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히스트로서의 인간
가겠다
나 이제 바다로
참으로 이제 가겠다
손짓해 부르는
저 큰 물결이 손짓해 나를 부르는
망망한 바다
바다로
없는 것
아득한 바다로 가지 않고는
끝없는 무궁의 바다로 가는 꿈 없이는 없는 것
검은 산 하얀 방 저 울음소리 그칠 길
아예 여긴 없는 것
나 이제 바다로
창공만큼한
창공보다 더 큰 우주만큼한
우주보다 더 큰 시방세계만큼한
끝간데 없는 것 꿈꿈 없이는
작은 벌레의
아주 작은 깨침도 있을 수 없듯
가겠다
나 이제 가겠다
숱한 저 옛 벗들이
빛 밝은 날 눈부신 물 속의 이어도
일곱 빛 영롱한 낙토의 꿈에 미쳐
가차없이 파멸해갔듯
여지없이 파멸해갔듯
가겠다
나 이제 바다로
- 김지하, 「바다」 중에서
산
가겠다
나는 가겠다
나는 산이 좋아라
나무 사이 길을 따라서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마다
추억들이 새겨진다
산 꼭대기 올라 서서
부는 바람 가슴에 안으면
온 세상이 내 품 안에 있구나
부러울게 전혀 없어라
천년 바위 푸른 솔아
너의 곁에 쉬어 가는 나를 반기렴
욕심 없는 내 마음 탓하지 마라
나의 꿈 나의 노래 여기에
산이 좋은 사람들 이마엔 흐르는 땀 방울
마음 마저 깨끗하게 씻어 다오
나의 사랑 나의 산이여
천년 바위 푸른 솔아
너의 곁에 쉬어 가는 나를 반기렴
욕심 없는 내 마음 탓하지 마라
나의 꿈 나의 노래 여기에
산이 좋은 사람들 이마엔 흐르는 땀 방울
마음 마저 깨끗하게 씻어 다오
나의 사랑 나의 산이여
출처: https://kwon-blog.tistory.com/2881 [여행과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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