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된 이해도 막바지에 이른 11월경,
녀석은 여전히 우리 가족에게 같이 놀아주고 논높이를 맟춰야 하는 고통과 기발하고 유쾌한 웃슴을 동시에 선사하는 개구장이와 보배덩어리 역활을 동시에 수행하느라 나름대로 바쁘다.
‘니는 그것도 모르나?’
‘이 바보야, 니는 그것도 모르나?’
이제 녀석따라 하다가 우리가족 모두의 습관적 발언이 되었다.
‘잘랑 척 하지마라(잘난 척 하지마라)’라고 해서 한동안 가족들을 감동시키더니만,
어느 일요일, 아빠가 직원의 결혼식에 다녀오면서 좀 늦었다. 녀석의 엄마가 녀석 좀 봐야 하는 데 늦게 왔다고 삐쳐서 아빠가 들어가는 데도 반기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지 누나도 침대에서 딩굴고, 현관문을 늦둥이 혼자서 거실에서 놀다가 열어 주었다.
아빠가 엄마가 누워 있는 방으로 갔다. 녀석도 아빠를 쫄쫄 따라와서는 아빠가 엄마한테 뭐라하자, 엄마가 삐진 목소리로 불평을 토로하니, 녀석이 아빠보고 하는 말,
‘신경쓰지 마세요’
그 소릴 이불속에서 듣고 엄마의 삐침은 훨훨 날아가 버렸다. 얼마나 기특한 발언인지!
어제저녁, 퇴근길에 건널목에서 정차하고 있는 데, 무면허, 음주 운전자가 뒤에서 꽝 받았다.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는 데, 그래저래 실랭이 하다 늦어서 집에 못가고 숙소에 자는 것으로 했다. 그 그 상황을 엄마로 들은 늦둥이, 걱정이 태산이다. 아빠 바꿔라하고는,
늦둥이: ‘아빠 뭐해요?
아빠 : ‘응, 차병원에 간다.
늦둥이: ‘거기 말고오’
아빠 : ’차병원에 간다니까’
늦둥이: ‘거기말고, 경찰서로 가야지!. 삐뽀차 와야 된다.
아빠 : ’응, 그래 경찰서 간다.
늦둥이: ‘우리 집 있는 데 차 고치는 데 있다.(몇번 반복)’
늦둥이가 나름의 수준대로 이해하는 상황에 대한 의견을 말한 것인 데, 그 상황을 연결하여 풀어 적는 다면, ‘아빠차가 어떤 아저씨가 꽝 쥐어박았으니, 그 아저씨를 데리고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 삐뽀차가 와서 경찰서로 가야 한다. 그러고는 집 부근에 차 고치는 데서 차를 고치고 집으로 오셔요’로 풀이된다.
어느 날 저녁, 우리 가족은 저녁을 먹기 위해서 밥상앞에 앉았다.
녀석이 수저를 밥그릇 위에 놓으면서, ‘잘먹겠습니다’ 했다. 아빠는 여느 때처럼, 묵묵히 수저를 들기 시작 했다. 그러자,
녀석왈 ‘엄마 한테 잘먹겠습니다 해라’하고, 아빠한테 호통이다. 해서 어느 안전이라고, 아빠도 ‘잘먹겠습니다.’ 했다. 그러고는 식사를 했지.
아빠가 먼저식사를 하고, 늦둥이의 이론대로, 식사가 끝났으니, 당연히, ‘잘먹었습니다’ 했지. 그러자 늦둥이 왈, 아빠를 곁눈으로 처다보더니만,
‘예쁘게 말해라’
요즈음은 욕을 배워 '개새끼', '바보 새끼'가 입에 발렸다. '임마, 그런 말하면 못써! 니 어디서 배웠노? ' 하면, '아빠가 택시아저씨보고 그랬잖아!' ㅎㅎ 자업자득
녀석의 요즈음 말솜씨가 보통 이 정도이다. 말솜씨가 정말 뛰어나다. 상황을 이해하는 것도 빠르고, 나름대로 의견을 말로 구사하는 능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기호화된 숫자나 글자를 해독하는 데는 지 누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딘 것 같다.
어쨋거나, 한창 스폰지 물먹듯이 세상의 온갖 지식을 빨아드리는 중이니, 좋은 지식, 지혜로운 지식 많이 습득하여, 휼륭한 사람으로 성장하여야 할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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