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를 키우면서, 주변인사들이 한결같이 들먹이고 걱정하는 게, ‘많이 벌어야 겠다’, 오래 살아야겠다’등이다 주변인사들이야 심심풀이 땅콩으로 진반농반 나오는 데로(?) 들먹이겠지만, 내사 어디 그렇겠어? 항상 걱정이 늦둥이 녀석의 미래이다.
녀석의 미래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항상 깊이 생각에 빠지는 게, 문명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다. 늦둥이가 활동하게 될 미래의 모습이 내 주관심사고, 나로서, 늦둥이에게 물려줄 최대의 유산으로, 녀석에게 미래모습을 가능한한 명료하게 예단하고, 녀석으로 하여금 자라면서 지침이 될 수 있도록, 녀석이 알게 되거나 녀석에게 전달될 수 있다면, 나로서는 재산 몇 푼 물려주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을 거라 나름대로 머릴 굴리고 있다.
늦둥이 녀석에게 전해줄 미래 모습! 물론 녀석이 자라면서 이런저런 직.간접경험으로 스스로 듣고,보고 깨닫기야 하겠지. 하지만, 늙으막에 지를 낳아 기른 부모가 지를 위해서, 지가 자랄 사회와 문명에 대해서 깊이 고뇌한 흔적을 전해줄 수만 있다면, 그런 마음을 전할 수만 있다면…해서, 마치 유언이라도 쓰듯 그렇게 문명의 미래 모습을 생각하고 그리게 된다.
이 글을 포함해서 내가 그 동안 올린 늦둥이 양육기는 우리 늦둥이 녀석에게 전해줄 유산이라 생각하고 모아두는 글들이다. 시간이 나면 사진으로 비디오로 찍어두었던 畵像들과 태어나서 2년동안 써두었던, 일기을 연결하여, 책을 맹글거나, 전자앨범으로 재구성하여, 녀석에게 전해지도록 할 생각이다.
가진 재산이, 남겨줄 재산이 거의 없는 내로서는 다소 불가피한 사정이긴 하지만, 이정도 것이라면, 휼륭한 상속물이지 시푼데, 녀석이 커서 우찌생각할지……
글코,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은 아니하지만, ‘지 누나가 든든한 후원자, 보호자가 되주겠지’하는 바람과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정황를 우리 부부는 가슴에 묻고 산다. 해서 녀석보다, 지 누나에게도 지 녀석 못지 않는 신경도 써야 한다. 지 누나가 뿌릴 든든히 내려야, 녀석의 그늘도 든실할 터이니….그래서, 우린 농담삼아, ‘지 누나 시집보낼 때, 사위될 녀석, 불려놓고, 늦둥이 키우주는 조건으로 허락하자’ 하곤 하는 데, 말은 그리 하지만 웬지 그럴 때마다, 마음은 쓸쓸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왠 심사일까?
요즈음 세상에, 그런 사위감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마음이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일종의 불안감 때문일까? 그런 점까지 고려햐야하는 우리 부부의 여생에 대한 감상이라 할까, 누구나 이 나이쯤이면, 인생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다소 감상적인 기분이 그런 생각을 기화로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것일까?
“진유야! 니가 키워야 되겠다”
늦둥이 녀석이 태워났다는 것을 친척, 친지들에게 전하자, 누군가가 우리 집으로 전활하여, 그 소식을 확인하면서, 딸에에게 했다는 말이다. 딸애는 당시 고등학교 2학년, 무슨 말인지 의미를 제대로 새겼을리 없지만, 그 소릴 딸애로부터 전해들은 우리 부부는…
그러구러 녀석은 6살, 승용차를 타면, 한동안 꼭 앞좌석에 앉기를 즐겨워 해서, 안전벨트를 매게하기는 하지만, 앞좌석엔 ‘어린이를 앉히면 안된다는 이바굴 들은 것 같기도 하여, 확인은 안하고, 일말의 불안감을 지니고, 그냥 저냥, 그렇게 지내왔다.
“빈아! 니 경찰아저씨가 몇살이냐” 고 물으면 ‘7살’이라 해라. 옆자리 앉은 녀석에게, 어린이를 앞좌석에 않히면 안된다는 생각이 떠올라, 녀석에게 한살이라도 많게 보이도록 하는 심정의 발로가 녀석에게 그렇게, 농당 비슷허니 새어 나오곤 한다.
그후로, 그 소릴 명념했는지, 녀석이 평소에도 ‘나 7살’하고 떠벌리고 다니는 데, 정작 ‘6살’이라고 해야 할 곳에서 ‘7살’이라고 우기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따지면, 녀석의 명분은 ‘아빠가 7살이라 하라 했잖아? ‘
그런 녀석이 요즈음 내 잠자리를 꿰찼다.
지방은 장난감 천국이기도 하고, 아직은 어린가? 자기 방에서 자질 않고, 안방에서 같이 자는 데, 날도 후텁지근 덥고 하니, 어쩌다가 마누라가 녀석을 내 침대위에 재웠나 보다. 흙침대로 다소 넓고, 바닥이 딱딱하기는 해도 전기를 넣지 않으면, 시원하다. 그 맛을 알고 부턴, 유난히 더위를 타는 녀석이 비켜주질 않는다. 난 지가 자던 방바닥 구석에 이전의 지처럼 처박히듯이 자고, 그 녀석은 내 자리에서 큰 대자로 뻗기도 하고 뒹굴기도 하고 하면서 느긋하게 자고......
내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 보다, 녀석이 빠르니, 언제나 밀려날 수밖에.
“야 니 자리에서 자라, 왜 아빠자리 뺃노? “ 내가 녀석에게, 투정을 부리는 형국이 되얏뿌렸다.
“싫다. 여기가 내 자리다. 아빠는 그럼 중간에 자던지!”
지 아빠를 녀석과 녀석 엄마사이에 낑겨 잘 테면 자던지, 아니면, ‘여러 소리 할 것없어’ 하는 식이다.
보아하니, 이여름 다가도록, 그럴 모양이다. 해서, 여러날 째, 잠자리를 뺏긴 난, 마누라 한데, 그랬다.
“ 잠자리는 이미 상속해 삔네.”
'늦둥이양육 > 늦둥이養育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_녀석과 비디오 (0) | 2016.09.25 |
---|---|
29_누나를 기다리며 (0) | 2016.09.25 |
25_하느님이 맹글었다 (0) | 2016.09.25 |
24. 늦둥이로 인한 딜레마 (0) | 2016.09.25 |
27_나비효과(Butterfly Effects) (0) | 2016.09.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