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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늦둥이양육/늦둥이養育記

4.고난은 시작되고

by 靑野(청야) 2016. 9. 18.

고난의 시작

녀석이 생후 백일까지는 아주 착하데. 목도 몸도 못가누니 목욕시킬 때는 여간 신경이 쓰이더라구. 평일은 파출부 아줌마가 도와 줬지만, 토요일, 일요일에는 전적으로 내 지원사항이였지.

이 때까지는 그럭저럭, 천사 같은 모습이었다고. 돌 때까지만 해도.

주변 사람들이 '귀한 아들 돌잔치는 해야 한다' 하도 겁(?)을 주는 바람에, 해운대 달맞이고개 어느 한정식에서 돐잔치를 했지. 회사동료, 집안어른들을 모시고,,,,

그럭저럭 이런 잔치도 일종의 이벤트 행사였다고. ['이벤트행사도 잘 만하면 크게 남는 장사겠구나'하고 깨달은 게 이때지.]

그럭저럭 돐까지는 갔는 데, 돌을 전후해서 녀석의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본능적인 버릇이 나오데. 내가 머슴애를 기피한 이유중의 하나이기도한 걷잘을 수 없는 말썽꾸러기, 고집, 개구장이 기질이 그것이지…

이렇게 해서, 끝없는 고난의 길은 시작되고,,,,,,

자슥은 잠투정이 너무 심했다고. 하루 저녁에 2-4번 깨서 울어버리니 출근해야 하는 난 정말 미치겠더라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5-6개월 지속하니….
생각들 해보드라고. 젊은 나이도 아니고, 자영업해서 출근 시간을 꼴리(?)는 데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고민많이 했다고오~. 좋은 방법이 없을까? 우선은 녀석이 쉽게 잠들게 하는 방법, 두번째는 잠투정을 안하게 하는 방법, 잠을 깊이 들게 하는 방법등등….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한번 시도해보자고 낸 꾀가 잔잔한 클래식을 틀어주는 것이였지. 고물 오디오를 처분하고 컴팩트한 오디오 세트를 갖추어서 클래식을 틀어줘서 재우는 방법을 시도 했는 데 첫 시도부터 멋지게 성공을 했어. 이러저러 곡들중 보다 느린 템포에다 좀 웅장한 것이 효과가 크다는 걸 알았지. 지가 무슨 감상력이 있겠냐마는 주변 잡음이 차단되면서…. 아니면 녀석의 잠재능력중에, 지아비와는 근본적으로 차원을 달리하는 게 있을 수도 있을 거이고….
어쨋거나, 휜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잠들게만 할수 있으면 나로서는 대성공아니겠냐고오….

녀석은 여러 클래식 중 파엘벨의 캐논같은 大作(?)을 틀어주면 약효가 즉각 오데. 한곡이 끝나기 전에 잠드는 거야. 이미 들은 잠도 잘 자고 해서 몇 개월을 캐논등으로 때웠지. 덕분에 클래식 '클' 자도 취미 없던 내가, 이것 저것 알게 된 게야.

그 때 주로 썩먹은 곡들이 캐논, 사계, 베토벤교향곡종류등,,,,,,

일견 대단히 성공적인 것으로 보였다네, 흐흐, 그런데… 그야말로 고양이한테 부두막을 매낀 경우라고나 할까? 며칠이 가지 않아서 이후에 이어지는 녀석의 집착과 행동에 우리가족 모두 노이로제증세, 질러버렸지.

끔직한 노이로제……

"필(Feel)이 온다' 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한번, 딴은 신기한 현상을 접하고는 필이오나봐. 녀석의 집착은 한번 두번, 하루 이틀이 아니였다네, 최소 3-4개월 하루에 수백번…..

2살이되자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데.

녀석은 무릎걸음으로 기어가고 붙잡고 일어서는 시기를 거쳐 아장아장 걷기 시작 했지. 이때는 자기가 듣고 싶은 곡을 틀어달라는 의사표시를 하는 거야. 말을 못하니 대충 이러저라한 곡을 틀어주면, 아니면 고개를 옆으로 흔들다 짜증나면 울어버리고, 원하는 곡이면 고개를 끄떡끄떡하고 웃는 거야. 하니, 원하는 곡이 바낄 때는 알아 맞추기도 어려웠지.

처음 마음에 드는 곡이 있으면 우리 마누라왈 하루에 100번도 더 틀어 달란다는 거야.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똑 같은 곡을 100여번 반복해서 듣는 다 생각해보게 얼마나 고통스런지. 이 녀석은 딸래미땐 상상도 안되는 그런 짓을 태연히(?), 날마다, 약 3-4개월을 반복하대.

그 놈의 반복땜에, 우리 가족들이 걸린 노이로증세, 녀석이 오디오 앞에만 가면 전부 각자방으로 도망가기 바빴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는척, 그녀석한테 안 칙힐려고오~~~

녀석이 좀더 커자 이제는 오디오를 자기가 직접 조작하겠다는 거야. CD판도 넣고 빼고, 볼륨도…. 하루에 백번을 넘게 서너달을 그짓을 허니, 덕분에 수백만원(?) 준 오디오가 배겨나겠어? 다 거의 고물다됐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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