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심술

by 靑野(청야) 2021. 9. 29.

추석때

두아들 내외가 와서 1 박2일, 

내 술 좋아하는 줄 알고, 

며늘아기가 심술을 사왔었다. 

세상에!

심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도수별로 3 종류. 

7%,10%,12%를 사왔네

 

아들들은 술을 한방울도 못하니,

저녁내내

며눌아기들 하고 나하고

셋이서 주거니 받거니...

 

내가 특별히 사둔

산삼막걸리와 곁드려

 

눈치도 없이

너거는 7%짜리 마시고

나는 12% 하다가

어느새 이것저것 구분없이

물흐르듯 

목구멍을 타고 넘었다.

우리할매와

술 못하는

두 아들인, 며눌아기들 남편들은

어린애들 보는 데 바뿌고

우리는 심술을 부렸다

 

아마도,

며늘아기들이

술못하는 남편땜에,

아이들 키우느라

마시고 싶은 술한잔 못하니

명절 인사차

애들 봐주는 남편들과

애들 할머니가 있고,

 

술이라면

뭐 거절없이 물마시듯 하는

할배가 있으니

'찬스다' 싶어

기획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네들에게는 

얼마나 편하고

정감있는 자리였을까?

 

정작

나는

며눌아기들 앞에서 

술취해 실수 안할라꼬

바짝 정신줄 잡고

마시느라...

 

어쨋거나

그 바람에

 

심술이 동이 났었다.

 

'수상잡록 > 수상록.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의 바다  (0) 2021.10.01
가을이 오면  (0) 2021.10.01
작은 별  (0) 2021.09.27
내겐 언제나 생생한 오늘  (0) 2021.09.15
카메라 에 붙은 귀신  (0) 2021.09.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