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은 이제 어지간한 말은 빠르게 다 구사할 줄 안다네. 그치만 어디서 줏어 들은는 지, 부사나 요상한 단어를 집어 넣어 문장을 구사하는 데, 기특하고 버릇 없기가 이를 데 없다네.
17살 연상의 누나를 보고, 기분좋으면 '누나야', 건방이 나오면 '진유씨', '진유아가씨', 화가 나면 '니'.
아빠든, 엄마든 무슨 말을 해놓고 싶게 동의하지 않으면 '야. 니는 그것도 모르나?'
잘못했다고 나무라면, '미안, 나 실수했다' 스스로 한말이 대견하면, 무슨 말끝에 후렴으로 '감동적'. 예를 들어, 스스로 오줌을 가려서, 변기에 가서 누고 나오면서 하는 말
' 나 혼자 오줌눗다. 나 잘하제?',
'그래 잘한다' 라고 칭찬하면,
곧 따라 튀어 나오는 말이 '감동적' 아니면, '나 감동적이제?'.
부사를 구사하는 것을 어린이집에서, 큰애들하는 것을 줏어들은 모양인 데, 용처가 애매 모호하긴 해도, 얼마나 기특한 애교(?)인가.
ㅎㅎㅎ
녀석은 자동차와 Block놀이를 를 너무 좋아해서, 언젠가 TV에서 어린 꼬마가 자동차명을 줄줄이 외어대든 데, 이 녀석도 그에 못지 않지. 그리고 'Blokpia'라는 델 하루에 2-3시간 들러서 Block짜맞추기 하고 나오는 데, 나오는 길에, 꼭 옆집의 카센터에서 1-2시간 서서 정비하는 것을 구경한다는 게야.
정비소 주인아저씨, 아줌마, 정비아저씨들과 이제 너무 잘아는 사이라, 아줌마왈 "이력서 가져와 취직시켜줄 께" 한다네.
요새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 같은 '갑' 회사라도 공돌이 회사원은 기피하는 데, 요녀석은 관심두는 싹수가 '병' 회사(2차Vendor)나 '정' 회사(3차Vendor)수준에 머물를 까 싶어 걱정이네.
요녀석은 아직도 한글을 모른다네. 비디오, 심지어 영어 비디오를 보드래드 따라 중얼중얼하는 데, 정작 한글 글자는 가,나,다,라정도 외는 알지를 못하고 알 생각도 안할 뿐더러, 지 엄마도 가르칠 생각도 안 하는 거야.
지 엄마왈, 큰 딸애는 4살 때부터 동화책을 줄줄 읽었는 데, 그렇게 크니, 문제해결을 책에서 찾고, 생각을 깊이 안한다는 게지. 정상적인 해결방안은 잘 찾는데, 변화무쌍한 현상에 직면하면 헤쳐나가는 데는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하다는 게야. 창의력도 부족하고,,,, 너무 교과서적으로 접근 한다는 거지. 고과서에 해답이 없으면, 해답 구하는 것을 포기 한다는 진단인 데, 맞는 말인지 어떨지, 일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늘그막에 둔 늦둥이가, 또 다른 실험대상이 되고 있다네.
불혹을 넘고 지천명의 세대에 천지도 모르는 어린 아들과 실랭이를 하다 보면, 근심걱정도, 나이먹은 것을 잊기도 하고, 없어야 될 일거리, 안해도 될 고민거리가 바가지로 생긴다네. 녀석의 좌충우돌(?)식 언어구사에 잘 못걸리면 여지없이 '바보', '새끼'로 시작하다가 녀석의 불만이 쌓이면 한바탕 땡깡으로 끝을 내곤 하는 게 내 일상이 되어 버렸으니…녀석에게 한바탕 안 당할려고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일찍이 내 꿈은 50대가 되면 모든 걸 툴툴털고 저 먼 西天이나 東天으로 여행이나 다니는 것이 꿈이였는 데,.이제 모든 걸 접고….흑흑~~!! 그야말로 내 꿈은 東天의 꿈!.
몸은 늙어가도 마음만은 늙을 여유가 없다니까. 늙을 여유가 없는 건 고사하고, 어린 늦둥이 수준으로 돌아와야 한다네.
返老還童 ! 억지 춘향, 몸마저 還童이 되면 좋으련만!!!
마음만이라도 녀석 덕분에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한편으론 위안(?)으로 삼으며….
………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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