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집에 잘 다니던 녀석을 원장이 바뀌는 바람에, 다니는 곳을 선교원으로 변경한 것이 2 년전이었다. 당시에 이리저리 부근 어린이집, 유치원의 유아반등을 알아봤는 데, 지 엄마는 모모 유치원이라고 구서동에 있는 일반유치원이 마음에 들어했다. 어디서 듣고 왔는 지 KNG27회 동긴가 동기 부인인가가 운영한다는 소문도 들리고, 듣고 보니 그럴듯해서 거기 보내자 했었는 데, 며칠이 지나서 여차저차 한 선교원으로 보내겠단다. 난 영 마특잖았지만, 家和萬事成, 이 나이에…. 싶어서 묵인 해준게야
몇 년이 지난 요즈음, 녀석의 신앙심(?)은 대단하다. 혼자 놀 때, 길을 갈 때, 시도 때도 없이 흥얼거리는 소리에, 처음에는 무신소린가 하다가 자세히 들어보니, 아니 점점 커지면서 발음이 또록또록해져서 보니, 그게 어린이 찬송간가(?) 선교원에서 배운 것이렸다.
블록놀이하는 블록피아 같은 다른 놀이방엘 가서도 놀면서 제법 큰소리로 계속 흥얼거린다는 가정통신문도 심심잖게 들어오고… 녀석의 입에는 이제 선교원에서 배운 어린이 찬송가 노래, 기도가 자연스럽고 스스럼없이 나오데.
녀석은 식탁앞에서 선교원에서 배운대로 기도를 하고 식사를 시작한지가 오래되었다네. 늦둥이 녀석은 그 행위를 '날마'라 부르지. '날마다 우리에게 양식을 주신…..'
이렇게 시작하는 기도지. 녀석은 '날마'를 행하지 않고 식사를 하면 떼를 써서 울거나 투정난리가 나기 때문에 식사를 하던 중에라도 녀석의 '날마'를 하자 하면, 해야혀.
'날마'가 시작되면 지 엄마와 누나는 동참을 해야 한다네. 물론 난 머쓱해서 숟갈들고 하는 꼴을 물끄러미 처다보거나 수저소리가 안나도록 조심하면서 내 할 일만 하는 게 고작이지.
'…..선생님 먼저 드세요, 친구들아… 잘….' 이렇게 끝나는데, 녀석의 기도대로라면, 난 아무것도 아녀. 양식을 주는 자도 아니고, 고마워 해야할 대상으로 선생님은 들먹여도 아빠는 빠지고….
우리마누라도 그점이 좀 마음에 걸리나봐. 혀서 가정통신문에 '집에서 할 때는 마지막 문구를 바꾸어서, [……아빠엄마 먼저 드세요…]로 하도록 가르쳐달라'고 알렸지만. 이날까지 개선이 안되데. 선교원에서는 개약으로 생각하는지.
꼬마녀석에게 시비붙을 수도 없고, 속으로 조금은 씁쓸함을 새기고 있는 데,
"아빠는 왜 기도 안해" '날마'를 끝내고 집요하게 나에게 물어 온다네.
"아빠는 안해도 되!" 나로서는 뜨악하게 내뱉는 수외는…
1~2년을 그렇게 지내더니, 녀석은 딴은 이제 더 근본적인 의문에 생기나봐? 녀석의 순수힌 의문도 있을 터이고, 주변인사들의 공작(?) 도 개입되었음이 분명한 질문!!,
"아빠는 왜 교회 안나가?
"으응~~~ 흠흠~~ 빈이 오늘 사이클아저씨들 멋있었지? 빈이 크면 시이클 탈 수 있다아~~~ "
이렇게 동문서답, 우물쭈물 화제를 돌리기 작전으로 질문에 대한 대답을을 회피해왔지.
어느 날, 여느 때처럼 금정 체육공원엘 가서 경륜 구경하고 잔디밭에서 딩굴고… 아주 친밀(?)하게 놀다가 해그름에 돌아오는 데, 녀석이 또 그 질문을 꺼내데.
"아빠!, 아빠는 왜 교회 안나가?" 녀석 입장에서는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데 오늘처럼 놀아주는 아빠가 다른 가족들은 다 가족끼리 나오는 데, 왜 엄마랑, 누나랑 다니는 교회를 안나오는 지? 풀리지 않는 궁금증인가 봐. 해서,
"흠흠~~~ 아빠는, 아빠는 하느님하고 친구야. 그래서 교회 안나가도되!!"
내가 순간적으로 얼떨결에 생각혀서 대답해 부렸지. 제법 그럴 듯 하잖여?
"허억~ 하느님하고 친구라고라고라, 저런 망말을! "
녀석에게는 나름대로 대답이 되나봐. "아빠가 하느님하고 친구야?" 되묻고는 상황이 종료되었지. 아니 종료된 것으로 난 착각한 거이지.
며칠후, 사단이 발생하였다네. 온 동네 방네, 지 친구들, 튼튼영어 선생, 선교원에 가설랑,
"우리 아빠가 하느님 친구래(요), 그래서 우리 아빤 교회 안나가도 된 대(요)" 라고 떠벌린 게야.
흐흐흐~~~, 이쯤 되면 갈 때까지 간게지?.
우리마누라 한테 곱지 않은 대접을 받은 것은 당연지사….
그 후론 녀석은 아빠입장을 십분 이해하기라도 한 듯이 일체의 그 따위 질문이 없드라고…. 그러구러 여러날이 지났지. 그러든 어느 날, 그날도 여느 주말처럼 금정경륜장에서 부자간의 우애를 돈돈히 한 후 돌아오는 길이였는 데……
갑작기 녀석이 묻는 건지 확인하는 건지
" 아빠는 예수님하고 친구잉께 교회 안나가도 되제? "
끄~엉!, 이녀석 무신 소린하나?
한참을 통박을 굴리다가, 내 딴은 어린애한테 말한 그대로 밝혀야지 싶어, 언젠가 애기한 그대로,
" 아빠가 언제 예수님과 친구라 했노? 하느님과 친구라 했지? "
그러자 녀석, 아주 아빠가 한심하다는 투로,
"하느님은 예수님으로 이 땅에 오셨기 때문에, 하느님이 예수님이다. 아빠는 그것도 모르나. "
그래서, '하느님이 친구'라고 한 아빠 말은 곧 '예수님이 아빠친구'라는 말….녀석은 나름대로 삼단논법(?)으로 내린 결론으로 뜬금없이 물어오니 나가 잠시 어리둥절할 수 밖에…
**아 글나?
나가 시방 웃어야 혀? 울어야 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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