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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늦둥이양육/늦둥이養育記

8.잡기를 끊다

by 靑野(청야) 2016. 9. 18.

어린이 집에는 여전히 열심히 다니고 있었네

흐흐, 이때는 생각만해도 진저리쳐지네. 간난아기 때부터 있어온 녀석의 잠투정은 이 때도 끊이질 않았지. 꼭 밤마다 새벽 2-4시경에 두세번 울고, 칭얼대니 배겨나겠어? 첫 애 키울 때는 녀석을 집어던지든지, 고함을 쳐서 한번 크게 울려버리고 수습했지 싶은 데. 이 나이에 본 늦둥이 한테는 그게 안되드라고. 마음에서부터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이 안들 데.

아래, 위, 앞집, 벽건너 옆집에 미안하기가 이를 데 없었지. 생일때는 떡과 음식을 싸들고 찾아 다니면서, 이해를 구했지.

녀석은 어린이집에 갔다 오자마자부터 집안에 붙어있길 싫어했어. 거의 매일 어린이집에서 태워주는 차에서 내리자 마자, 그 길로 놀이터나 길거리를 쏘아다니자는 거야. 버스타고, 택시타고, 내 차타고 어디든지 가자하고.

저녁 밥 때가 되어도, 밤이 어두워져도, 그냥 걷자는 거지. 불빛이 휘황한 거리, 무엇보다도 움직이는 자동차나 전철, 내온사인등이 신기한가봐.
근데, 그렇게 길가다 아이스크림집이나 맥도날드를 만나면, 어김없이 아이스크림 사줘야 했다네. 뒤에 곰곰히 생각하니 녀석이 걷자는 목적이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걷자고 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녀석이 내 팔을 끌었던 방향들이 전부 그런 집이 있는 쪽이 였다네.…. 이쪽으로 가면 맥도날드, 저쪽으로 가면 무신무신 빵집…

녀석이 무슨 잔머리가 있겠어? 본능적인 행동이 것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응께 나에겐 그게다 작전(?)으로 보이드라고.. 왜나하면, 울 마누라가, 녀석한테 아이스크림, 피자, 햄버거등을 거의 안사줬거든. 해서 녀석에게는 피자나 아이스크림이 황홀한 맛일 수밖에..

우린 녀석의 작전(?)을 눈치채고는 그런 가게옆을 지나가지 않을려고 무진 애를 썼지. 하지만 그 녀석의 작전에는 번번히 당했지. 길거리에 누워버리는 땡깡에 못 이기는 체 사주기도 하는 디, 녀석이 버릇되고, 녀석이 버릇되고 길들지 않을 정도로…..이게 정말 힘들데.

1-2년을 그렇게 버릇을 들이다보니…. 녀석이 요즈음은, 어디 유원지나 놀러 다닐 때, 과거의 무조건 땡강은 사라진 대신, " 아빠, 아이스크림 사주면 안돼?" 하든지, 어떤 때는 "아이스크림은 해롭지이?" 하면서 뜬금없이 묻는다고오. .이것도 고도한 심리작전(?)-적어도 아빠에게는 통하는-일 수 있겠다 시퍼. 지레 경계의 마음으로 조심하는 데, 녀석은 몇번을 떠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나 아이스 크림, 이번 딱 한번만 먹자!" "엄마한테 절대 말하지 않을 께!!!" 이렇게 까지 나오는 데……

녀석은 추어탕, 미역국, 청국장, 김치(물에 약간 씻은)등 어른 반찬에 길들여져 있었다네. 아토피성 피부질환 땜에, 인스탄트성음식은 가급적 길들여지지 않도록 조심조심...근데. 어쩌다가 애들 좋아하는 인스턴트성 음식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 가봐, 아무래도 애니까 먹고 싶었던 모양이야. 그래서, 녀석은 그걸 기억하고는 본능적으로 작전(?)을 구사한 것 같애

주말 퇴근 때부터 일요일 저녁, 녀석이 잠들 때까지 주중에 고생한 지 엄마와 임무교대로 녀석과 놀아준다고 완전히 몇 년동안 특근중이라네. 덕분에 주로 매주 금요일즐기던 훌라나 고스톱, 음주는 거리를 두게 되었지. 왜냐하면, 금요일날 무리를 하면, 주말의 특근이 엄청 괴로워진다네. 땜에 요리조리 금요일 저녁의 모임을 회피하거나, 2차3차를회피하다 오해(?)를 사기도 하고...

ㅎㅎㅎ

그 담부터는 울마누라 잔소리가 바가지가 기다리고 있지…. '애도 하나 제대로 못보고….'
이 나이에 이렇게 살아야 하나? 어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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