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를 본다?
말이 쉽지, 이 일만큼 세상의 어떤 일보다 힘들고 고된 일이 없을 것 같네.
젊은 부인네들이야 이의를 달지 모르지만, 요모조모 가사일, 가사주변일로 나들이도 해야하는 마누라, 그 나이에 젊은 아낙네들 틈에 끼여, 애들은 애들끼리, 지들은 지들대로 모여, 애보면서 스트레스해소하는 그런 연배도 아니고, 거진 할머니 연배라, 늦둥이라고 데리고 다녀 봐야 애는 애대로, 마누란 마누라대로, 동료 할머니(?) 뻘 연배는 그 연배대로 서로 불편할 뿐이지. 저만치 내버려 두면 지들끼리 놀 친구들이 없응께, 꼭 끼고돌아야 하는 디, 그게 좀 스트레스받겠어? 이웃과 어디 바람쐬러 가자해도 애는? 이러니 하루이틀도 아니고, 쌓이는 스트레스 해소할 길도 없고, 반쯤 미치지, 내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네.
나? 또한 녀석 땜에 반쯤 미치기는 마찬가지. 회사일은 일대로 안풀려 스트레스 받아 있는 데, 집에라고 가면, 편히 쉰다?는 것은, 꿈 같은 이바구였지, 적어도 몇 년동안, 지금까지도. 나가 퇴근하여 집안으로 입장하면, 하루종일 시달린 지 엄마, 완죤히 애보는 책임을 맽겨 버리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렇게 몇 년을 시달려들 보라구! .
“글씨, 그릉께, 늦둥일 왜낳아?, 자업자득이제, 쯔쯔 안됐고마 안됐어!” 이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을 터이지만,
우짜것소, 이미 태어난 놈!
정작 손주 같으마, 그 정도까징 안가제, 그 나이되면, 은퇴해서 애보는 낙으로 노후를 살던지, 아니고 정 힘들면, 점잖허게, 며눌아기 불러서
“야야 이 애비 힘들당께,니 애들 데려가라잉, 한숨자고 낼 낮에부터 봐줄낑께”
혀서 콘디션조절도 하면서, 애를 볼 수 있던가, 숫제, 자식들이 사전에 알아서 힘들어 하는 부모에게 맡기질 않겠제?
저녁을 먹고 나면, 녀석을 꼬셔서, 손발을 씻기고, 이빨를 딲아주고 가능한 빨리 재우고, 남은 시간을 낮에 못한 장기나 바둑도 두고 하면서, 여유를 찾아야되는 데, 그때가 종일중에, 나나, 울마누라나 모처럼 갖는 해방책이라 우짜든지, 녀석을 재울려고 다양한 작전을 구사한다네,
“빈아! 재미 있는 이야기 해주까?” 해서 일단 잠자리로 꼬신 연후에,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토기와 거북이’, ‘선녀와 나무꾼’, ‘토기의 간 어쩌구 저쩌구하는 자라와 용궁이야기’, ‘금도끼 은도끼’, ‘해님과 달님이야기’ 대충이런 이바굴 해주면서 분위기를 유도하지
좀 어릴 때는 그런대로 약발이 먹혀들어 가더니만, 녀석이 얼마전 부터는,이야기 꺼낼라치면, “나 그거 다 안다,”, “호랑이가 여차저차 했제? “하면서 팍 김이 새뿌리게 하데. 겨우겨우 끝내고 나면, “다른 거 해줘” , “다른 거 해줘” 하는 통에, 어디 그런 이바굴 아는 게 있어야지, 열심히 인터넷 동화 뒤져보고 작전에 돌입해도, 정작 녀석한테 이바굴 해줄려면 생각이 않나는 거야.
아빠한테서, 곶감이 다 빠졌다 싶으면, 빨딱 일어나, “나! 엄마한테 갈래”
몇 시간 분위기 잡은 것이 도로아미타불이 되뿌린다네. 그때마다 “ 이그, 애 하나도 못재우고….” 여지 없이 들려오는 마누라 핀잔….
때로는 자장갈 불러서 재우기도 하다네. 뭐 별스런 자장가가 아니고, 조용한 노래, 팝송이든, 동요든…. 조용히 불러주면 되얐지.
‘엄마가 섬그늘에…’, ‘얼어붙은 달그림자’.., , ‘푸른하늘 은하수..,’ ‘나의 살던고향은…’, ‘저 새벽 이슬내려…’,등등 노래방도 아니고, 쉰목소리로 부른다는 게 듣는 사람이나, 부르는 사람이나, 이게 고문이지 어디 즐거운 樂音이갔어? 늦둥이만 빼놓고(?).
녀석은 이제 어지간한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되얐는 데, 문제는 내 式으로 부른다는 게야. 가사가, 가락이 옳고, 틀리는지 어떤지, 나가 그걸 잘 모르니. 어쨌거나 작전은 작전이였고, 이것도 어느 정도 약발이 먹혔었지.
한동안, 또 다른 작전을 구사했지., 저녁을 먹기전이나 먹고난 후에 녀석에게 시비(?)를 붙여서, 몸을 피곤하게 한다네. 권투와 레슬링 비슷허니해서 녀석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한 두시간 정도 용을 쓰게 하면, 녀석은 저녁먹고 바로 비실비실, 몇 곡의 자장가에 곧 곯아 떨어지지. 이 때 절대로 아빠가 이기면 안되는 기라, 항상, 녀석이 승리하도록 조작해야 녀석이 신이 나서 계속 덤비거든.. 너무 심하게 혀서, 녀석이 "나 아빠랑 안 놀래" 하고 삐치면, 이도 도로아미타불. 어쨋거나 늦둥이도 사내 녀석이라고, 점점 커갈수록 이쪽 작전에 잘 말려 들더라고, 이제는 이거야 말로 핵심적인 내 작전이 되얐지.
하지만, 말이 쉽지, 이 같은 작전시는 그 녀석한테 주먹으로 무수히 맞아줘야 하기 때문에, 녀석이 커가자, 제법, 이제는 견딜수 없도록 아픈 거야. 고사리 같은 주먹? . 아니야 장난이 아니드라고. 한두 어퍼컷 정통이면, 나도 뻗을 지경이라니까.
해서, 또다른 작전을 탐구했지. 언젠가, 새로운 이바구 작전을 구사하자는 꾀를 낸거지. 옛날에 임금이 이바굴 끝없이 해주면, 상을 준다는 방을 붙여, 임금을 이바구로 넉다운 시킨 이야기가 생각난거지., 곡간에 쥐가 곡식을 훔쳐나르는데, 한알, 한알나른다는 내용이였지. 곡간의 곡식이 끝이 있겠어? 그렇게 쥐가 곡간의 곡식 한알 한알 훔쳐나르는 Motion을 이바구로 계속 이어가니, 그헣게 이바굴 좋아해서 사족을 못쓰던 임금이 지겨워서 뿅 가버린거지.
흠흠, 이런류의 스토리에다, 흥미도 있을 것 같은 “우주이야기”가 생간 난 게야.
옳거니, 그래 우주이야기를 풀어가면, 끝없는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히야, 나 왜이래?, 진즉에 이런 생각을 했어야 하는 디. 이제야, 이런 기발한 생각이 나다니….
내 아이디어에 무척 고무되어, 어느 날 저녁, 때가 되어,
“빈아! 우주이야기 해주까? 별님, 해님달님이 수두룩히 사는 저 우주이야기! “
“진짜! 야 재밌겠다. 빨리해줘” 눈초리에 무척이나 호기심을 깔곤, 정말 지대한 기대를 하드라구
해서 일단 잠자리까징 잘 끌고 갔지.
“아빠, 우주 이야기 빨리 해줘” 재촉이 성화라,
흐흠!, 속으로 요놈아, 이 이바구는 너무나 길고 끝간 데 없어! 너 잘 걸려들었다. 어디 한번 들어봐라. 근데 요놈이 중간에 지겹다고 ‘고만’ 하고 엄마 한테 가버리면, 안되는 데,생각이 이에 미치드라고. 혀서 가능한한 과장된 몸짓과 억양과 목소리로 단단히 벼르면서 시작했지!
“아주 아주 먼 예날에 말이야, 호랭이 담배피우던 시절 알어? 그 시절보다 훨씬 오래된 진짜 오래 오래된 옛날에, 세상이 깨미 눈깔보다 작은 시절이 있었거든. 그 때 그 깨미 눈깔보다 작은 세상속에는 지금의 해님도 별님도, 땅도, 하늘도, 공기도 다 들어 있었어. 숨도 못쉬고 그 좁은 곳에 갖혀 있었는 데, 햇님이 도저히 못참겠다 시퍼서, 용을 쓴 거야. 그러자 그 개미 눈깔보다 작은 세상이 그만, 푸아아아아아아아~~~악하고 폭발을 한거야” 그러자 그속에 움츠리고 있던 해님도, 별님도막 튀어나온거지, 사람도 튀어나오고,,,,”
둘이 누운 침대 한 귀퉁이에서 이 늙은 아비가 열심히, 엄청 과장된 입모습하며, 제스처로 달밤에 원숭이 체조하듯이, 이바구랍시고 하고 있는디,
녀석이 아니나 다를 까 또 결정적인 초를 치데,
“아빠, 근데, 햇님도, 달님도 하느님이 만들었다! 이세상을 하느님이 만들었다. 아빠도 하느님이 만들었데!
“끄엉 컥!!~~”
그 점에 관한한 녀석도 할 이야기가 많은 듯 입에 거품물듯이, 몇번을 반복하데
진짜진짜 도로아미타불!
선교원엘 다닌 이 녀석, 나신교주인 이 늙은 아빠마저도 상대하기가 벅차고나! 김이 팍 새부린겨, 해서
“임마, 씨끄럽다, 씰데없는 소리하지마아~글코, 니 엄마한테가서 재워달라혀” 하면서 나가 고만 삐껴(?)뿌린겨
평소, 분위기를 익히 아는 녀석, 눈치빠르데, “알겠다. 나 인자 그 이야기 안 할께”
.........
초장부터 이러니,
우째야 될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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