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19일 13시 30분
딸아이 결혼식을 시작한 시각이다
해운대 한화리조트 결혼식장을 찾아주기도 하였고
멀리서 음으로 양으로...
많은 이들이 축하해주었다
서른 세살의 딸,
27살에 엄마를 여의였다.
엄마를 여윈 아픔과 슬픔을 가눌 겨를도 없이
당시 남동생이 초등학교 4학년,
어린동생의 아픔을 달래기에 정신없이 달려온 것이다.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 되기까지
5년 반을 넘게 동생을 보살피고 뒷바라지 한다고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였다.
사춘기에 접어들어서인지, 유달리 까탈스런 동생을 돌보며
동생이 학교다니며 살기를 원하는 지역으로 직장마저 옮겨가며
동생을 보살피기를 어언 5년 6개월
이제 스스로 짝을 구해 이 아빠와 동생으로부터 독립했다.
어지관한 일에도 아무리 바빠도,
내색않고 묵묵히, 동생을 돌봐온 우리 딸
그런 딸이 대견하기 전에
그런 딸이 얼마나 고맙고,
그런 딸인들 오죽가슴이 아팠을까 생각하면
내가슴이 언제나 미어진다.
딸이 보살펴주기도 하지만,
어린녀석, 날마다 풀이죽어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 또한 가슴이 녹아 내린다.
저 어린 것을 슬픔을 어찌 달래야 하나?
방황하는 어린 것의 투정을 5년반이 넘게 받으며,
묵묵히 아빠일, 엄마일까지 도맡아 온,
딸아이 가슴인들 얼마나 쓰리랴?
언제나 엄마이상으로, 지동생을 뒷바라지 해온 우리 딸
이제 새살림, 새짝을 얻어나간 우리 딸
아빠는 잊어도 좋다. 제발 잊었으면 좋겠다.
동생도 잊고
오손도손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으련만...
진정한 아빠의 바람이고 소원이다
그러나,
아빠는 몰라도, 동생일에
'이제부터는 내몰라라' 할 딸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내몰라라'하라고 종용중이다
상황을 그리 만들어 간다.
상황을 그리 만들어 가야한다.
아빠에겐, 늦둥이 못지않게 딸아이의 행복이 중요하고,
지 동생의 일은, 온전히 이 아빠의 몫이기 때문이다
일요일 아침,
1주일마다 기숙사에서 돌아오는 늦둥이
고단한 규칙생활에 지쳐
아직 자고 있는 지, 기척이 없고,
딸아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적막함이 아침을 짓누른다.
웬지 쓸쓸함이 밀려온다.
딸아이 목소리가 그립다
문득 오래전에 떠난 마누라가 생각난다
외톨이가 된 부모는
자식 혼사때면 기쁨속에서도
짝잃은 슬픔, 짝에 대한 그리움 땜에 눈물난다던 데,
어찌된 일인지, 겨를이 없었던지
슬픔에 젖을 틈이 없었는 데,
딸아이 목소리가 사라진 아파트공간에
오늘따라 무척 마누라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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