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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아들아 고마워!

by 靑野(청야) 2021. 11. 17.

돈 필요할때 아니면 먼저 전화하지 않는 아들에게 

안부전화는 카톡으로 전화해도 되는 시간대를 확인하고 난 후

대부분 내가 건다. 

나]     ㅇ아, 잘있나?
아들]  응 잘있다
나]     밥 안굶고 다니제?
아들]  제발, 그런 걱정마라.   잘 먹고 지낸다 

 

         (우리아들은

        "굶지말고 다녀라.  살이 많이 빠졋더라.

        건강해야한다. 인스탄트 말고  제때 제대로된 밤 좀 사먹어라

        고기도 좀 사먹고....'"   라는 소릴 참 싫어한다.

        간섭으로 들리는 모양이다.

        그래도 나는  전화할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묻는다

         거진 그래야만 되는 의무 사항처럼

        묻고 다짐받기를 반복한다)

 

나]  아르바이트는 잘 다니냐?
       (한달전에 아르바이트 하기로 했다기에,

       사회 경험이다 싶어, 잘해봐라 한 기억이 난다)
아들] 으~ 엉~ 그런데...
나]     그런데, 뭐?
아들]  별거 아니다
나]     ( 더 궁금해 진다).

        뭔데, 속에 두지말고 이야기해봐라
아들]  ...내가 아르바이트 월급 탓다 아이가. 

        그래서 아빠한테 뭐하나 사주까 생각중이다

         뭐 사주까?.
나]    그래? 첫 월급이네?

       나는 괜찮다. 모았다가, 용돈이나 여행다니는데 보태써라.

       시간되면 여행도 다녀야한다. 방학때는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쓸데없으면 저금해두거라


아들]  월급많다. 쓸데도 별로 없다

         그래도, 생애 첫 월급인데, 뭐 하나...
나]    괜찮다니까...
        (주말 이틀동안하는 월급이 얼마나 많겠냐만은,

        난생 처음으로 스스로 번돈이라

        아들한테는 많아 보이는 모양이다)
아들] 그러면 내가 알아서 하께...

       (나한테는 쓸데없겠지만,

        아들한테는 의미있을 수 있다 싶은 것을

        사보낼지 모른다 

        몇푼되지 않은 월급을 다쓸지도 모른다

        그래서, 차라리...)


나]    아~ 알았다~. 

        그러면, 막걸리 한병만  사주라

        딱 한 병이면 된다.
아들]  그건 좀~~~  

         알았다.  

         어떻게 전달할 지.  생각해보고...

전화를 끊고 눈물이 핑 돌았다. 
초등학교 4학년때이후, 참 오랫동안 방황하고 삥삥 둘러온 녀석이다.

이제 철이 많이 들고, 거진 제자리로 돌아오는 느낌이다. 

녀석이 정식 직장월급이 아니고 아르바이트를 했을 뿐인데, 

아빠를 생각하고 뭔가 성의를 표하고 싶어하는 착한 그 녀석의 마음 씀씀이가

더욱 내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어렵사리 들어간 대학에서 

그 전공으로는 도저히 못따라 가겠다며 

울면서 편입을 허락해달라고 하던 때 이후 

두번째로 나를 울컥하게 한 것이다

나도, 나이를 많이 묵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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