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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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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둥이양육/늦둥이養育記

36_천재소년 송유근과 늦둥이

by 靑野(청야) 2016. 9. 28.

“빈아! 송유근 형아는 8살인데, 대학에 합격했다는 데 니 우찌 생각하노? “


6살, 송유근이 나이셈대로 하면 5살인 늦둥이에게 물어봤다.
요즈음, 천재소년으로 뜨고 있는 송유근이 ‘인하대학교에 합격’했다며
통지표를 들고 웃고 있는 테레비뉴스나 인터넷뉴스 사진이
한동안 안방에 잔잔한 경이로움과 호기심을 불러왔다..

‘8살짜리가 물리학 대학원생도 기억하기 어려운, 슈뢰딩거방정식을….’

늦둥이도 당연히, 그 뉴스를 봤다.
이 아빠라는 사람은 짓굳게도 인터넷을 뒤져,
송유근의 대학합격통지서를 들고 있는 것을 늦둥이 녀석에게 몇 번이고 보여줬다.

‘지 엄마는 그러지 말라’ 당부하는 데도.
왜냐하면, 송유근에 대한 호기심반 부러움반이 마음한구석에 있었겠지만,
진정으로는 그런 천재의 동향에 대해서,
늦둥이 녀석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다.
절대 그런 천재가 되라는 바람이 있어 그런 건 아니고…

몇 번을 물어도, 녀석은 시무룩 하니,
아무 대답없이 지 놀이에만 열중함으로써 아빠의 물음을 무시(?)해왔는 데,
어느 날 또 그런 질문을 할 기회가 왔다..

아빠랑 장난을 치다 보면, 깔깔거리고 지 녀석이 최고라는 광오한 자부심(?)을 내비치는 틈을 타서,

“빈아! 송유근 형아는 8살인데, 대학에 합격했다는 데 니 우찌 생각하노?

“ 그러자, 녀석이 정색을 하고는,

“나 다 알고 있다. 그 말 하지 마라” 녀석이 이번에는 불쾌한 듯이 내밷는다.

천하의 개구장이 지 녀석도 자꾸 남과 비교하는 게 언짢은 모양.
어지간하면, 자기가 낫다고 우길건 데,
이 경우에는 지 누나와 동열의 대학생 운운하니,
그럴 엄두가 안 나는 모양이다.

“알았다. 인제 안 물으께”

그래 물러서고는 며칠이 흘렀다.
어느 날, 둘이서 금정체육공원에 놀러를 다녀오게 되었다.
이 아빠와 녀석에게는 항상 그런 기회가 오게 되면 관계가 더욱 돈독하게 되고,
녀석에게는 ‘이 세상에서 아빠가 최고…’ 라는 심정이 진정으로 마음에 우러나나 보다.

집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가져간 자전거는 물론, 전기자전거를 돈 주고 태워 주질 않나,
경륜장에서 신나게 달리는 구경시켜주지 않나. 공도차고…KTF홈구장이 붙어있어 농구도 구경시켜주고...

이 때는 천하의 개구장이가 아니라. 아주 말 잘 듣는 천사가 된다.
돌아오는 길. 이런 저런 이바굴 하다가,
예의 그질문을 넌지시 던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빠는 우찌 생각하는 데?” 녀석이 나름대로의 반격인지, 반응인지 보인다. 옳커니,

“아빠는 유근이 형아가 되게 착하고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빈이는? “

유난히 ‘착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역공을 취했다.
그동안 뭐가 불만인지 전혀 반응을 않던 녀석이 슬슬 녀석이 말문을 연다.

“나는 유근이 형아가 신기하다 생각한다”

“왜? “

“그 형아는 8살 때 대학갔으니까. 우리 누나는 스무살에 대학갔는 데”

녀석은 유근이가 대학시험에 합격한 것을 대학다니는 것으로 이해하고,
그 동안 유근이에 대해서 나름대로 생각한 눈치다.

지 누나가 스무살에 대학 갔는 데, 테레비에서 본 그 대학 합격한 유근이 형아가 8살이라니.
유치원 형아들보다 겨우 한 살 많은데, 벌써 누나 같은 대학생이라니. .
그리고, 나보다 1살 많은 7살짜리 유치원 형아들은 나보다 키도 작고,
뭐 어지간한 놀이나 공부도 나보다 못하는 데,
그 형아들보다 겨우 1살 많은 어떤 형아가 누나와 같은 대학생이 된다니…..

“니는 언제 대학 갈껀 데?”

“나도 8살 때 대학갈끼다.” 녀석의 특유의 광오한(?) 장난끼가 발 통, 호호탕탕 큰 소리다.

“그럼 초등학교는 언제 갈낀데?”

그러자,

“초등학교는 20살 때 가면 되지!!!”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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