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점' 같은 것이 점점 개대한 원으로 , 무한으로 발산하듯 커지면서, 전신을 덥쳐오는 경우도 있고, 좋아하는 가축이 험상굳게 변화면서 덮쳐오는 그런 경우도 있는 데, 그럴 때마다, , 자지러지게 놀라서 울어재끼고, 그 때마다, "우야,우야...." 하면서 어머니께서 궁둥이를 두드리면서, 손을 꼭 잡아주시고 진정을 시켜 주곤하던 때가 있었다. 아주 어린 시절 심심찮게 이런 경우가 있었다고 희미하게 기억하는데, 크면서 생각하니, 이게 어린 애들 '驚氣든다'하는 그 驚氣 아닌가 싶다.아니면, 사고의 폭이 좁고,확장일로에 있는 어린 마음에 상당한 심적 부담을 안겨주는 惡夢(?)을 꾸었을 수도.
이런 驚氣인지, 惡夢인지는 어린애들의 성장痛의 일종으로 간혹 성장시 누구나 경험하고,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늦둥이 녀석도 예외는 아닌 것이, 驚氣인지, 惡夢인지에 들린 것인지, 종종 이런 증세를 보이더니, 어제 새벽녁에 녀석이 제대로 한 건을 경험한 모양이다.
작년부터, 토요일도 공휴일이 되었지만,, 어제는 회사에 일이 있어 평상시처럼 출근할려고 소파에 앉아 TV를 잠시 보고 있는 데, 엄마랑 자고 있던 녀석의 방에서 갑자기, 녀석의 울음소리가 커진다. 녀석의 방에서 잠을 자도록 한 지가 제법 오래되었지만, 자면서, 이불을 걷어차서 감기가 자주걸리고, 몸부림도 쳐대기 때문에, 새벽녁이 되가면, 엄마가 곁에서 지켜주면서, 같이 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
울음소리가 계속되면서, 급기야 문을 열고 나오는 데, 울먹이면서 한다는 소리가, "아빠가 불쌍하다". 난 울면서 내지르는 소리 땜에 무슨 소린지 몰라, "뭐라꼬, 뭐라꼬?" 되물어 보고 잇는 데, 녀석의 엄마가 큰 소리로 알려준다.
"빈아가 아빠가 불쌍하대요"
듣고보니, 그런 것같애서, "빈아 왜 아빠가 불쌍한데" 우는 녀석을 앉으면서 수차례반복해서 물어 보니,
"아빠가, 애버랜드에서 아팠다"
작년에 녀석과 애버랜드에 가서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12시간이 넘게 놀이기구도 타고, 신나게 놀았던 사실이 있는데, 녀석이 꿈속에서 그 때 사실이 재현되었고, 아빠랑 같이 간 꿈속의 애버랜드에서 아빠가 아파서, 녀석 나름대로는 상당히 무서웠거나, 어찌할 수 없는 그런 당황스런 상황에 직면한 꿈을 꾼모양.
"아빠가 애버랜드에서 아팠다"하면서 한참을 을어 제끼는 녀석을 다독거려 엄마가 자고 있는 녀석의 방에 겨우 다시 집어 넣고, 출근을 했다. 9시반쯤, 녀석이 어찌됐나 궁금하여 전화를 했더니, 바로, 녀석이 받았다, 받자마자 역시 울먹이면서 "아빠가, 애버랜드에서 아팠다.....", "나 아빠한 테 사과할께, 그동안 아빠 때리고 괴롭힌것 사고 할께...."등등
사태가 심상찮아서, 겨우 녀석의 엄마를 바꿔라해서 상황을 체크해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부터 지금까지, 내내 그런 식으로 반성(?)하고, 아빠를 걱정하면서 운다는 게야. 그러면서, "아빠에게 사과할테니, 아빠 빨리 집에 오라고 해라" 했다는 게야.
천하의 개구장이 녀석이 느닺없이 왠소동? 그런데, 얼마나 심각한 꿈을 꾸었는지, 그 후 울음은 그쳤지만, 녀석의 이 소동(?)은 퇴근해서 밤에 잠들기 까지 이어졌는데,
내가 퇴근하자, 역시 달려들어 목을 껴앉고, "아빠 좋아", "하늘만큼 대왕구만큼 좋아", '아빠한테 사과할께, 아빠 미안해...." 수차 수단를 떠는 겐지, 어리공인지, 녀석이 확실히 변한 모습을 보여주데. 이 때만은 완전히 4살, 5살 모습으로 돌아간 기라
그뿐만아니라, 어디 다녀온다고 차에 내려 차다니는 길목을 가로질러는 데, 어느 새 건너편에 가 있던 녀석이 아빠가 건널려니, '아빠 잠깐, 차조심!"
엘리베이트 입구 계단을 올라 갈려는 데, 녀석이 또 앞에서 계단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 아빠 여기" 하면서 주의를 환기시키는 둥, 내가 녀석을 보살필 때 하듯이, 녀석이 꼭 그대로 날 보살핀다.
소파에 앉자마자, 어느 새, 리모콘을 대령하지 않나, 물을 컵에 따라 가져오지 않나, 녀석이 잠들 때까지, 이런 자세를 견지했는 데,
우리 부부는 아빠와 녀석과의 이런 관계를 "핑크무드"라 하면서, 오늘 하루만이라도, 이 분위기를 깨지 않도록 조심을 했지. 조금이라도 녀석이 투정을 부리거나, 훈육을 해야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면, 아빠가 나서서 나무라 거나 나서지 않고, 엄마가 나서서 타이르고, 엄마를 통해서만 훈육을 하도록 작전을 짰는 데,
우리 부부보단, 정작 더 조심하는 것은 녀석이데.
저녁때 간 이마트에서도 장난감 가게를 떠나지 않고, 이것 사달라, 저것 사달라 조르는 것이 언제나 해오던 녀석의 모습이였는 지, 여느 때처럼, 엄마가 잠시 다른 장을 보는 동안 녀석과 나는 장남감가게를 기웃거리기는 했는 데, 신기하리만치, 어제는,녀석이 장난감에 집착하지 않는 게야. 혹시나, 녀석이 "이 장난감 사줘"하면, '핑크무드' 를 깨기 싫어서, 분명 "그래" 하면서 사줄 판인데, 녀석이 암 말않네. 둘러보기만 할 뿐. 녀석이 먼저 이 ,핑크무드를 의식하는 것인지!, 그래서 아빠가 먼저, 사주면, 여느 때처럼 투정을 안부려도 되는 것인 데.... 이런 기대를 하는 것인지, 아침부터 에측을 불허한 녀석의 행동거지에 하루종일 당황하다보니, 오늘만은 녀석의 심중이 도저히 짐작이 안되데
할 수없이 녀석의 엄마 한테, SOS르 쳤네. " 여기 장난감 가게 앞인 데, 이 분위기 깨어지지 않도록, 협조해주라. 빨리와서 녀석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거나, 녀석이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지 싶운데, 악역을 대신해주라"
ㅎㅎㅎ
엄마.아빠가 되어 어린 아들 녀석의 심중을 전혀 짐작 못하고, 심지어 녀석의 행동거지에 당황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거야 말로 대단히 기이한 사태라.
언제까지 이런 핑크무드가, 아빠와 녀석사이에 지속될 건지, 자못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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