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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늦둥이양육/늦둥이養育記

63_유치원을 마치고

by 靑野(청야) 2018. 10. 26.

드디어 유치원 5학년을 졸업했다.


생후 18개월, 기저귀차고 어린이집으로 등교(?)를 한 이후, 만 5년. 이제 조선나이로 7살을 마감하고 8살에 접어들어, 봄이면 초등학교를 다녀야 하는 나이가 된거다

참으로 감개가 무량하다 아니 할 수 없네. 늦둥이를 키우는 하루하루, 한 순간도 감개가 무량하지 않는 순간이 없었지만, 철없이 다니던 유치원을 졸업하고, 내일 모레면 정규 초등학교에 입학게 된다하니, 웬지 특별히 가슴뭉클해지네

그동안, 아프고 칭얼거리던 때가 무릇기하였으며, 피곤한 지 아빠를 졸라서 산으로 들로, 놀이터로 같이 싸돌아 다니자 한 것이 또 무릇 기하이던가. 배구공을 차고 놀던 공놀이, 세발자전거를 싣고 가서 녀석만 신나게 놀고, 나는 그늘밑에서 졸은 게 무릇기하였으며.....

돌이켜 보니, 할아버지가 운명하시는 저녁 7시경, 그 순간에 녀석은 감기에 고열로 병원에서 위험한 순간을 넘나들었고, 아파트 단지내 놀이터는 부지기수로 가서 뛰놀던 곳이며, 금정체육공원, 태종대, 거제도, 에버랜드. 서울로, 어디로 비행기, 고속철도, 카페리하며 녀석이 겪어보지 않은 곳이 없고 격어보지 않은 교통수단이 없게 그렇게 싸돌아다녔네.

이 나이 때는 남들은 애들 다키워서 지 알아서 놀터이고, 오붓이 부부간의 정을 새롭게 다지는 연배라 하던 데. 우리 집은, 한 순간도 녀석 뒤바라지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으니....

녀석이 유치원을 졸업하는 것은 초등학교로 입학하기 위한 것일 진대, 밤낮을 그렇게 녀석뒤바라지에 촌음을 벗어나지 못한 7년의 세월이 어느듯 과거의 추억속으로 지나쳐가네. 녀석은 점점 철이 들겠지? 언제부턴가는 친구들 찾아, 코드맞는 친구들하고 어울린다고, 이 늙으신 아빠 엄마를 그 때에는 해방시켜주겠지?

ㅎㅎㅎ
아마, 철이 들수록 아빠, 엄마에게서 한걸음 두걸음 독립하고자 몸부림칠 게고, 그게 자연스런 부모와 커가는 자식간의 정리일터인데, 과거 녀석을 데리고 싸돌아다니던 그 고역과 고통은 어느듯 헤일 수 없는 추억으로, 잦아들게야.
'20살에는 축구선수하고 싶고, 40대 50대에는 페라리 자동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멋진 대통령이 될거라'고 광오하게 자신하는 저 철없는 늦둥이 녀석, 아직은 이토록 구여븐 녀석의 모습이 내곁에 머물러 있지만,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언젠가는......
유치원 졸업에 즈음하여, 시원 섭섬한 마음이 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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