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가 이 나이쯤되면, 회사에서, 회사내 경력이나, 여러모로봐서 적어도 공장장이나 사장급에 준하는 직무를 수행토록 시키는 데, 왜 시키겠어요?. 능력이 탁월하여? 탁월은 하시겠지, 어줍잖게 늙은 이들이 좀 많아? 그중에서도, 그 조직에서도 평범한 수준은 넘으시겠지.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 때쯤이면, 집안의 애들이 다 커서 결혼을 했던지, 따로 놀테고, 중년의, 아니면 초로의 부부간에 시도 때도 없이 뭔 할 일이 그리 있겠냐구!. 이 나이에 싸돌아 다니는 것도 때가 지난 터이이고, 방구석에 눌러 앉아 용쓰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러니, 회사나 나와서 공장이나 둘러보고, 이런 저런 일도 챙기고, 회사도, 좋고 본인에게도 무료한 휴가 때, 소일거리도 생기고....그러니 공장장이니 사장급이 제격이지. 안 그런감? 나처럼 볼 아가 있으면 모르거니와!!
휴가가 끝나고, 고만고만한 연배의 아자씨들끼리 만날 때, 이 꽈배기 전문가는 한 소리로 상대방 복장을 뒤집어 주지. 그게 이 고약한 아자씨의 취미니까. 취미라기 보다는, 난 그러지 못하니, 오히려 뒤집히는 내복장을 다독그릴려고, 애써 역설적으로 상대를 만들어 선공(?)을 취한다는 게 맞는 표현일게야.
"출근했어요?....당연히 그러셔야지. 집에 있으면 뭘해?, 신혼초도 아니고, 뭔 할일이 있어요? 볼 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회사나 출근해서 이런저런일 챙기면 좀 좋아요? 정신건강에도, 몸에도 좋고, 그래야 나같은 사람, 팍 이자뿌고 애보는 데 전념할 수 있고..."
말은 그리하는 데, 실상인즉, 말이 아니여. '애 본다' 는 게, 장난이 아니다 이 말씀. 잠자리에서 누워배기는 유아도 아니고, 세상에서 지가 제일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광오한 늦둥이를 10일 가까이 종일 상대를 해준다고 상상을 해보시라요. 이 삼복더위에.
올해 여름휴가도 어김없이 7월말에 시작되었는 데,. 올해는 장마가 휴가전에 끝나, 작열하는 태양열맛을 톡톡히 보는 여름휴가가 되었다.
7월에 들어서자, 수년째 해오는 궁리를 또 다시 반복하게 된다. 여름휴가 때 늦둥이와 어떻게 휴가를 보낼까하고
작년 여름에 에버랜드를 다녀오고는 녀석이 1주일 몸살을 했는데, 올해는 녀석이 궁금증도 많고, 지금까지 어지간한 것은 죄다 경험하게 했으니, 이번에는 시골생활과 야영생활을 경험하게 하자하고 방향을 정했다.
계획을 짜다보니, 작년 이맘때쯤 에버랜드를 다녀오는 것 보다 더 심한 여정이라, 걱정은 하면서도, 내가 무식했던건가? 요즈음 폔션이 좀 많아? 조용히 바닷가로가서 모텔이나 민박이나 편한 방법이 얼마나 많은 데, 굳이 야영하며, 사서 고생을 하겠다고 했으니....
평소 게으름이 넘쳐서, 평생에 어디 놀러가면서, 텐트치고 야영을 해 봤어야지. 기껏해야 개천이나 바닷가에 텐트치고 그늘 맹글어 쬐금 이용하다가 저녁이 되면 예약해둔 민박집이나, 여관에서 식사와 잠자리는 해결하곤 했지. 또, 집안을 거들면서 요리를 해본 경험이 없는 나로서, 왜 그런 궁리를 냈을 까? 이 나이에, 우째, 그런 당돌한 짓을 !. 짐을 옮기고, 하다 못해 짐을 봐줄 능력이 안되는 7곱살짜리 늦둥이 녀석과 여행가면서.
오래 전에 사서 언제 샀는지 기억도 없는 텐트와 부속물들을 챙기고, 요리능력이 안되고 해서, 가급적 맹글어 놓은 인스탄트성 재료를 준비하다 보니, 짐은 점점 불어나, 2박3일의 바캉스보낼 준비를 하는 데, 이런 저런 물질들이 트렁크를 가득채우고 남데.
추억만들어 주기!
그래 맞아요, 추억만들기지. 돌이켜보면, 내 어린 시절의 하루하루가 시골의 산야를 자유롭게 뛰놀던 기억이 쌩쌩한데, 요즈음의 도심의 애들을 보면, 그 녀석들은 그 녀석대로 살아가는 정취와 추억이 있겠지만, 우리 안에서 뺑뺑돌면서 자유를 잃은 동물원의 짐승들을 보는 기분이라, 이래 키워서 우야노? 그러면 우찌 키워야 하는 데?...
그래서 틈만나면, 노구를 채찍질하고서, 기력이 있는 한, 녀석에게 이런 저런 색다른 문물을, 자연적인 것을, 풍광을 경험하게 하자, 먼 후일 살아가면서 새록새록 다양한 추억이거리가 되고 정서의 샘물의 되어주도록.
그렇게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 늙으신 아빠의 의무라 생각한 게지. 어쩌면 녀석에게는 제일 큰 유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면서
그래도 그렇지, 지 엄마도 집안 일 땜에 못따라 나서니, 숙식을 전적으로 텐트속에서 내손으로 해결하도록 준비를 했지. 평소, 아빠가 간혹 라면끓이는 것외는 부억에서 얼쩡대는 것을 상상도 못하는 녀석에게 이미지도 불식시킬겸, 녀석도 한 몫 거들게하여 야영도 하면서 밥을 해먹는 추억을 가져보리라는 다소 주제파악이 안된 감상적 결론으로 일을 벌리고 말았는 데, 이게 사람잡데. 중간에 추억이고 뭐고 시원하게 준비된 장소로 옮겨서 돈으로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였지만, 한증막의 불가마보다 더한 이글거리는 태양아래서, 밤이면,폭죽의 축제와 야외영화를 관람하며, 텐트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데, 죽을 힘을 다해 용을 썼다네.
거제도 제일 남단 '명사해수욕장'. 내가 출신이 거제도다 보니, 대충은 그 동네를 알뿐만 아니라, 둘쨋날 거제도 중심가에서 醫活中인 딸애가 醫活을 끝내는 날에 조인하도록 계획을 짰지. 여기서도 상당한 즉홍적 무리한 계획이였음을 뼈저리게 느꼈다네. 평소 내답지 않는(?) 무모한 계획. 딸래미 데려 오려고, 7살 짜리 꼬마한테, "니, 짐들 잘 지키고 있어래이" 이렇게 맡겨두고 갔다 올 수 도 없고, 운신하기도 어려운 불볕더위에 땀으로 목욕을 하면서, 집에 갈 때처럼 전부 철수를 해야 했제,
그리하려니, 시간상, 일정상 철수 시각은 12:30~2:30. 점심 설겆이에다가 텐트 철수, 차에 싣는다고, 5~6번을 왕복으로 짐을 옮기다보니, 시간이 두어시간 흘러고, 몸에 이상이 오는 데, 현기증에 다가 오싹 몸쌀끼가 있데. 이게 일사병시촌가? 쓰러질 것 같드라고. 내가 쓰러지면 늦둥이 녀석 어쩌나? 무리한 스케쥴을 잡은 무식을 쬐금 원망하며, 이를 악물었지.
40여Km떨어진 시내로 가서 딸애를 태워가지고는 늦은 밤에 다시 명사해수욕장으로 왔는 데, 꼬불꼬불길이 왜그리 길고, 잠이 오는지, 아찔한 순간을 여러번 피하고, 원위치로 돌아와서 다시 짐을 풀고, 텐트를 치고....
몇번을 다녀봐도, 언제봐도 수려한 '巨濟道' . 섬이면서 400~600m급 산이 즐비한 산악지역이라 가뭄을 타지 않는 섬, 내륙이고 해변가고 산과 바다가 그림처럼 어우러져 있는 거제도에는 동서에 세계2와 3위 조선소가 버티고 있는 조선공업의 요람이기도 한데, 이순신 장군 기념공원, 포로수용소유적지, 패왕성이라고 고려의종이 왕권복위를 꽤했던 유배유적등, 역사적 유적도 만만찮게 흩어져 있고, 일제시대에 거제군이 통영군으로 통합되면서,박경리, 유치환등 통영출신으로 알려져 있는 유명한 문인들의 고향이기도 한 거제도,
'크게(巨) 구제(濟)한다'는 명칭그대로 대한민국을 크게 한번 구제한 거제도지. 육이오때를 아시는가? 낙동강 하류, 고성과 마산사이 진동고개 동쪽에서 부산지역만 빼놓고 모두 점령당한 그 시절, 거제도는 유일한 전쟁의 후방지역으로 반격의 준비를 할 숨통을 틔여주는 역활을 했지. 잡아온 포로들을 그야말로 수용하는 역활도 하면서,
지금은 부산신항쪽에서 지상연육교, 해저터널등으로 연결도로공사가 한창인 데, 2011년쯤, 다리공사가 완성되면 극성스런 부산이나 육지인들이 지금도 거진 점령했지만, 그 때쯤이면 외지인들이 완전히 거제도를 접수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되는 데, 토색모 아자씨들 당시도 기력이 남아, 거제왕복 마라톤한다고 극성을 부릴수 있을 지 궁금하네. 코스야 그야말로 환상적이겠지, 광안대교정도가 어디 그에 비하랴!
8월 3일 11:30 카페리로 안골포 출발,
늦둥이는 배가 차를 싣고 차가 사람을 싣고가는 카페리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배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놀면서 갈매기도 구경하고, 멀리 다른 배들이 그림처럼 흘러가는 것도 구경하고, 뱃고동소리에 깜짝놀라면서도 색다른 이 분위기에 이런저런 의문을 물어오는 녀석의 조잘가림이 끝이 없다.
"빈아, 이순신장군 알제, 여기서 왜놈들을 쳐부셨다!"
안골포 해전? 임진왜란에 그런 해전이 있었나? 가물가물한 불확실한 기억만으로 녀석에게 아는 체 했지. 녀석이 당시의 사건들을 알리도 없으니...
8월 3일 12;30 파랑포 이순신장군 기념공원 관람.
내가 초등학교 때, 당시에는 '옥포대승첩 기념탑' 이 서있는 공원이 아주리에 있었다. 지금은 대우조선이 들어 선다고 깔아뭉개버렸지만, 아마 골리앗크레인설치부근쯤이지 않을 까 싶은 장소에 멀리서 보면, 잘룩한 허리와 봉우리 2개가 연결되어 거북과 똑같은 그런 명당에 기념탑이 서 있었는 데, 그 때 그 탑이 보존되어 공원에 다시 세워졌는지...
초등학교 때, 이순신장군 탄신일일지, 옥포승전기념일지 기억은 없지만, 그곳에서 축제를 하는 데, 그중 미술대회에, 초등학교 대표로 나간기역이 있다. 수채화 그림이었는 데, 밑그림은 그런 대로 그리고서 물감배합을 잘못해서 그림을 망친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이순신장군의 기념동산에 있던 기물들이 옥포조선소가 들어서면서, 나로서는 행방이 묘연하여 궁금했었는 데, 이번에 팔랑포라는 이곳에 '이순신 장군 기념공원'으로 둔갑하여 세워졌있다하니, 옛추억도 더듬고, 성웅에 걸맞는 기념공원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http://pds14.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cb9796.jpg)
![](http://pds14.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cbf3b0.jpg)
이순신장군 기념관 입구 음식점. 여행중 유일하게 돈으로 때운 한끼식사한 곳인데, 대우옥포조선소 전경이 바라뵈는 배경이 끝내주고, 멍게장이 소스인 돌솥비빔밥이 일품
무엇보다도, '한국을 빛낸 100명의 영웅들' 5절까지를 외우면서 한국의 인물역사를 꽤뚫고(?) 있는 녀석에게,이순신장군에 대한 평소의 훈육을 곁드려서 그런지, 녀석의 장군에 대한 존경심(?)은 끝이 없는 데.녀석을 대리고 가면서 이 공원을 지나치는 것은 말이 안되지.
기념관을 둘러 보면서, 이순신장군의 해전이야기, 나의 추억을 섞어서 이바굴 들려주는 데, 녀석은 아빠보다 지가 더 많이 아는 체 하면서 조잘거린다. 전시된 '조총'을 보고 평소 그램책에서 봤음직한 나름대로의 설명을 나한테 해준다고 열씸이다. 이 때는 완전히 입장이 뒤바꼈지.
기념관을 둘러 보니, 맞은 편에 옥포조선소, 옥포만이 한눈에 바라뵈는 장소선정이 아주 좋았다. , 하지만, 세계해전사에 우뚝서고, 지략에서나, 나라를 구한 그 공로나, 백성을 위한 목민관으로서의 자세로 볼 때, 성인의 반열에 올라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성웅의 기념공원치고는 초라하다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네.
성웅에 어울리는, 제대로 조성된 기념공원으로 거듭나야 하리라
![](http://pds14.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cc4fb0.jpg)
성웅을 기리는 데, 걸맞지 않는 초라한(?) 기념관
![](http://pds10.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cd0ade.jpg)
![](http://pds14.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cdd1ef.jpg)
![](http://pds14.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ce519e.jpg)
녀석은 튜브를 끼고 지 혼자, 어떤 때는 지 누나랑, 때로는 아빠랑 수영을 하기도 하고, 아빠나 누나가 태워주는 고무보트를 타기도 하고....
![](http://pds11.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ced555.jpg)
![](http://pds14.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d01a6b.jpg)
![](http://pds14.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d0f15c.jpg)
모르겠다 해놓고, 자슥이 지도 사람이라고, 미안한 감은 있었든지, 성의를 보인다. 비록 아시스크림 2개지만
![](http://pds10.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cd0ade.jpg)
기념관 내부: 조총을 보고 아는 체, 아빠한테 설명한다고...
![](http://pds14.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cdd1ef.jpg)
기념관에서 바라본 옥포만 >
8월 3일 15:00 명사해수욕장 도착
모래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한증막 그대로다. 내사 찜질방에서 불가마에 단련된(?) 몸이라 견딜만하다만, 녀석이 문제라. 서둘러 자리를 잡고, 텐트다 짐이다 옮기는 데, 마음은 급하고, 내혼자 차 있는 데서 옮기다 보니, 초반전에 그로기 상태. 겨우겨우 텐트을 완성하고, 짐을 다 옮겨 놓으니, 시간은 17:00. 그 때부터 두어시간 물놀이. 시원한 물속에서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물속에서 부자지간 정을 두텁게하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다.
8월 3일 19:00 저녁후 영화관람
드디어 준비한 재료들을 펼쳐놓고 녀석과 둘이서 저녁을 맹글었지. 미역국에 지 엄마가 준비한 밑받찬을 펼쳐놓으니 진수성찬이데. 하지만, 식수도 멀리있고, 자리 주변에는 모래천지라, 여차하면 반찬이고 차려놓은 음식에 모래를 뒤집어 쓸판이라, 녀석을 독려하면서 겨우겨우 식사와 설겆이를 끝내고, 그제사 한숨을 돌렸지.
종일, 난감한 일들이 연속이였는 데, 녀석이 밥먹다 말고 '아빠, 쉬' 하는 거야 , 정말, 난감하데. 첫 날이라 위치도 제대로 안가르쳤고, 어둑어둑한 낯선곳이라, 펼쳐놓은 상황을 그대로 두고 화장실을 다녀올 수도 없고, 바람이라 불라치면 우짜노? 누가 가다가 얼기설기 얽어놓은 밥상을 엎어버리기라도 한다면?, 그래서 대충 아이스박스에 집어 넣고 갖다와서 다시 차리고,,,,,
![](http://pds14.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ce519e.jpg)
<모래반 반찬반 저녁식사중>
명사해수욕장은 조그마하지만, 거제의 남쪽에서 서남방향을 바라보며 위치하기 때문에, 落照를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인 데, 해가 수평선넘으로 떨어져가는 낙조를 보면서 따뜻한 수온의 해수욕을 즐기는 정취가 그만일세. 헌데, 녀석과 보낸 이날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네, 설겆이를 끝내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어둑어둑.
늦게까지 시끄러운(?) 영화와 새벽까지 이어지는 어린 녀석들의 폭죽소리를 들으면서,
빈이, 여기는 집이 아니야. 엄마도 없고 하니, 일어나서, 엄마찾아 울고 불고 하면 안된다" 하여DIV>
알았다", "알았다니깐" 녀석의 다짐을 재삼재사 받고, 녀석을 재웠지. 녀석이, 감기 안들게, 텐트 바람구멍도 조절하고, 모기도 침범못하게하는등, 평소에 지 엄마가 담당하던 것을 내가 여러모로 신경을 썼지. 쓸 수밖에.
8월 4일
준비해간 스케쥴대로 빈틈없이 식사도 하고, 물놀이도 했지.
"빈이 모자 씌우고, 긴팔입히고, 선크림바르고...., 그리고 당신도....." 수시로 부산집에 있는 지 엄마한테 코치는 코치대로 받으면서,
다 좋은 데, 녀석이 긴 팔옷을 입으려 해야지. 축축하게 물에 젖는 것이 싫은 모양, 겨우겨우 현드폰을 통해 지엄마가 압력을 가하고, 난 나대로 눈을 부라려서 입혔는 데, 내 아들이지만, 자슥이 사사건건 우째 그리 말을 안듣는 지!.
점심을 해먹고, 딸애데리려 갈려고 모든 것을 철거할려니, 이 또한 정말 난감하데, 에삿일이 아닌기라. 우짜노? 뙤악볕에서! 그냥 그늘에 앉아 있어도 돌아가실판에, 철수라니!, 누가 짐을 봐줄수 없어니, 철수 했다가 딸래미 태워서 다시....해서, 점심설겆이를 포함해서 13:00~15:00 무려 2시간을 불볕 더위밑에서 짐과 실랭이를 벌렸는 데, 거진 철수완료 시쯤에, 어지럽고, 현기증이 일며, 다리에 힘이 빠지는 기라. 일사병시초기증세가 아닌가 걱정하면서, 그늘밑에 차를 세워두고 한참을 정신을 추스린후, 딸래미를 데리려 갔다네. 누가 있어 짐과 텐트를 지켜만 줄수 있었다면 그 고생을 안했을 텐데....
진유 만나거들랑 피곤하고 힘든데, 시내에서 자고, 아침 일찍 해수욕장으로 가라"
내가 힘들고 지쳐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엄살아닌 엄살을 들은 울 마누라가 신신당부하던 말을 무시하고 졸음운전을 걱정하며, 늦은 밤길을 달려 다시 명사해수욕장으로 갔다네.
지 누나의 희망사항이 아니라해도, 지 누나랑 같이 해변에서 야영하는 경험을 늦둥이에게 안겨주고 싶어서, 무리를 무릅쓰고 밤길을 달렸다네. 덕분에 꼬부랑길 졸음운전으로 순간적으로 깜박하는 경우가 한두번 있었지만, 뒤에 탄 애들은 눈치 못채게 사태를 수습하곤 했지. 극도로 저속으로 달렸으니 망정이지..
밤늦게, 다시 텐트를 치고, 짐을 나르고 법석을 떨다보니, 이번에는 녀석이 그로기 상태라, 정작 녀석에게 지 누나랑 해변의 밤을 보내는 추억만들어 줄려고, 이 야밤을 녹초가 된 몸을 억지로 추스리고, 무리해서 달려온 보람도 없이, 텐트가 완성되자 녀석이 만사가 귀찮다는 듯이 골아 떨어져 버리데.
덕분에 오래간만에 딸래미와 맥주 한켠을 기울리며 잠시를 보냈지
8월 5일
딸래미가 조인한 덕분에 한결 가벼워진 어깨, 여유를 갖고 차분히 상황을 즐기게 되었다. 모처럼 가져간 디카도 이제야 커낼 수 있었고.
녀석은 튜브를 끼고 지 혼자, 어떤 때는 지 누나랑, 때로는 아빠랑 수영을 하기도 하고, 아빠나 누나가 태워주는 고무보트를 타기도 하고....
그럭저럭 태양은 중천을 넘어가고 물놀이를 끝내고 돌아갈 시간이 다가 왔다. 끔직한 짐 챙길 시간이.
...............
![](http://pds11.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ced555.jpg)
![](http://pds14.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d01a6b.jpg)
![](http://pds14.egloos.com/pds/200902/24/30/a0113830_49a2bd0d0f15c.jpg)
<지 누나랑 보트놀이>
올 여름휴가 때도, 나름대로, 녀석에게 올인했지 싶다.
그동안 제대로 대자연에 대한 경험을 안겨주지 못해 찝찝헸는 데, 이걸로 쬐금은 때웠다 자위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빈아, 재미있었어?" 녀석의 기분을 체크할 요량으로 물었다.
"응"
"얼마나"
"하늘만큼"
"뒤에 빈이 커서 이번에 재미있게 해준거 아빠한테 갚아주라이"
"알았다"
"어떻게 갚아줄래?"
"모르겠다!..."
"???"
"아이스크림 2개 사주께"
모르겠다 해놓고, 자슥이 지도 사람이라고, 미안한 감은 있었든지, 성의를 보인다. 비록 아시스크림 2개지만
(이렇게 더운 날, 아이스 크림이 어디야, 그것도 2개나! 그 정도면 충분 뭐 이런 심정이였을까?)
"꼴랑 2개?"
"그럼, 백개 사주께"
(어지간한 녀석도 피곤한지, 짜증석인 목소리로 무성의(?) 하게 내뱉는다.)
'늦둥이양육 > 늦둥이養育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56_페라리 운전하는 대통령이 될래요 (0) | 2018.10.26 |
---|---|
55_진정한 눈물인가? 연극인가? (0) | 2018.10.26 |
53_아빠는 지옥 갈끼다 (0) | 2018.10.26 |
52_빈이랑 보낸 휴가(2004년) (0) | 2018.10.26 |
51_여자애들이 날 좋아해요 (0) | 2018.10.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