장장 45일. 그 동안 녀석이나, 지 누나도, 그토록 오래 떨어져 있은 때가 없다. 지 누나는 지 누나대로, 녀석은 녀석대로, 서로 보고 싶은 모양이다.

우리 부부도, 딸래미 멀리 보내 놓고, 걱정반, 보고 싶은 것 반, 매일매일 전화가 기다려 진다. 딸래미가 어디에 상주하는 것도 아니고 해서 마냥 딸래미 한테서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데, 딸래미라고, 가족이 오즉 보고 싶을까? 매일 전화는 좋은 데, ‘Collect Call’ 이다. 전화비는 우찌될 깝세. 가기전에, 딸래미와 비상연락 할 수 있는 인터넷 블로그를 개설해 두었었다.

인터넷이 좋기는 좋은 데, 그 곳에서 다행이 한국인의 민박집에 묵는 날은 한글 자판을 이용할 수 있어 인터넷 사용이 용이한데, 이도, 상당히 기다려야 한다나? 여행다니는 한국인이 그많큼 많다는 방증. 이래저래, 딸래미가 전화도 하고,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내용들인데, 늦둥이녀석의 글은 녀석이 나오는 데로 씨부렁거리고, 나가 그대로 자판을 두드린 결과다.

2005년 6월 29일

누나야, 영국에 왜 갔는지, 대답해,
그리고 또 누나 영국에 뭐하러 갔는지 대답해,
영국에 가서 밥먹을 때, 감기 안들렸어? 그
리고 목감기 안걸렸어?
형아가 인크레더블 비디오 줬다. 그리고 줘서 재미있게 본다. 그
리고 형아 고맙다.
누나야, 나 캠프간다. 다음주 월요일날.
그러면 누나, 잘 있다가 와라!
(아빠가 代筆)

2005년 7월 02일

누나가 패딩턴인형을 샀지롱^^
집에 소포로 보낼까 하다가 그냥 들고 다닐란다
때묻고 그래도 이해하길;;;
근데 정말 귀엽다 가방들고 있고 진짜 패딩턴이다 파란 모자에 빨간 옷
(엄마, 아빠한테) 근데' 이거는 빈이가 맨날맨날 패딩턴 내놓으라고 괴롭힐 수도 있으니까 적당한 때에 말하는 게 좋을꺼 같음ㅋㅋ

누나가 방금전에 20분동안 쓴 멜이 다 날아가버렸음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서 어떻게든 다시 쓰도록 하겠음
성질도 못 내겠고 !!!!!! 짜증난다
암튼 빈이한테 해줄 <영국 자동차 얘기>
빈아야!! 누나가 보닝깐 영국에는 버스가 두 종류가 있더라고
구형버스-우리 집에 있는 불기랑 비슷하게 생긴건 데 뒤에도 쑥 들어간 데가 있어요 그래서 뒤에 쑥 들어간 데로 들어가서 차장한테 표를 보여주면 되는데 표검사 안할 때도 많아 그러고는 일층에 앉거나 이층에 올라가면 되공 근데 내릴때 말이지!! 벨이 없는거라 약간 오바해서 말하자면 달리는 버스에서 뛰어내려야하는;;;;ㅋ

글고 신형버스는 쑥들어간데 없이 그냥 우리나라버스에 이층이 있는거랑 똑같고 차장이 없으니까 운전사 아저씨가 표를 검사해 근데 이층에 타는게 좋지많은 않더라고 맨앞에 앉으면 탁 트여서 좋긴 한데 창문이 없어서 덥기도 하고 많이 흔들려서 서있지도 못할정도고ㅋㅋ

이층버스도 있고 버스 두개가 그냥 연결된 놈도 다니고 그냥 한개짜리도 있고ㅋ 그담에 투어버스라는게 있는데 이층버스에 뚜껑이 없는거라 그래가꼬 관광하는거시지

그담에는 택시얘기 해주까 차가 클래식카가 많더라고 뽈록뽈록하게 생긴것이 빈이 옛날에 벡스코가서 봤었자나 글고 색깔도 분홍색 노란색 연두색 이런차도 마니 있더라고 좋더라^^ 히히

그리고..!! TNT봤다 우편차있다이가 주황색 우편차 그게 막 다니는거라 막 달려가서 찍긴 찍었는데 잘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ㅋㅋ

2005년 7월 02일

누나야, 어제 멜 보냈는데, 멜 왜 안왔어(빈이한테)?
누나 나뻐!
그리고 누나야 영국에서 왜 늦게 오니?
그리고, 누나는 밥골고루 먹었어?
그리고, 누나방에 왜 안왔는 데?
누나 아끼는 것도 다 왜 안가지고 갔는 데?
누나는 개구장이,
누나야! 건강해라.
그리고 몸에서 감기들지 마라,
목 쉬지마라. 누나 안녕,
영국에서 잘 있다와
(아빠가 받아 적다)

(지 누나의 메일을 보고, 이층버스 이야길 듣고, 인터넷에서 그런 종류의 이층버스를 찾아서 녀석에게 보여줬다. ‘누나가 이런차 탓단다’ )
누나야, 이층버스 우리 봤슴.
누나야 인터넷으로 이층버스 봤슴.
야 멋지다. 나도 타보고 싶다.
누나야, 저런 택시들 탔슴?.
누나야, 불기하고 똑같은 버스도 탔네!
택시, 브름이 같은 택시도 타 봤나?
있잖아, 그저께(이전에) 나도 일층버스만 타 봤다.
일층버스도 내가 다섯살이였을 때, 일층버스를 만나봤다.
그리고 또, 누나는 2층버스를 타서 좋겠다.
그리고 우편차도 봐서 좋겠다.
그리고, 영국택시도 2대나 봐서 좋겠다.
있잖아! 나는 일층버스를 많이 타봐서 재미가 있다.
그리고 또 나는 우리나라 택시도 많이 봐서 기분이 매일매일 좋다.
누나는 영국에서, 택시도 타고, 이층버스도 타고, 우편차도 봐서 좋겠다.
누나, 뒤에 돈 많이 벌면, 나한테도 영국 구경시켜주라.
그리고, 나도 영국에 가면,누나처럼,이층버스도 타고, 우편차도 보고,택시도 탈거다.
누나, 열차타고 벨기에로 갔다면서?
무슨 열차타고 갔는 데? 장남감 나라로 갔나? 그래서 누나보다, 장남감 나라가 더 크나?
누나는 벨기에로 가서 좋겠다.
누나는 누나 아끼는 거를 왜 안가지고 갔노?
누나가 아끼는 기 뭐고? 빈이아이가?
그리고 또, 누나는 우리 집에 언제 올건데?
누나 보고 싶다. 빨리 좀 온나 오케이 바이바이

2005. 07.14

I’m in belgium
i cant write in korean
i will call tomorrow
Do you read my mail in bins naver mail ?

2005. 07.25

기다리고 기다리던 로마입니다^^
두 가지 이유로 기다렸지요ㅋㅋ 하나는 한국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또 하나는 한글자판을 쓸 수 있다는 것 ㅋㅋㅋ 지금은 씻고 야경보러 나갈꺼니까 나중에 밤에 돌아와서 다시 쓰던지 아님 내일이나 모레나 또 쓰겠습니당^ㅁ^ 네밤이나 여기서 자니까!! 이제 겨우 2주 남았지용 날씨도 생각보단 참을만해요-바람이 꽤 불거덩요^^ 아까 웃긴 사진 하나 찍었는데 보낼 수있으면 보낼께용 오호호

2005. 07.26

오늘은 꼴로쎄움하고 고대 로마를 좀 느끼려고 하다가 꼴로쎄움 안에서 운명하시는 줄 알았어요;;; 어찌나 더운지ㅠ 로마 너무 시러요 너무 더워요 베네치아는 좋았는데 피렌체랑 로마는 별로네ㅋㅋ 독일하고 오스트리아까지는 시원하고 좋았는데ㅋㅋ 이앞에 편지에 첨부된 예술사진 하나 보셨는지? 정신이 살짝 가고있다는 증거;;ㅋ 내일은 쏘렌토랑 뽐뻬이 가지요^^ 내일도 제대로 익어가꼬 오겠당-_-

** 어제는 어떤 한국인이 오더니 Excuse me, Are you Japanese?? 이러는 거라!!!!
** 그전날에는 피렌체에서 느끼한 이탈리아 할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나셔서 막 안내를 해주시더니!! 갑자기 우리 손을 가꼬가서 손등에 뽀뽀를!!!-_-
**그날 밤에는 어떤 광장에서 장미꽃을 파는 꼬마애가 윙크를 하고 쪽~을 날리더니만 "Good Evening" 또 이러고 가더라고!!!! 이탈리아 사람들 역시 너끼하다ㅠ but, 하나도 안잘생겼더라고!!!!ㅋㅋ

2005. 08.05

내가 민박집 컴퓨터를 독차지하고 있지롱~ 빠히 민박은 정원도 있고(물론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ㅋㅋ) 깨끗하고 좋아요 오늘은 그 유명하다는 빠히의 오~샹젤리제 거리를 거닐었건만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님;;; 어찌나 아무것도 없는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니!! 뻥이다 뻥!! 에펠탑도 가고 개선문도 가고 내일은 베르사이유 궁전하고 몽마르트르 언덕 모레(토요일) 오르세 미술관 일요일은 루브르 박물관 월요일은 유람선 한번 타고 에펠탑 올라갔다가 샤핑 좀 하고 화요일 아침에 공항으로~ 체리사갈껀데 시들까봐 아니면 찌그러질까봐 안고갈꺼니까는 맛있게 먹어야되요 알았지 빈?ㅋㅋ

2005. 08.06

오늘은 아침부터 오르세 미술관을 갔더랬지요 근데 오르세 미술관을 엄마 아빠 다 모른다고 하지?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바꾼거 있자나 그거 루브르 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데 암튼 내가 좋아하는 밀레의 이삭줍기랑 만종이랑 이런거 있어가꼬 미술관 갔던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 자그마치 2시간 40분의 기록을 세우고 나왔지요 나와서는 간식먹고 (요즘은 하루에 4끼를 먹어도 모자란다는;;;) 집에 전화한거고

그담에는 로댕 미술관에 갔다가-그유명한 생각하는 사람을 봤지요- 점심먹고 루브르로 갔답니다 지금부터 오늘의 활약상을 얘기하자면 오르세 미술관에 갈때 미대 재학증명서가 있으면 본인은 공짜거덩 그거 어떻게 얻게되서 한명 입장료만 내고 들어간거라 물론 다른 한명은 학생 할인 받고 글고 그거 로댕미술관에서도 또 써먹고 중요한거 루브르!! 루브르는 그날에 한해서 박물관에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수 있는데 그걸 악용해서 한국사람들끼리 티켓을 반값에 팔고 이러는걸 듣고

우리도 반값에 살라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도 티켓을 팔려고 눈빛을 안보내데;;; 그래서 상심하고는 마침 금요일은 오후 6시 이후로 연장개관하는데 그시간 넘으면 입장료가 원래 2,5유로 할인되기땜에 그거 시간 기다렸다가 들어갔는데!!!!!!!!!!!!!!!!!!!!!! 세상에 연장개관할 때는 학생은 꽁짜라는 거라!!!!!!!! 그래가꼬 너무너무 좋아가꼬 흥분해서 덤벼들었는 데 우찌그리 크노 우찌그리 크노 우찌그리 크노 루브르가 내를 잡아먹는줄 알았다
요점과 핵심만 봤는데도 요점과 핵심 사이가 어찌나 먼지 루브르 3층보는데 꼬박 3시간이 걸렸다아니가 몸살나겠다ㅠ 그래도 오늘 빡세게 큰거 두개 해치웠으니까 내일은 늦잠자고 널널하게 다니면 된다 아고~ 빠리는 날씨가 선선해서 참으로 좋다 민박집에서 아침밥도 주고 저녁밥도 주고 좋다
내일 또 뗄레뽕 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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