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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늦둥이양육/늦둥이養育記

61_늦둥이의 '茶禪一味' 효도

by 靑野(청야) 2018. 10. 26.
늦둥이가 어린이집에 다닌 것이 16개월째, 그러니까, 조선나이로 2살에서 3살로 넘어가던 그해 12월이니, 벌써 5년째다. 햇살어린이집, 풀잎선교원을 거쳐, 선경유치원으로 옮겼는 데, 각 곳마다 나름대로 특색이 있고, 열심히 어린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유치원 막바지의 선경유치원의 가르치는 내용이 다소 특이하고, 의외다.

그중의 한 코스가 '茶禪一味'이다. '茶禪一味'란 차(茶)마시기와 선(禪)을 닦는 것이 한가지 맛(一味)이라는 이야기다. 즉, 차 마시기와 참선의 깨달음이 같다는 사상, 다시말하면, 차를 끓여 마시는 과정과 차를 마시며 명상을 통해 삼매에 들어가 '자기의 본성'을 깨단든 다는 것이 통한다는 일일 것이다.

요즈음에 와서 수행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차를 마신다는 게, 수행자들처럼, 수행의 방편으로 차를 마실리 없고, 건강에 좋다해서 마실 터인데, 정신적인 깨달음을 도외시한 차마시기가 과연 얼마나 건강에 이로울지....

어쨋튼, 어린애들에게 수양의 기초를 가르친다고 다도를 가르칠 리없거니와, 가르친다고 녀석들이 그 의미를 깨달을리 없지만, '차'라는 게 있고, 그런 문화라는 게 어떤 것이다 어렴풋이나마, 경험하게하고, '차를 달여서, 아버지께 공손히 받치는 자세'를 경험시킨다는 게 색다를 뿐만 아니라, 아버지 된 입장에서, 차맛이야 어떠면 어때, 노상 철없이 떼를 쓰던 개구장이가 진지하게(?) 달여 대접하는 모습이 예사로울 수가 없다.

나도 경험하지 못한 다도의 예를 녀석 유치원 보낸 덕분이라. 녀석이 두손으로 공손히 받쳐주는 찻잔을 받아드니,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찻잔은 안중에 없고, 늦둥이 녀석을 밴 지 엄마의 모습에서부터, 그동안 녀석을 키워오면서 온갖 실랭이 치던 모습이 영화의 필름처럼 스쳐지나간다.

스물거리는 눈시울을 가만히 눌러 앉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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