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工계 忌避現狀
신문지상에 자주 오르내리는 요즈음의 상당히 걱정되는 풍조가 아닌가배? 이공계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어리석다 할까? 순수하다 할까? . 인문과는 거리가 멀고 자연과 기계를 상대로 대부분의 삶을 영위하다보면…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할 터이지만, 보통 산업현장에서, 연구기관에서, 이리 뛰고 저리뛰고 시간에 쫒기고, 돈에 쫒기면서 뭔가 작품을 맹글겠다고 딍굴다보면 어느 세월에 반백이 다 된다네, 하지만, 맹글어 놓은 제품이 살아 움직이듯이 여러 사람들에게 유용히 쓰임을 보면서 자부심도 보람도, 긍지도 느끼며… 그렇게 살아가는 거이 공돌이 인생인데.
IMF전에는 그런 재미와 사회적 분위기 덕택에 그런대로 공들이들의 살맛과 여유가 있는 세상이었는다고 , 환난이 닥치자, 제일먼저 내몰린 게, 공돌이들 아니였는 가배?. 회사일에 파묻혀, 일외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열심히 일한 죄로, 회사밖으로 내몰리다니, 지난온 세월을 내팽개치듯하는 상황에서 , 공돌이로 선택한 결정이 얼마나 후회막심이었을까..
차라리 내노라하는 큰 모기업들은 그나마 행복한 공돌이 귀족(?)이지. 납품업체의 이공계책임자들은 환난을 당하고 보니, 말 주변없고 우직한 이들이 카드의 조커처럼 요긴 하게 써먹히기 쉽고, 어려울 때는 제일 먼저 버려지는 바둑의 사석 신세라…..
요즈음 애들이, 환난의 시대를 거치면서, 형이, 삼촌이, 아빠가 그런 상황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보면서, 지들도 머리가 있는 데, 신문 방송에 그렇게 떠드는 데, 이공계로 가겠다고 지원한다는 것이 내키는 선택이겠어? 거진 돌안 놈(?) 아닌 바에야.
우리 또래 업체 연구담당자들이 간혹 모임이 있어, 이런 저런 애기 끝에, 무참히 스러저가는 공들이들의 비애를 종종 씹곤 하는 데, ,
어떤 한 사람왈
"난 말이야, 애들을 회사 취직 안 시킬거야. 취직시킨다해도 '갑'회사로 보내지 절대로 '을'회사나 '병'회사로 안 보낼 꺼야 "
('갑' 회사: 모기업, '을' '병'회사는 납품업체를 이름)
그러자, 또 한 사람왈
"**님, 그런 말씀 마이소. '갑'회사는 무슨 얼어죽을 '갑'회사, 난 우리 애들 절대로 공돌이를 안시킬 겁니다. 공돌이 '공'자 애기도 꺼집어 내지 마이소. 신물납니더"
얼매나 시달렸으면, 얼매나 공돌이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꼈으면……쯔쯔쯔. 공돌이를 벗어난다해도 세상에 일에 처하는 입장이라는 게 거진 대동소이 할 터인데.
그런데,
우리 늦둥이는 아무래도 이공계쪽이다. 네살, 다설살짜리가 자동차 정비소에서 하루에 몇 시간씩 몇 달을 구경하지 않나, 장남감 자동차를 뿌려뜨리고 나름대로 조립해 볼려고 장남감 드라이브를 들고 수시간을 낑낑거리거 하며…. 어떤 때는 하늘을 날으는 자동차 맹글자 하기도 하고. 'PAT & MAT'같은 시물레이션 비디오를 보면서 부수고, 맹글고 하는 장면에 빠져서 혼자 크게 웃기도 하고 깔깔거리기도 하는 폼이 영락없는 공돌이 적성인가 부다., 생각하니, 참 걱정이다. 이 양지사 공돌이 될려거던, 취직이라도 할려거던 '갑'회사라도 가야 할 터인데…
간혹가다 녀석에게 묻는다.
"빈이 커서 뭐 될래? "
녀석이 3-4살 때는
" 나 커서 형아 될래"
어린이 집에서 형아들한테 욕구불만이 있었나 보다. 형아 되면, 그 욕구가 해소되리라 보는 게지. 얼마나 큰애들의 횡포가 부러웠을 까?
녀석이 좀도 커서 5살이 되자
"나, 의사될래. 초하한의원 의사될래"
어느 날 발을 삐어서 며칠 동안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는 데, 한의사 선생이 워낙 '…착하다. 착하다… '하고 뛰어 줬나부이.. 침 맞을 때 울지 말라고.
"소방차 운전사 될래"
'일하는 자동차' 라는 책일 열심히 읽어 달래서 내용을 달달 외우더니만, 급기야 장래 희망이 '소방차 운전사'란다.
녀석이 5살 말년이되자 제법 철이 들어서 인지
"나 휼륭한 과학자될래"
어디서 들었는 지 제법 그를 듯 한 포부를 밝힌다. 흑~ 속으로 그동안 밝힌 장래 희망사항중에서 젤 그럴싸한 포부로다 시퍼 속으로 엄청 기특해하며 흐믓해하고 있는 데, 녀석은 그래 놓고는 지엄마를 돌아보고
"엄마, 근데, 과학자가 뭐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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