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자연으로돌아오라

시골의 첫 여름생활

by 靑野(청야) 2016. 9. 17.



산내 집의 원경
          집앞으로 난 도로와 평행하게 나 있는 시냇가 건너편 마을에서 바라본 집주변 모습이다
          동북향에서 찍은 모습인데, 집은 정 남향으로 향하고 있다.
          주변이 탁트여서, 온통 콘크리트 구조물로 둘려싸여 있는 아파트 생활의 답답함이 여기오면 뻥뚤리는 기분이다.
          이제 여름을 지나 가을과 겨울이 되면 또 어떤 시원함을 안겨줄지, 아니면 지독한 불편함을 안겨줄지?
          가을과 겨울이 기대가 되기도 하고 은근히 걱정도 된다.

산내 집의 근경
          집을 완공하고, 몇그루 정원수를 심었다.
          지난 여름 토.일요일은 한여름에 심은 나무 물주기로 다 보냈다.
          덕분에 싱싱하게 자라 열매와 꽃이 만발하다.

뜰에 핀 금목서 꽃(上)와 주목열매
          2014년 8월7일, 한여름에 심은 만리향 금목서와 주목이 가을로 접어들자
          어느듯 꽃이 피고 붉은 열매를 맺어 눈길을 끈다. 사전지식이 없어 봄에나 피는 줄았았더니,
          금목서의 꽃향기가 진동하는 것을 지나다 느끼고, 다시 보니 어느새 온 줄기사이 금색 꽃이 만발하다.

          금목서는 향수 사넬의 원료로 쓰인다고 한다. 달콤한 향기가 주변을 진동시키니,
          금목서 주변에 있으면, 만리향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사넬향으로 화장한 여러 여인네들에 둘러 싸인 기분이네.

          나물를 심은 후 매주 빠뜨리지 않고 물주기로 전전긍긍한 보람이 크다.


꼬셔서 데리고 온 아들 녀석, 빈
          언제쯤 이 땅이 제 놈에게 휴식과 안정을 찾아주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이해할까?
          치열한 생존경쟁을 거치면서 세상을 알고 나면 이해할련가?

텃밭
          가을 김장용으로  배추/무우(上)를 심었다.
          보름이 되지 않아, 더위와 마침 적절히 내려주는 비때문에 무성하다.

          배추와 무우를 촘촘히 심어, 벌써 한두차례 속아서 반찬을 해먹었다.
          나름, 중간에 속아서 반찬할 요량으로 촘촘이 심었던 것이다.
          그 아래는 연습삼아 심은 텃밭 상추와 고추이다.
          지난 여름 심심찮게 반찬거리에 보탰었다. 연습삼아 심어 본 것 치고는 성공작이였다.
          앞으로 본격적인 농사일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텃밭두둑에 핀 코스모스


뒷터에 자란 야생화
          원래 농지였는 데, 대지로 전환하여 집을 짓고 남은 땅에 이름모를 풀들이 무성하다.
          텃밭의 경계에도 코스모스 씨를 뿌렸더니, 텃밭에 자라는 작물들과 시기하듯 자태를 뽑낸다.
          맨땅에, 어디서, 어떻게 이름모를 풀들이 씨를 품어 왔는지,
          한 여름만에 울타리를 이루듯 무성하게 주변의 흙들을 덮어버린다.
          마당에 잡석을 깔지 않았다면, 올 여름, 풀들을 제거한다고 볼 일다 봤을 것이다.
          풀들을 다리 없는 붙박이 생물이라 가볍게 여겼다간 여간 큰코다칠 일이 아니다.

          이나가키 히데히로 作 '풀들의 전략' 이 아니라도,
          드넓은 대지전체를 가볍게 덮어버리는 다양한 풀들의 생존형태는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많고 크다.



'수상잡록 > 자연으로돌아오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름없는 통나무같은 삶  (0) 2016.09.17
번뇌(煩惱)가 곧 보리(菩提)  (0) 2016.09.17
산내의 밤  (0) 2016.09.17
山內에서의 하루   (0) 2016.09.17
사서 고생을 바가지로 하다  (0) 2016.09.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