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오한 깨달음을 얻은 고승한분과, 현기넘치는 철학자 한분이 '인생이란 무었인가'에 대해 담론을 나누었습니다. 그자리에 우연히 凡人이 자리를 같이하게 되었습니다. 자리를 같이 하였다기는 보다는 그자리 한 귀퉁이에서 귀동냥을 하게 된 거지요.
'인생이란 무엇인가', '삶 이란 무었인가' 라 는 화두는 모든 종교, 철학의 기본적인 사유의 대상이였을 뿐만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숙명적 화두로, 인생 그 자체의 일부, 인생 그 자체일 것입니다.
인생은 삶이다.
고승이 먼저 비유를 들어, 나름대로 깨달음을 전합니다. 당연히 생로병사의 탐구와 해탈에 올인하고 있는 고승이 먼저 나서는 것이 순리겠지요.
고승의 말씀에 의하면,
[화엄종의 시조인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는 대대로 명문귀족출신으로 그의 모친이 공자를 밸 적에 하늘에서는 해가 솟고, 땅에서는 쟁반만한 붉은 지초(芝草)가 솟아나 태양과 마주보며 밝은 광채를 발하였다하여, 일지(日芝)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 데, 화랑으로 전쟁터를 다녀오니, 약혼녀가 공녀로 차출된 것을 보고 인생무상을 느껴 출가하였다고 합니다.
'선묘'라는 사랑하는 여인을 졸지에, 생이별한 日芝공자, 예나 지금이나, 그나이 또래가 그런 고통을 당하다보면, 대부분, 그러하듯이, 사는 게 귀찮고, 모든 게 허망하여, 서라벌거리를 방황하게 됩니다. 그와중에, 뜻한바있어, 서라벌 남산의 고승을 찾아, 괴로운 심정을 호소하고, 출가를 타진하게 됩니다.
"스님, 인생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사람이 산다는 게 무엇입니까?"
"저의 인생은 왜 이리도 기구합니까? " 일지공자의 절규에,
스님은 물끄럼이, 일지공자의 하소연을 듣고나서, 한마디,
"너가 그렇게 살아가는 그 모습, 그 모습이 바로 너의 인생이니라"
" 누구도 너의 삶을 대신 할 수 없듯이, 너의 인생을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 것이니라. 너의 인생이 곧 너의 삶이고, 너의 삶이 곧 너의 인생이니라(좋은 말 할 때 출가하거라),
그리하여, 일지공자가 "인생이 삶이다'라는 화두를 짊어지고 출가를 합니다. 안함법사에게 '의상'이라는 법명을 받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그후, 의상은 10살 연상의 원효와 같이 더 큰 불법을 얻고자, 당나라로 유학길을 떠납니다. ,
백제땅 어딘가에 당도하여 거친 비바람을 만나, 옛 무덤속에서 비를 피하느라 하룻밤을 유하며,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원효가 캄캄한 밤중에, 몹시 심한 갈증을 느껴 눈을 떠서 물을 찾아 주위를 살펴보니 어둠 속에 바가지 같은 것이 있어 다가가 보니 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물맛을 보니 굉장히 달콤하였습니다. 원효는 단숨에 그 물을 들이키고 안락한 기분으로 새벽까지 깊이 잠들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원효가 간밤에 마신 물이 생각나 바가지를 찾으려고 주위를 살펴보니, 무덤 주위에는 바가지는 보이지 않고 해골만 뒹굴고 있었다. 이에 곧 그는 그 순간 큰 깨달음을 얻었다 합니다.
"삼계(三界)가 오직 마음이요, 만법(萬法)은 오직 인식일 뿐이다. 마음밖에 법이 없는데 어찌 따로 구할 것이 있으랴. 나는 당나라에 가지 않겠다!" 하고 다시 신라로 되돌아 와 버렸습니다.
하지만, 원효을 의리없는 사람(?)으로 섭섭해 하며, 홀로, 구도의 길을 계속 떠난 의상은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화엄종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마침내, 의상은 "인생은 삶이다"는 화두를 크게 깨치고, 불가의 큰 맥을 이룬 것입니다.]
긴 설명끝에, 고승도 단언합니다
"인생은 삶이다" 라고
삶은 계란이다
"인생은 삶이다'라고 깨친이들이 있다면, 그것은 깨친이의 깨달음일 뿐, 여전히, 깨치지 못한 이들에게는 의문의 화두로 숙명적으로 뇌리를 때리는 화두입니다. 골 때린다 그말입니다. 아무나 깨칠 수 있는 화두는 아니지요.
삶에 대해 수십년동안 깊이 사색하고 탐구하고 고뇌하던 철학자였기에, 고승의 이야기를 듣고는 고개를 끄떡입니다. 그러면서, 그또한 나름대로 수양이 크고 사색이 깊어, 고승이 내린 결론, "인생은 삶이다"라는 화두에 화답합니다.
"삶은 계란이다"
그는 자신의 철학적 깊은 사색의 결론이고하거니와 얼마전 선종한, 김수환추기경의 이야기속에 등장하기도하는 '삶은 계란' 라는 삶에 대한 정의을, 추기경의 이야기를 빌어 소개합니다.
김수한 추기경께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의하신 적이 종종 있었다 합니다. 그 때, 추기경이 강론에 앞서, 종종 강론중에, 풀어내 들려주는 이야기중, 삶에 관한 비유로 유명한 이바구라 합니다.
[사는 것에 회의를 느낀 어떤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삶의 의미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다가, 어느 날은 너무 고민이 커 무작정 완행열차를 타고 멀리 떠나게 되었습니다.
창가에 앉아, 하염없이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앉아 있지만, 머리속은 온통,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인가"하는 의문,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근원적 의문과 끊임없이 씨름하게 됩니다.
그러다, 그는 어렴풋이 잠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기차는 어느 시골장터옆의 역에 들어서 정차를 하였나 봅니다. 그 때, 잠결인지지, 꿈결인지, 아련하게,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옵니다.
'삶은 계란이요'
'삶은 계란이요'
'삶은 계란이요'
'삶은 계란이요'
'삶은 계란이요'
장터의 계란장수 아지매가 광주리에 삶은 계란을 이고 차장밖을 지나가면서 소리칩니다..
그는 잠결에 들려오는 소리에 번쩍 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그렇다, 삶은 계란이다." 하고 무릎을 탁 치며 기차에서 내렸답니다. ]
사색에 몰두하다 굶주림도 몰랐는 데, 깨닫는 순간, 육체적 제약이 현실로 다가온 것일 겝니다.
아마도 '삶은 계란' 한 꾸러미 작살내지 않았을 까요?
어쨋튼,
그는 우연찮게, 삶의 의미를 크게 깨달은 것이지요.
인생은 계란이다
고승과 철학자의 말씀을 동냥하게 된, 짧은 지식과 일천한 내공밖에 없는 凡人은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凡人에게는 "인생은 삶이다" 는 고승의 결론이 더 없이 평이해 보입니다. 하지만, 삶에는 지금의 삶도 있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삶도 있고, 더 못한 삶도 있을 터, "인생은 어떤 삶이냐 혹은 어떤 삶이어야 하는가" 되묻기도 그렇고, 고승의 결론에 토를 달기도 그렇고, 인정하기에 뭔가 찝찝을 느낍니다..
얼마전에, 전직 대통령출신 한 분이 계란으로 바위치기하듯 몸을 바위에 던져버린 사건을 생각합니다. 또, 최근의 내노라하는 최모, 장모등 연예인들 뿐만아니라, 오래전부터, 정치지도자, 경제지도자들도 계란으로 바위치기하듯, 그렇게 자신의 삶을 수이 빠게버린 경우가 있어 왔다는 사건들을 허다히 떠올립니다.
계란이라는 것은 잘 간수하고 관리하면, 영양분이 그득한 영양소로서 생명을 지켜줄 뿐만아니라, 대를 이어주는 신성한 생명의 씨았의 역활을 합니다. 하지만, 함부로 내둘리면 이처럼,깨지는 것입니다.
깨지지 않드라도 '無精卵' 으로 계란의 역활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無精卵이 되면, 대를 있는 역활은 포기한 채 오로지, 먹거리로만 전락하게 되지 않겠어요? 요즈음, 자기네들은 종속번식의 작업을 우습게 보면서도, 계란중에, 무정란이 많다고 아우성입니다. 無精卵을 꺼려하는 웃지못할 세태들이 난무를 합니다.
도대체가 요새것들은 번식을 아니한데요. 그나마 까놓은 알도 쏙에 씨가 안박히니, 종속번식력이 줄어든다고 국가적으로도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런 無精卵도 無精卵이거니와 '삶은 계란'이라니, 삶아논 계란이 죽은 생명이지, 무슨 번식력이 있겠습니까?
삶이 계란처럼 수이 깨지는 것이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허망하게 자신을 삶을 수이 빠게버릴 수는 없었겠지요? '삶은 계란'이 아니라면, 無精卵아니라면, 씨알이 안박히는 세태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야 하지 않겠어요?
"삶은 계란" 이라 화답하는 철학자는 세상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네다.하지만, 철학자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세상은 역시 '삶은 계란'이겠군요?
수양이 턱없이 부족한 凡人에겐 깨달을 듯 말듯 아리송한 생각들이 쉬임없이 밀려옵니다만, 고승과 철학자의 결론을 듣고, 凡人은 어줍잖은 삼단론법으로 나름대로 정리합니다. 정리하면서 점점 확신에 젖어듭니다. 마치 자기가 고승인된 듯, 철학자가 된듯이.....
"고로, 인생은 계란이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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