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빈손으로 왔다가

by 靑野(청야) 2018. 1. 22.


사람들은 말한다


'하늘을 날지 못하고

바다를 헤치고 나아가지 않는다면

어찌 세상의 넓음을 알겠는가?'


하지만

하늘 저넘어, 바다 저편도, 사람사는 세상,

굳이 하늘을 날고 바다를 헤쳐나가

새로운 세상을 찾아본들

대자연의 섭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사람사는 세상에 묻혀살다보면,

그것이 천국이고 극락인 것을

그곳이 이승이고 저승인 것을


굳이 천국이고 극락을 찾아 연연하랴?

굳이 이승과 저승의 구분에 연연하라?


이승에서 다하지 못한  욕망과, 인연에 집착한다면
저승까지 그 집착을 이어 가겠다는 것이다


이 생애의 정직함과 선함이 

천국과 극락으로 인도하길 바라고
이 생애의 무리한 욕망과 탐욕이 

지옥으로 인도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공수래공수거, 
 
빈손으로 왔다가

육신은 흩어져 흙으로 돌아가고 
아침 햇살에 흔적없이 사라지는 안개처럼
영혼은 육신에 잠시 머물다  

바람처럼 덧없이 사라진다. 


대자연의 섭리속에 공수래

대자연의 섭리속에 공수거


나를 기억하고, 

나를 추억하는 것은
나의 바램일 뿐,
모든 이들의 기억속에서 
오래지않아 잊혀져 갈 것이다.


그러니


대자연으로 돌아오라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라


남은 것에 머물려 하지 말고, 미련없이 

바람과 이슬과 초목를 품은

대지로 돌아와 피곤한 몸을 뉘어라

바람과 이슬과 초목과 대지는

모든 생명의 本鄕이다


때가 되면,

바람과 이슬과 흙속으로 돌아가고 


때가 되면 다시,

바람과 이슬과 흙속에서
새로운 생명의 기운으로 깃들게 되리니 

언젠가 나는
이 땅에 내가 머물던 
정원의 장미 꽃으로,  아침 이슬로, 혹은 
봄바람 되어 돌아올지도


지난 세월은, 
꽃잎이나 초원의 풀잎으로, 

낙엽으로, 삭막한 바람되어


생명으로 태어나 살다간 
누군가의 환생의 흔적일지도 .

그러니, 때가 되면
대자연으로 돌아가는 데
주저하거나 두려워 말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