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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자연으로돌아오라

녹야군(綠野軍) 전쟁

by 靑野(청야) 2016. 9. 17.

      [밤 산책에 나선 루이 11세가
      어느 대학생이 던지 요강물에 머리를 맞았지만,
      나무라는 대신, 늦게까지 공부한 학생을 격려코자 금일봉을 내렸다는 일화가 있다
      중세 프랑스는 쓰레기와 배설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창밖으로 내던져 버렸다.]

      카트린 드 실기 著 '쓰레기, 문명의 그림자' 에 나오는 이야기라지만
      그 이야기가 참말인지, 그때 사회상이 정말 그랬는지 알길은 없다

      짐승들 사회는 쓰레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쓰레기와 쓰레기 아닌 것의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만이 쓰레기와 쓰레기 아닌 것을 구분한다.

      그 구분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상
      쓰레기는 문명 인간에게 필요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쓰레기는 어디서 왜 생기는가?
      우리주변의 쓰레기는 우리생활에서 배출되는 것이다
      쓰레기가 생기지 않는 것은 우리가 생활하지 않는 세상
      즉 죽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활하는 이상 쓰레기는 생기기 마련이다.

      쓰레기가 생기는 것은
      이사회가 제대로 사는 문명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쓰레기없는 세상은 없다
      그러므로 쓰레기는 문명사회를 이루는 기본이 되는 것이다.

      사회는 온천지 사기와 기만으로 차 있다
      날마다 언론은 떠들고, 언론을 접하는 국민들은 탄식한다.

      인간세상은 기만과 사기와 범죄의 전쟁
      하지만, 결코 이 전쟁은 끝날 수 없는 전쟁이다.
      기만과 사기와 범죄는 이 문명이 낳은 인간세상의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쓰레기 줄이기', '쓰레기 버리는 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전쟁은 계속되듯이
      '범죄와의 전쟁'은 무수히 선포되지만,
      여전히 범죄는 기승을 부린다.
      기만과 사기와 범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어쩌면 영원히 지속되지만,
      그 전쟁은 끝나지 않을 전쟁이다

      문명의 쓰레기인 사기와 기만과 범죄는
      이를 줄이기 위한 전쟁과 더불어 이 문명사회를 이루는 기본이 되는 것이다.
      문명의 쓰레기가 문명의 기반을 이루듯이,
      쓰레기와의 전쟁역시 문명의 기반을 이루듯,

      시골생활의 기본은 푸른 병정과의 전쟁이다
      그것이 시골생활에서 피할 수없는 숙명이고,
      시골생활의 기반을 이룬다

      夏장군

      여름동안,시골생활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장군이 맞이하는 주된 적들

      푸른 병정(綠野軍)!

      푸른 병정은 시골을 지배하는 주된 적이다
      夏장군은 홀로 필사의 전략으로
      녹야군(綠野軍) 과 전쟁을 치러야 한다

      녹야군(綠野軍) 전쟁!

      녹야군(綠野軍)은 비록 對敵상대지만,
      언제나 인간위에 군림하는, 인간보다 더 근본적이고 센
      자연의 主物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녹야군의 푸른 병정을 이길 생각만 해서는
      이 전장에 발을 들여놓기가 힘들지요

      인간은 출장기간 끝나면 돌아가야하는 客이지만
      녹야군은 영원히 이땅의 主物
      인간이라는 객이 숨쉴 여건을 마련하느라
      비록 주물과 대적하지만

      '주객전도(主客顚倒)'

      인간은 자기가 주인인듯 행세하지만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어쩌면) 필요한 크나큰 착각,
      주물은 언제나 묵묵히 자연이 부여한 역활을 수행할 뿐이다
      주객전도가 영원할 수는 없는 법

      어쨋튼 인간이라는 객이 숨을 쉬는 동안
      숨을 쉬기 위해,
      주물과 대적하는 것은 필연

      ....

      秋장군, 冬장군은
      북방을 방어하는 전선에서 한시도 발을 뺄 수 없다

      뜰과 집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텃밭이고 논밭, 대지에 새파랗게 덮여오는 온통 푸른 병정들
      뽑아도 뽑아도 돌아서면 기세등등,
      죽여도 죽여도, 죽은 듯 있다가
      대지를 박차고 다시 뛰쳐 나오는 푸른 병정들
      그들과의 전쟁은 끝없는 전쟁이다.

      인해전술로 새까맣게 대지를 덮고
      끊임없이 몰래오는 영화에서나 보는 중국병정들이 연상된다,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이런 전쟁으로 날을 지새야 한다.
      푸른 병정과의 전쟁이 없는 날은 없다
      그것이 夏장군의 숙명이다

      푸른 병정과의 전쟁에는
      백성도 나서고 군주도 나서야한다.

      올여름 같은 경우
      여름 한동안, 40도를 넘나드는 한증막같은 전장터에서
      그놈들과 전쟁 치루다 모두들 헉헉대며
      여름을 다보내다 시피했다.

      그놈들과 맨손가락으로 전쟁을 치른다고
      군주의 온 손가락 끝에 못이 박히기도 하고,
      전쟁의 상처가 온몸에 퍼지기도 한다

      전쟁의 양상에 따라
      전장터를 바꾸기도 하고 전장터를 넓히기도 해야 한다.

      전장터가 넓어지면 맨몸으로
      변변한 무기도 없이 그 너른 전장터를 누벼야 한다,

      국방예산이 부족하던가.
      국방에 대한 지원체계가 시원찮으면
      무기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전세를 뒤집는 획기적인 방법을 고안하지 않으면 필패지국,

      때론 너른 전장터를 포기하고, 선택과 집중의 전략도 감수해야 한다.
      온몸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아픔,
      제살을 도려내어 적의 기세를 꺽는 아픔을 감수하는 전략도 추구하여야 한다

      새파랗게 몰려오는 푸른 병정들
      그놈들에게 전장터가 점령당하는 순간
      먹을 식량은 물론이고 생존마저 보장할 수 없게 된다.

      북방의 전선이 南下하고
      마침내 秋장군, 冬장군이 연이어 돌아오면
      夏장군의 필사의 전략도 결실을 맺어
      마침내 그토록 기세등등하던 푸른 병정들의 기세는 누그러 진다
      夏장군의 필사의 전략도 결실을 맺어
      마침내 그토록 푸른 병정들의 기세는 누그러 진다.

      이때쯤이면 夏장군은 秋장군에게 전선을 물러주고
      남쪽으로 새로운 전선을 따라 이동해야 한다.

      '쓰레기 줄이기', '쓰레기 버리는 날'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전쟁은 계속되듯이,
      인간세상이 기만과 사기와 범죄의 전쟁,
      그것들과의 전쟁이 무수히 선포되지만,
      여전히 기만과 사기와 범죄는 되살아나고
      어느듯 기승을 부리듯이

      푸른 병정들과의 전쟁은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일시 地下로 숨어들어갈 푸른 병정놈들이
      대지의 기운을 보급받아
      다시 천방지축 날 뛰게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

      참으로 끊질긴 전쟁이다.

      인간이 문명을 이루는 한
      인간이 짐승으로 바뀌지 않는 한
      쓰레기와의 전쟁이 계속되듯이

      인간도 푸른 병정들과의 전쟁은 끊임없이 반복해야한다.

      인간이 문명이란 탈을 이상,
      인간이 문명이란 탈을 벗어던져버릴 수 없는 이상
      그것이 인간들의 숙명임에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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