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때
두아들 내외가 와서 1 박2일,
내 술 좋아하는 줄 알고,
며늘아기가 심술을 사왔었다.
세상에!
심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도수별로 3 종류.
7%,10%,12%를 사왔네
아들들은 술을 한방울도 못하니,
저녁내내
며눌아기들 하고 나하고
셋이서 주거니 받거니...
내가 특별히 사둔
산삼막걸리와 곁드려
눈치도 없이
너거는 7%짜리 마시고
나는 12% 하다가
어느새 이것저것 구분없이
물흐르듯
목구멍을 타고 넘었다.
우리할매와
술 못하는
두 아들인, 며눌아기들 남편들은
어린애들 보는 데 바뿌고
우리는 심술을 부렸다
아마도,
며늘아기들이
술못하는 남편땜에,
아이들 키우느라
마시고 싶은 술한잔 못하니
명절 인사차
애들 봐주는 남편들과
애들 할머니가 있고,
술이라면
뭐 거절없이 물마시듯 하는
할배가 있으니
'찬스다' 싶어
기획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네들에게는
얼마나 편하고
정감있는 자리였을까?
정작
나는
며눌아기들 앞에서
술취해 실수 안할라꼬
바짝 정신줄 잡고
마시느라...
어쨋거나
그 바람에
심술이 동이 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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