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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둥이양육/늦둥이養育記

69_위기에 봉착한 늦둥이의 조기(?)영어교육

by 靑野(청야) 2018. 10. 28.
녀석이 초등학교를 다닌지 9개월을 넘겨, 이제 한달도 안되면 겨울방학이고, 2~3달을 더 보내면, 봄이되고 2학년이 될 터이다. 정규학교를 다니면서 의젓해지기든 해도 여전히 어리광이 심히다. 아직도 지 엄마가 재워주지 않으면 잠들지 읺고, 새벽이면 꼭 지 엄마를 불러, 잠을 설치게 한다.

녀석의 학교수업은 보통 12시경에 끝난다. 어떤 요일에는 점심먹고, 오후수업이 1시간 정도 있는 경우가 있는 데. 그 이후로 방과후 특별수업으로 컴퓨터교육이 있고, 토요일 오후에만 여는 축구교실, 월.수.금에 영어마을, 화.수.목.금에 다니는 태권도등이다.
<2007년 가을경 녀석의 주간 일과시간표>

지 엄마나 아빠는 녀석이 놀이삼아 즐기면서, 지가 하고 싶어하는 것만 시키자고 내심작정을 하고 녀석을 이런 저런 과외활동에 내보내는 데, 녀석나름대로는 그마저 부대끼고, 힘이 드는 모양이다.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왜 안 그렇겠는가? 하지만, 여기에는 녀석의 고도한(?) 속셈이 내재되어 있다.

친구녀석들이랑, 마냥 놀고 싶은 데, PC게임이나,TV만화영화 보고 싶은 데, 시간맞춰 학원이다 어디다 가야하니,힘들기는 힘들 것이다. 이런 속셈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만 되면 녀석을 학원으로 어디로 내몰기 바쁘다.

녀석이 컴퓨터교육에 굳이 들겼다고 우긴 것은, 녀석이 외가에 갈 때마다 지 사촌형아가 게임맛을 들여준 덕분에, 유달리 PC게임을 좋아하게 되어, 집의 PC로 게임을 즐길 요량이 내재되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 엄니한테, 축구교실에 보내달라고 몇 달을 떼를 쓴 것은, 2002년 월드컵, 2006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축구보는 재미에 흠뻑젖어 골수 팬이 된 덕분이다.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등 한국선수는 말할 것도 없고, 루니, 호나우드등 외국선수들도 좋아하는 데, 2006 월드컵에서 한국에게 업사이드인지 아닌지, 논란의 빌미를 만들어, 한국에게 김이 새게하여 결국 패배의 단초를 제공한 알락산드 프라이는 녀석이 두고두고 들먹이며 기억하는 나쁜 선수이다.

녀석이 태권도를 다닌 지 벌써 1년째, 잘 다니다가, 이사온 뒤로 한동안, 그 도장에, 친구들이 없다,. 거리가 멀다. 관장님이 무섭다등등 별의별 꼬투리로 태권도장을 집앞으로 옮겨주던지, 안 다니겠다고 꾀를 피웠는 데, 얼마전 공인단시험을 거쳐 품띠 일품 공인단증을 받고 부터는 잠잠...허나, 언제 도 무슨 꼬투릴 만들지, 불안한 마음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영어마을이다. 올 봄 주변의 어린이 영어학원을 섭렵해보고, '국제영어마을'로 녀석을 보내기로 한 것은 그곳이 그나마, 테마위주의 실전교육이라서, 어린 나이에 배우면 얼마나 배우겠냐? 그냥 놀듯이, 놀이삼아 다니게 하자. 그런 목적이라면은 여러 테마관을 두고, 원어교사를 많이 채용하고 있는 '국제영어마을' 이 딱이다 싶어 녀석을 보냈는 데, 한동안, 녀석이 열심히 다녔다.
특히, 2년전 지 누나가 유럽여행하고 돌아 왔을 때, 녀석이 지는 왜 외국여행 안시켜주느냐는 둥 때를 쓰기에, 초등학교 3학년되면 외국여행가자고 약속을 해둔 게 있었는 데, 녀석이 영어공부에 좀더 몰두하게 하자 싶어서,

"빈이, 초등학교 3학년되면, 아빠랑 외국여행가기로 했잖아? 그런데, 니도 알다시피, 아빠는 영어의 영자도 모르거든. 니가 잘 배워서 아빠랑 여행갈 때, 비행기 표도 사고, 음식도 주문하고...그러니 영어학원에서 열심히 배워두어라. 그래야 여행가지.알았제?"
녀석도 초반에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다녔고, 녀석도 재미있어 했는 데. 헌데, 언제부턴가, 녀석이 "나 영어학원 안다니면 안돼?" 다니기 싫은 기색을 보이더니, 요즈음들어 그 강도가 점점 심해졌다. 얼마전, 외국여행 안가면 안될까?" 하는 때가 있었는 데, 당시, 왜그럴까? 하고 깊이 생각하고 대처했어야 하는 건데...

급기야, " 영어학원 안갈래"하고 떼를 쓰기에, " 그러면, 아빠랑 외국여행 못간다. 아빠도 영어 못하는 데...", 그러자, " 나 외국여행 안갈래. 외국여행안가면 되지뭐"고 단오하게(?) 웅수하고 나온다. 심상찮다. 그큼 영어학원에 다니기 싫다는 녀석 나름대로의 강력한 의지표출. 아뿔사, 그 때사, 지 엄마,아빠는, 그 원인분석에 골몰했다. 학원에서 녀석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 지, 녀석이 왜 그런대로 즐거워하던 학원에 기가 싫어진 건 지...

녀석에게 요리조리 몇번이고 확인한 바, 학원원장과 전화면담도 해보고... 나름대로 추리 끝에 내린 결론은

- 녀석이 지 말대로 특별히 뒤 떨어져서 힘들어 하거나, 진도를 못빼는 것은 아니다. 원장의 면담에 의하면 특별히 문제 있는 것도 아니고, 잘 따라가는 데 왜 그럴까?

- 녀석의 원어 선생이 바뀌면서, 수업이 좀 딱딱해졌고, 애들이 떠들고, 원어선생이 애들을 통제 못하는 경우가 생길까봐 녀석의 말을 빌리면, CCTV로 강의실을 감시하다가, 한국인 선생이 달려와서
벌을 주고 한다는 데, 이게 싫다는 것이다.

- 녀석이 다니는 '영어마을' 에 학교친구들이 안 다녀서, 쉬는 시간에 같이 놀아줄 친구가 없기 땜에 심심하 다는 것이다. 이건 십분이해된다. 녀석은 학교친구들과 딩굴고 놀아야 하는 데, 학원친구는 아마도 성격이나, 분위기상 안맞을 것이다. 다니는 학교도 틀리고, 숫자도 많지 않으니, 녀석과 어울려 놀아줄 친구가 마땅찮은 모양.

- 원래, 처음 출발하면, Junior 1 클래스에서 배우다가, 성취도에 따라 Junior 2, Junior 3...등으로 반을 옮겨가게 되어있다. 녀석이 한 3개월다니다, 시험을 쳐서, Junior 2반으로 옮겨가기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당시, 원어교사나, 한국어 교사 모두, 평가서에 'Excellent'로 표현하며, Junior 2 반으로 옮기는 것으로 추천이 되어 있었는 데, 이야기 중에, 녀석이 지금도 아직 Junior 1반에 있다한다. 녀석이 이전에 몇 번 흘러들은 적이 있었지만, 무심히 흘러 들었는 데, 지금 녀석의 불만을 들어 보니, 이게 원인중에 큰 것같다. 녀석의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무척 상해있다,

Junior 2반으로 올 라간다고 평가도 받고, 평가시 원어, 한국어 선생들이 OK, Excellent하고 인정했는 데, 선생들이 바뀌고는 아무 설명없이,기약도 없이 Junior 1 그냥 눌러 앉히고 있으니, 환경변화에 민감한 녀석이기 때문에, 의욕이 떨어지고, 존심도 상하고....

그래도, 6개월을 다닌 녀석이 중도에 관 두겠다니, 미련이 없을 수 없다. 녀석의 능력을 생각하기전에, 한번 도전한 일을 이리 쉽게 포기하는 습성이 길러지는 것이 두려워서, 녀석의 감정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다시 타일렀다.

'빈아, 아장아장 걷는 애기 있제? 처음에 걸음걸이 배울 때는 엎어지고 자빠지고, 다리도 아프고, 얼마나 힘들 겠어? 그런다고, 걷는 연습포기하면, 커서, 엄마 아빠업혀 다녀야 하는 데? 그 것처럼 지금은 좀 힘들어도, 이 고비를 넘어라. 커서, 다른 애들 영어 다 잘하는 데, 니만 못하면 우짤기고? ",
"빈아, Junior 2 반으로 옮겨달라고 해줄까?",
"엄마가 같이 다니면서, 쉬는 시간에 같이 놀아주면 안되까?"등등...감언이설(?) 로 녀석을 달래도, 일언지하에,
"난, 그 영어마을이 싫다. 영어가 싫다. 난 절대 그 영어 마을 안가" 급기야 영어가 싫다는 극언(?)을 서슴지 않는다.
이래서는 안돼겠다. 집앞의 영어학원으로 보내든지, 숫제, 조기영어 교육을 포기하던지...

녀석에게, 그 영어마을을 계속 다니게 할 지, 포기시킬 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영어에 흥미를 가지고, 교육을 받게 될지 아직은 결정된 바 없다만, 며칠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오늘은 일요일, 지 엄마가 월요일, 학원을 방문하여 녀석이 저렇게 가기 싫어하는 이유를 살펴야 될 것같다. 그래야, 이후 어떤 선택을 하든, 녀석이 영어마을을 거부하는 그런 문제가 제발되지 않토록 미연에 조치할 수 있을 터이다.

그 학원이라면은 내마음속으로 짚히는 것이 하나 있기는 하다. 5월초에 등록할 때, 인적사항기록카드에 내 핸드폰번호를 기록해 두었었다.그후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연락을 내한테로 하기에, 여기는 회사근무중인 아빠핸드폰이니, 엄마핸드폰으로 연락좀해라. 그리고 인적사항기록카드인지, PC데이타베이스인지, Update 좀 해라고 점잖게 다시 일러주기를 거진 반년. 10중순경까지 그런 전화와 충고를 하다가, 어느 땐가 며칠새 너댓번을 똑같이 전화가오고, 내가 수정요구를 하다가, 드디어, 연락책 아가씨에게 폭발했다.

"이 보시오, 아가씨. 나 누구누구 아빤데, 아가씨도 봉급받고, 일하는 사람아니냐? 어찌거리 일하는 태도가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가. 내가 똑같은 이바구를 지금 반년채 하고 있고, 요 며칠 사이에 수번을 반복하는 데, 아가씨는 그 때마다 즉각 시정하겠노라 해 놓고, 이게 뭐냐? 이리 무성의해도, 손님을 짜증나게 해도 되느냐? 당장, 고쳐라" 해서,
'죄송하다. 다시는 안그러겠다. 즉시 시정하겠다'는 약속을 들었지만, 분노가 수이 가라않지 않아서, 다시 전화를 걸어, 영어학원원장을 찾았다. 원장이 없다기에 그 다음 책임자...를 찾고 있는 데, 상대왈, "혹시 누구누구 아버님아니세요" 한다. 들어보니, 좀전에 혼난 그 아가씨다.

'죄송하다' 는 애원조의 다짐을 듣고, 한번 더, 점잖게(?) 훈계를 하고는, 전화를 끊었는 데, 요즈음 생각하니, 그 후로부터 우리 늦둥이 녀석이 영어마을에 싫증을 낸게 아닌가 싶다. 내게서 혼이 난 그 아가씨, 안내창구인지, 선생인지, 원장인지 알길이 없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 늦둥이게 다가서는 마음씀씀이가 예전과 달라지지 않았을까? 내로서는 녀석 때문에 6개월을 참다가 참다못해 강한 훈게를 내렸는 데, 그 아가씨는 평생에 받은 충격이였을 수도.....

어쨋거나, 환경변화에 민감한 녀석에게는 더 이상 그 영어학원은 아니다는 생각이 드네. 다른 학원에 다니다가 싫증을 내던지, 몇개월후 다시 유사한 커리큘럼 찾아서 보내던지 해야지. 어디 대학수능이나 유학시험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먼 후일, 녀석이 이 순간을 기억하는 날이 오리라. 그 때, 녀석이 영어에 관한한 어떤 수준으로 성장해 있을 지 자못 긍긍하다. 어떤 수준으로 성장해 있던, 요며칠새 이루어지는 선택이 상당히 중요한 계기기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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