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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늦둥이양육/늦둥이養育記

70_편향된 역사관

by 靑野(청야) 2018. 10. 28.

녀석의 요즈음 방학이 한가롭기 그지없다.


그동안, 영어학원 때려치우기, 눈높이 수학 관두기, 먼 태권도 학원을 가까운 곳으로 옮기기등 대충 딴에 피곤하고 열중하기 싫은 일들을 정리하고, 축구교실다니기, 주판교실등록등 가볍고 신나는 일에 다니도록 투쟁끝에, 지 엄마한테서 승리를 쟁취하고야 만거다.

그러고는, 여유로운(?) 시간대면, 쇼파에, 책상머리에 느긋하게 '만화 천자문', '고려왕조오백년사'. '조선왕조500년사'등의 거창한 책들을 끼고 다니면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습이 가관이다. 삐닥한 자세를 교정할라치면, 삼매경(?)에 빠져 있는 데, 왠 간섭한다는 투로 짜증이 여간아니다.

녀석의 독서열은 이상과열이다. 작년 부턴가, 올초부턴가, 주몽, 연개소문, 태양사신기, 대조영으로 이어온 역사사극을 어쩔 수 없이 보게 한 것이 발단인가 싶다. 녀석이 이런 사극을 통해서, 對 고구려 및 발해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으나, 마침 이때 사극물 만화책까지 쏟아져 나와, 막 글을 깨우지고, 독서에 흥미를 느끼고, 읽는 속도를 올리려는 참에, 이런 사극물을 접했으니,,

틈만나면, 이런 사극을 시청하고, 사극물만화를 읽어재끼더니, 이제는 고구려사, 조선사, 대한제국 및 현대사까지 섭렵중이다.

녀석이 역사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으나, 지 수준에 모든 것이 Zerobase에서 받아드리는 것이므로, 받아드리는 순서대로, 이해하는 수준대로 나름대로 시각이 고착화 되어간다.

"빈아, 옛날에 고구려, 백제, 신라가 있었는 데, 신라가, 삼국을 통일헀어. 김유신 장군하고, 태종 무열왕이 주축이였지. 문무대왕은 우리나라 역사상 대왕칭호를 듣는 몇 안되는 임금중에 한분이지. 고구려와 광개토대왕처럼 말이야. 신라에 대해서는 우찌 생각하노?" 대충이런 식으로 신라에 관심을 유도 할라치면, 녀석의 생각은 확고(?)하다.
"신라는 나쁜 나라다"
"왜"
"당나라와 짜고, 고구려를 멸망시켰잖아!"
"그게 뭐가 나뿐데, 옛날에는 힘이 센나라가 힘이약한 나라를 정복하는 것이 나뿐일이 아니였어. 신라와 당나라가 연합해 오드라도 물리쳤어야지. 연개소문 아들들이 서로 헐뜻고 싸우다가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한테 망한거 아니가. 만약에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헀어봐? 그래가지고, 연개소문 아들이 싸우다가 당나라한테 먹혔으면, 지금의 우리나라도 없는 거지"
"우리가 사는 동네도 옛날에 신라 땅이였거던. 할아버지도, 아빠도, 엄마도, 누나도, 니도, 모두 신라의 후손이거던. 그러니, 신라를 너무 미워하지 마래이"
.....

아무리, 녀석에게 신라를 대변할려해도 막무가네. 사극과 역사만화책으로 단련된 친 고구려, 친 발해적 시각에 틈을 보이지 않으려 한다. 신라가 끼워들 틈이 없다. 백제는 그런대로 인정한다. 좋은 나라도 아니지만은 나쁜나라도 아니란다. 백제시조는 주몽의 아들이 남아해서 세운나라기 때문이라나?

화랑관창, 김유신장군, 태종무열왕등도, 어린시절에 을지문덕, 양만춘, 강감찬, 이순신장군등의 반열의 영웅으로 한없이 흠모하던 영웅들이, 지금의 녀석에 이르러서는 쪼잖한 나라의 군소영웅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길질 뿐이다.
'삼국은 고구려가 통일했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고조선->부여->고구려->발해->고려->조선으로 이어졌어니, 고구려가 삼국통일한 거지 "
평소에 세계지리, 국내지도를 놓고 몇달을 쳐다보며 연구(?)를 하던 녀석, 작은 국토에 나름대로 답답함을 크게 느꼈나보다. 국토확장을 한 광개토대왕, 확장된 국토를 가졌던 대제국고구려...에 호감을 가지다 급기야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하여 나라를 다스렸드라면... 큰 국토를 가진 힘센나라였을 텐데 하는 희망사항이 그냥 역사적 사실과 대치되어, 녀석에게는 그냥 그게 조선의 역사로 다름대로 굳어진 모양이다.

"최수종 홈피 어딧노?
"KBS, SBS애 연락좀 하자"
급기야, 지 엄마,
"신라, 백제시대 역사물도 재밌게 해서 방송하라 하자" 한다.

애초에 역사물 시청이 15세 이상이였던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평소에 TV보는 시간을 제한하다보니, 녀석이 잠들기 전에 보는 주말 역사사극을, 어른들은 보면서, 지녀석만 보지말라 내칠 수도 없고, 같이 시청하다 보니 이 지경이 된 것 같은 데.

이왕지사 엎질러진 물, 방송사에서, 신라.백제 역사물도 방송해서, 녀석의 시각이 넓어지고 교정되기를 바라던지, 아니면, 녀석이 자라면서, 배우면서 균형감각을 찾아가길 기대할 뿐. 이 싯점에 한가지 분명한 것은, 녀석의 취향이 '인문', 그것도' 역사적 사건, 사물, 인물'에 관심이 크다는 것이다. 수학이나 과학적 재능이 있어주기를 기대하는 이 아빠의 바램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언젠가 공학이나 이학 쪽으로 녀석의 관심과 흥미가 폭팔란가?

"그건 말이야, 마법천마문 xx궨에 나온다"

어지간한 한자를 물어도, '백성 민'이고 '마법천자문 xx에 나온다'는 식으로, 아는 단어는 뜻풀이와 등장하는 마법천자문 권수까지 척척 대답한다.
천자문을 끼고 앉아 몇날 몇일이고 후벼파는 녀석의 집중력이 과학이나, 수학에도 발현될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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