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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늦둥이양육/늦둥이養育記

53_아빠는 지옥 갈끼다

by 靑野(청야) 2018. 10. 26.

늦둥이 녀석과 둘이서 개봉영화 '수퍼맨 리턴즈'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날이였다.


장쾌하게 우주를 날아다니며 악당의 음모를 처부수는 수퍼맨의 활약에 대해 우린 서로의 의견을 나누었다. 늦둥이 녀석도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 내 차의 비상 깜박이 버턴에, 왠 스티커를 붙여두고 있는 데,
이걸 붙이고 있어라'고 하면서, 한다는 말이 '이걸 붙이고 다니면 수퍼맨이 타고 다니는 차가 되니까, 절대로 떼지마래이'


그래서 아직도 그 스티커를 붙이고 다닌다 .
그날의 영화도 수퍼맨 운운...수퍼맨이 최근의 늦둥이 녀석의 대화의 주요화두다.

영화를 보기전에 영화관 일층의 맥도날드에서 녀석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햄버거도 사주고,


더구나 멋진(?) 영화도 같이 관람하고 돌아오는 길이니,
녀석이 아빠에 대한 존경심(?) 이 최상의 수준으로 Up되어 있는 상태,

헌데, 이런 좋은 분위기를 녀석의 느닷없는 발언으로 초를 쳤다.


"아빠는 지옥갈끼다" 뜬금없이 녀석이 내뱉는 거였다

"엉??? " 기도안찬 발언에 저으기 당황스러웠다. "왜그렇게 생각하는 데?" 당연히 물을 수 밖에. "아빠는 하느님을 안 믿기 때문에 지옥갈꺼다" 당연하다는 듯이 녀석이 결론을 내린다. 퓨후,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녀석의 발언의 배경이 짐작면서, 장난기가 발동한다. "그래, 이 아빠는 지옥가고, 니는 그럼 천당가나?" 이 아빠의 불쌍한(?) 탐색전. "천당이 아니고 천국이다. 아빠는 그것도 모르면서" 녀석특유의 핀잔이 거침없이 터져나온다. "그래, 헌데 아빠는 절대 지옥안간다 알겠나?" 슬슬 반격의 발동을 걸었다.


"왜~에~?"

"아빠가 하느님이 친구라는 거 알제? 하느님 옆방에 아빠방이 있걸랑, 그래서 아빠가 친구인 하느님한테 이야기하면 절대 지옥안간다고. 알것제?" (속으로 요놈의 자슥아, 어디 여기에 대답해봐라) 의기양양 녀석의 반론을 기다리는 데,

"아빠는 순 거짓말, 하느님은 안 보이거던, 아빠는 보이잖아? 그러니까 아빠는 거짓말하고 있단 말이야. 아빠는 하느님 친구 아니야" 생각지도 않은 묘한(?) 논리로 반격을 가해온다

'헉, 요놈봐라, 얼마전까지만 하드래도 긴가민가 하던 데, 어느 새 이 수준으로 세뇌(?) 되었지!, 녀석 이 성장한 건가' 속으로 뜨끔하면서,

"야, 아빠도 안 보일 수 있어, 그러면, 빈이가 아빠를 못보고, 그러면 안되니까, 아빠가 보이는 것이지, 아빠도 하느님처럼 안보일 수도 있다니까. 아빠 보이지 마까?" 말은 안되도, 녀석에게 통할만한 어거지로 밀어 붙이는 수밖에.

'아니, 근데, 하느님은 세상을 맹글었는 데, 아빠는 그런거 없잖아? 그러니까 아빠는 하느님친구 아니야. 아빠가 거짓말하는 거야" 녀석의 나름대로의 논리가 예삿 수준이 아니다.

"????",

큰일났네, 녀석의 논리가 이 정도면....참네, 요 녀석 상대하는 데, 생각지도 않게 골머리 썩여야 하다니,
.....

"빈아, 물어보자. 이세상에서 니는 누가 젤 좋노?" 한 호흡 가다듬고, 재차 반격의 수위를 높였다.

"아빠"

ㅎㅎㅎ 그러면 그렇지, 니놈이 별 수 있나. 그렇게 대꾸한 게 니놈의 실수인 게야. 녀석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을 겨.

"그럼, 이 세상하고 아빠하고 바꾸자 하면 바꿀래?"

'아니, 난 아빠가 젤 좋아. 안 바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내가 니 속을 읽고 있는 데, 니놈이 내 작전에 슬슬 말려들 수 밖에.
ㅎㅎㅎ 이쯤되면, 니녀석이 이 아빠 수법에 완벽히 걸려든 겨.

"그럼. 빈이 니가 아빠한테, 아빠처럼 물어봐"

순진한 녀석이 이 음흉한(?) 아빠의 속셈을 알리있나?

"아빠, 아빠는 이세상에서 누가 젤 좋아"

"당연히 빈이지"

"아빠는 누가 이 세상하고 나하고 바꾸자하면 바꿀래?"

"아니, 절대로"

ㅎㅎㅎ 녀석아 니는 완전한 이 아빠의 논리의 올가미(?)에 걸려 들었다.

마지막으로 녀석의 의식속에 못을 박았지.

"빈아, 니 말대로 하느님이 이 세상을 만들었다고 하자, 아빠는 이 세상 다 주어도 안바꿀 니를 맹글었잖아. 그러니께, 아빠는 하느님 친구가 될 수 있는거야. 알겠제? "

그러고는.
"그래서, 아빠는 지옥 안간다" 도망치듯이 못을 밖았다. '이제 두말 하지마'하는 심정으로.
"????"

마침내, 조잘거리던 반응이 잦아들었다.

녀석이 알아들었는 지 못알아들은 겐지.
아니면, 지 엄마처럼, '구제불릉 아빠'라 포기하는 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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