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다리 문저리는 박곤태 차지고',
통일다리 문저리는 정으니 차지다.... '
'MP(헌병)다리'는 육이오 직후 거제에도 있었습니다.
그 다리밑 물속에 '문저리'가 버글버글 했는데,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제법 큰 냇가를 건너야 하는 포로수용소 길목,
연초면 연사리에서 당시 포로수용소가 있던 고현읍 수월리로 넘어가는 다리(아마도 수월교 )
육이오 당시. MP가 지키던 이 다리를 그렇게 불렀지요.
80년대. 삼성 조선이 들어 서면서
산을 깍고 바다를 메우며 개발이 되어
지형이 너무 바뀌었습니다.
작은 시내를 가로 지르던 그 다리는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문저리'는 '망둥어'의 사투리? 혹은 또다른 이름입니다
<'망둥어'.또다른 이름 '문저리'>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망둥어는 그 수가 매우 많아 친숙한 만큼 오히려 천대받는 물고기랍니다.
초여름부터 활발한 먹성을 보여 살이 찌고,
가을이 되면 차츰 깊은 바다로 내려가기 때문에,
초가을에 기수(汽水)지역에서 낚이는 망둥어가
씨알이 굵고 맛이 좋다합니다
기수(汽水)지역이란 바다와 닿은 강 하구로
조석에 따른 주기적인 해수유입의 영향을 받아
바닷물의 영향을 받는 정도에 따라 다양한 종이 분포한다하네요
당시 MP다리인 수월교 밑은 신현(옛지명 古縣)만의 바다물이 유입되는 대표적인 거제 기수지역으로
망둥어, 은어등이 많앗던 걸로 기억합니다.
거제바닷가 촌사람들이 바닷고기를 고기로 치거나
은어는 그 기막힌 회맛때문에 고기로 쳐주지
문저리 같은 민물고기는 먹는 고기로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수월교와 가까웠던 연초삼거리 주막에 가면 은어회가 흔하여
주당들이 즐겨 찾는 고기였다고 기억합니다
70년대 방학이 되면, 은어회 먹으려
연초삼거리 시장바닥을 싸돌아 다닌 기억이 아련합니다.
당시 연초삼거리에는
포로수용소 인접동네라
원주민들이 '시장통'이라 부르는
피난민들 위주의 시장이 발전해 있었습니다.
시장은 물론이고 연초천둑에 즐비하니
장사집들이 늘엇거 있어
시골 촌놈들은 수시로 그동네로 놀러가서
색다른 풍물에 넋을 놓고 하루종일 싸돌아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연초보다 더 시골(산골)초등학교에는
수학여행을 이곳으로 오기도 했다는 증언이 있습니다.
그만큼, 북한 피난민과 착한 원주민들이 융합의 상징인
상설시장이 번창하였던 게지요.
'지하자' 소리가 울러퍼지는 전통놀이,
풍물패등으로 시끌법적한 당시 풍경은
1959년 사라호 태풍이 와서
강둑에 거주하는 동네들을 쓸어 버리고,
대부분 양철지붕 판자집인 시장통을 날려버리는 바람에
한동안 번창하던 시장통이 시들해질 때까지
아마도 활발히 지속된 걸로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육이호 직후
그 시장통에 사는 사람인,
아마도 굶주린, 피난민중 한명인 '박곤태'라는 사람이
토착민들은 먹을 고기라고 생각지도 않는 문저리를
듣지도 보지도 못한 방법으로 잡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방법으로 요리해 먹었다는 군요
당시 거제사람들 미역, 톳나물등 해산물이나,
바닷고기가 主食이라 이런 요리에는 도사들이지만
민물고기는 비린내 난다고 고기취급도 안하고
당연히 요리법도 몰랐지요.
박곤태라는 사람은 어릴때 하도 많이들어
티비에 간혹 나오는 김모 한의사처럼,
머리위에 빵모자를 두르고 다닌 걸로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제, 특히 MP다리 인근동네에 퍼져있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60여년이 지난 지금, 내입에서 술술 나오니 말입니다.
요즈음 MP다리, 통일다리 해쌌는 소리를 듣노라니
옛 생각이나고 향수 젖어봅니다.
예나 지금이나 북쪽 산야의 강이나 시냇물에는
문저리 즉 망둥어가 많고
망둥어 즉 문저리 잡는 방법은
그 옛날 박곤태나 요새 정으니가 꿰뚫고 있었나 봅니다.
아직 개발이 덜 되어 옛 지형을 유지하는 탓으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먹을 기 부족하여 문저리 즉, 망둥어를 먹고사는 사람도 많은 것 같기고.
'박곤태', '정으니'...
때문에 북쪽출신 아이들은 문저리 잡는 데 경험많은 도사들이라,
예나 지금이나 문저리는 MP다리 같은 다리 밑을 지날 때는
늘 영악한 북쪽사람들을 조심해야 하는 데 말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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