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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철학.에세이.한시.기타자료/유익한 글모음

바다?

by 靑野(청야) 2021. 8. 18.

마조히스트로서의 인간

 

가겠다

나 이제 바다로

참으로 이제 가겠다

손짓해 부르는

저 큰 물결이 손짓해 나를 부르는

망망한 바다

바다로

 

없는 것

아득한 바다로 가지 않고는

끝없는 무궁의 바다로 가는 꿈 없이는 없는 것

검은 산 하얀 방 저 울음소리 그칠 길

아예 여긴 없는 것

 

나 이제 바다로

창공만큼한

창공보다 더 큰 우주만큼한

우주보다 더 큰 시방세계만큼한

끝간데 없는 것 꿈꿈 없이는

작은 벌레의

아주 작은 깨침도 있을 수 없듯

가겠다

 

나 이제 가겠다

숱한 저 옛 벗들이

빛 밝은 날 눈부신 물 속의 이어도

일곱 빛 영롱한 낙토의 꿈에 미쳐

가차없이 파멸해갔듯

여지없이 파멸해갔듯

가겠다

나 이제 바다로

 

- 김지하, 「바다」 중에서

 

 

가겠다

나는 가겠다

 

나는 산이 좋아라

나무 사이 길을 따라서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마다

추억들이 새겨진다

산 꼭대기 올라 서서

부는 바람 가슴에 안으면

온 세상이 내 품 안에 있구나

부러울게 전혀 없어라

천년 바위 푸른 솔아

너의 곁에 쉬어 가는 나를 반기렴

욕심 없는 내 마음 탓하지 마라

나의 꿈 나의 노래 여기에

산이 좋은 사람들 이마엔 흐르는 땀 방울

마음 마저 깨끗하게 씻어 다오

나의 사랑 나의 산이여

천년 바위 푸른 솔아

너의 곁에 쉬어 가는 나를 반기렴

욕심 없는 내 마음 탓하지 마라

나의 꿈 나의 노래 여기에

산이 좋은 사람들 이마엔 흐르는 땀 방울

마음 마저 깨끗하게 씻어 다오

나의 사랑 나의 산이여



출처: https://kwon-blog.tistory.com/2881 [여행과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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