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산개구리!
짝찾는 소리가 대현계곡에
가득 울려 퍼지네
골짜기마다에서 저 산 언저리까지
이른 봄,
아직 저 산등성이에 잔설이 분분한데,
많은 생명들이 봄기운 받았지만
대지속에 긴가민가 끔틀거릴 때,
산개구리, 용감히 동면을 박차고 대지로 나와
짝을 찾아 알을 낳고
동면에서 깨어날 주변 생명에게 먹이로 희생한다네
슬픈 개구리 일생이 시작이 된다네
살아남은 일부만이 곧 올챙이가 되겠지
하지만, 물장군, 물자라, 장구애비, 잠자리 애벌레...
여전히 주변의 포식자들이 학수고대 기다리고 있다네
다시 그 일부만이 살아남은 올챙이, 개구리되지만,
물새와 뱀, 도마뱀등 또다른 포식자의 먹이로 희생된다네
개굴개굴
개굴개굴
...
슬픈 개구리의 통곡소리
이른 봄날이나 여름 장마철에도
새벽부터 저녁까지
골짜기마다에서 저 산 언저리까지
일생을 두고 한없이 통곡한다네
개굴개굴
개굴개굴
...
개구리의 눈물이 계곡을 가득 채우도록
언젠가, 어느 때는 연못을 넘쳐나 시내를 범람하고
세상을 휩쓸기도 한다네
언제나 처럼
올여름 밤에도
세상의 개구리들이 절정의 통곡과
분노의 울부짖음으로
숙명을 안겨준 신에 대들어 보겠지만
자연의 질서를 유지하고
포식자를 위해 희생하라는
신이 부여한 개구리의 숙명을 피할 길이 없다네
불쌍한 개구리
슬픈 개구리의 일생
개굴개굴
개굴개굴
...
오, 산개구리
짝찾는 소리가 대현계곡에
가득 울려 퍼지네
골짜기마다에서 저 산 언저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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