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이 초등학교에 다닌지도 어언 4개월이 다 되어 간다.
이제 정규학교에 시간을 지켜 등하교를 하는 체질도 서서히 굳어져 가고, 친구들도 많이 생겨, 하교후 학원엘 가는 시간빼고는 지들끼리 약속과 장소를 정하고 지들끼리 쏘아다니며 노는 바람에, 서서히 지엄마와 지 아빠는, 새벽만되면 "엄마, 이리와봐!" 하며 지 엄마를 호출하는 습성, 공휴일때가 되면 "나 심심해!", "나 뭐하까?" 엄마,아빠를 닥달하며, 같이 놀아주기를 채근하는 통에 살째기 걸려있던 노이로제에서 해방이되가는 중이다.
허지만,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되었다.
친구들이 지네들 가족이랑 나들이 가든지 해서 놀아줄 상대가 없는 경우, 어울릴 상대가 없을 때는 어김없이, 종전의 "나 뭐하까?", "나 심심해"...대신에, "나 PC게임 좀하면 안되까?", "나 테레비 보면 안되까?"...이게 요즈음 녀석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전쟁비화의 화두다.
종전에는 심심한 시간공백을 같이 메워주라는 애매한 요구였지만, 요즈음은 이처럼 전쟁의 테마가 구체적이다.
녀석이 친구들과 집안에서 테레비도 보고, PC게임도 하더니만, 어느 새, 조작법을 익혀설랑, 지 엄마의 강력한 제제를 무릅쓰고, 이를 즐길려고 호시탐탐이다.
녀석이 PC게임에 빠져가는 것은 은근히 이 아빠의 조장책임도 크다. 무조건 막아서는 안될 것 같고, 적당하게 즐기는 능력이 되어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기도 한데....녀석에게 게임회원으로 등록도 해주고, ID, 비밀번호도 지어주고, 잊어먹으면 되새겨 알려주도록 저장, 관리도 해주고, 관리 장소를 찾아가는 방법도 알으켜주고....
명분으로는 지 엄마한테, "요새 세상이 그렇고 그런지라, 친구들한테도 소외되면 안될 터이고 하니 잠시잠시 즐기도록 허용하자" 하지만, 내심으로는 녀석에게서 점수도 따고, 녀석에게 시달리는 시간을 PC한테 미룰 수 있으니....일거양득?
이게 일거양득이 될지, 소탐대실이 될지!
한 동안 지엄마, 지 아빠를 앞세우고 등하교를 해쌌더니, 이제는 혼자 학교를 가서는 어디론지 싸돌아다니고는 이 한여름에 어두워질 때 들어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단지네 놀이터를 탐험(?)하고 왔다'하며 걱정하는 가족은 눈꼽만큼도 고려하지 않고 능청을 부린다.
녀석의 초등학교 반원은 총 31명, 여자 15명, 남자 16명. 믿기 어렵겠지만, 녀석이 반에서 제일 커서, 남자 마지막 번이란다. 그러니, 늦둥이 앞번호 애와 늦둥이와 둘이서 여자애 마지막 번호와 공동짝지로 하고 있다나? 숩게 이바구해서 한 여자애에 두명의 남자가 여자애를 가운데 두고, 즉 셋이 나란히 앉아 짝지시스템을 구성하는 형국이라네?
우리 부부로서는 녀석의 학교생활 모든 게. 여간 신기하고 궁금한 게 아니다. 거의 날마다, 짝지에 대해서, 학교 생활에 대해서, 선생님의 말씀과 이해태도, 녀석의 기분, 교우관계.....이리저리 떠보고, 이바구를 들어 보기도 하는 게 우리 부부의 또 다른 일상이고 즐거움(?)이다.
여자 짝지에 대해서, 물어 볼라치면, "난 **가 싫다" 하기는 하는 데, 그 싫다고 하는 발언에 강한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왜 싫어?"하면, "이것저것 나만시키고, 때리고..." 녀석의 표현대로라면은 여자애가 '녀석에게 이것저것 심부름도 시키고, 간혹 쥐어박고, 때리고....'하는 모양인 데, 아시다시피 원래, 알려진 대로 여자애들이 좀 조속한 편이라, 늦둥이 짝지도 남자애들에 비해서 비교적 조숙한 모양. 여자애의 관심의 표현이 지나쳐서, '나 니가 좋다'는 표현을 말로하지 못하고, 이런 행동을 하는 게 아동심리를 전공하지 않드래도 상식이지 싶운데, 이를 녀석에게 제대로 이해시킬 수는 없지만,,
"**가 니가 좋아서 그러는 데, 니가 잘 대해주지 않으니까, 그러는 것이지, 사실은 니가 좋아 그러는 거야, 그럴 때는 '응, 그래?... ' 하면서 잘 대해주거라. 누구하고나, 친하게 지내래이!..."
우짜던지, 녀석이 소외되지 않고, 누구하고나 잘 어울려, 즐거운 학교 생활이이 되도록, 가고 싶은 학교생활이 되도록, 오래오래 기억나는 그런 학교생활이 되도록 도와줘야 겠는 데,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이 뭐 있겠냐구? 이런 저런 말로 때우는 수밖에.
녀석의 정보에 의하면, 여자 짝지가 며칠전에 새로 바꿨다.
"니 이번 짝지는 착하냐?", "짝지하고 친하게 지내냐?".....우리 부부는 녀석의 일거수 일투족에 온통 궁금해 뿐이다. "&&도 마음에 안든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이번 짝지도 싫다네. 이래저래 시시콜콜 이런저런 질문으로 찔러보다보면, "인자 그런거 묻지마라......" 이런식으로 간혹 녀석의 짜증이 폭발하곤 한다..
어쨌든, 녀석이, 평소에는 여자친구들에 대해서는 이바구가 일절없는 데, 잠자기 전에 침대머리에서 지엄마한테 흘려주는 정보로 짐작해보건데, 이전의 여자 짝지가 녀석을 좋아하 는 건 사실(?)이고, 짝지가 바뀌면서 웬지 지들나름대로 다급해진 모냥, 짝지가 바뀐 어느 날, 그 여자 짝지가 녀석을 환경놀이터(아파트 단지네 여러 놀이트가 있는 데, 각각 이름이 붙어 있다)로 불러내설랑
"나 니가 좋다"라고 고백(?)을 했다나? 잠자리 침대에 누워서 얼떨결에 엄마에게 들려준 비화(?)를 듣고, "니는 뭐라 했는 데?" 지 엄마가 물어보니 "나는 그냥 가만 있었다...." 고 했단다.
으기! 녀석이 무슨 반응을 보였어야 되는 건데, 아니나 다를 까? 그날이후 그 여자애의 이지메(?) 더욱 심해졌다하네. 무반응에 존심(?)이 상한 걸까? ㅎㅎㅎ
그러구러 며칠이 더 지난 어느 날, 녀석의 말대로, '실수'로 이전의 짝지를 밀치게 되는 사건(?)이 일어났단다. 그러자,
"니 사과해...", 꼬마아가씨가 몇번이나 사과할 것을 요구하다, 녀석이 반응이 없자,
"사과 안하면, 뽀뽀해버릴 거야!" 했단다.
그 꼬마아가씨가 드디어 기회를 잡은 모양, 찬스다하여, 폭탄선언(?)하기에 이르렀고....
여간 고집이 아닌 녀석, 이런 사태파악에도 둔감해서, 차라리 사과를 하던지, 아니면, 도망를 가던지, 강력한 방어(?)망을 구축하던지 했어야지, 뭉기적그리다가 ,. 고스란히 그 여자애의 뽀뽀탄을 직격을 맞아버렸다하네. 녀석이 일부러, 사태를 파악하고도 뽀뽀탄 얻어맞을려고 음흉한(?) 통빡으로 여자애의 행동을 유도하거나 방치했을리는 없고. 그럴리는 없을게고.....
이 이바굴 들은 내친구, "와 빠르네, 난 4학년 때 당했는 데..."
까마득히 기억도 가물가물한 시대와 요즈음을 비교해도 될련지, 어떨지? 비교되는 사안일지 어떨지?
녀석이, 잠자리에서 지 엄마한테 소근거려주는 이런 저런 사건들이, 늘그막에 녀석을 둔 우리 부부에겐 작고 소박하지만, 두고두고 웃슴거리고 위안거리라네. 지엄마, 지아빠는 그럴지 모르지만,
녀석에겐 '女難의 시작'이라 여길지, 먼후일, '女難이 당시에 이러쿵저러쿵 시작되었다" 하게 될지!
..........
이런 저런 시덥잖은(?) 거리들을 안주삼아
가뜩이나 빠르게 지나가는 무정한
세월을 그냥저냥 낚고 있다네.
그렇쿵저렇쿵 살아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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