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문래동역 인근에서 있었던, 지인의 혼사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역 부근에, 교보문고가 있음을 발견하고, '전원***'이라는 책을 샀다.
그속을 뒤적거리다다가 몇가지 눈에 띄는 정보를 발견했다
우선, '클리마블럭' 공법이라는 것과, '목재건축 실습교육생 모집'이라는 기사였다.
시간을 내서 '목재건축 실습교육생 모집'에 전화를 해보니,
2월3부터 신청을 받는다고 한다. 비용도 저렴하다.
보통 이런 강좌는 한달 80~100시간정도에 200만원정도인데, 이값의 1/3도 안된다.
이래놓고, '그것은 수강신청비', '이런저런 준비물은 본인부담' 하면서 추가 요구가 있을지 모르지만, 어쨋튼, 평소에 다른 강좌는 평일에 잡혀진 강좌라, 언젠가 은퇴하면...했는데, 이번 강좌는 토요일, 일요일만 한단다. 딱이다. 오케이.
자료에 의하면, '클리마공법'은
내부에 여러기공을 둔 큰 베게만한 진흙을 1,200도이상에서 구워낸 점토블럭으로,
단열효과와 강도가 우수하고, 실내공기정화기능도 있어 친환경적이고,
블럭을 쌓는 공법이기 때문에, 공기도 단축된다고 한다
이것 괜찮겠다 싶어, 관련업체에 전화를 해봤다.
'클리마블럭 공법으로 지으면 평당 얼마쯤? '
다 좋은 데, 비용이 문제다.
보통 한옥으로 지을 경우 평당 800만원 내외,
황토로 지을 경우 평당 600만원 내외
목조주택은 평당 약 400~450원정도
콘크리트인 경우 평당 약 350만원내외
판넬로 짓고 외관은 목재나 벽돌로 마감하는 경우 250~300만원내외
그외 ALC, 조적조, 경량철골, 철골주택등이 있는데,
대부분, 콘크리트와 목재주택부근의 비용이란다.
그래서 클리마블럭공법이면, 벽돌집공법과 비슷할 것이다 지레짐작하고,
그러니 좀 싸지 싶어 얼마인지 비용부터 물어본 것이다.
'수입블럭이라서 좀 비싸, 평당 500만원이상' 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노무자슥들이 사기치는 것은 아니겠지?
용인이라니, 어디 한번 직접 가보자...
마침, 파견 근무지 화성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좀 돌아가기는 해도,
거쳐가는 길목인 용인에 있는 그 주택회사를 가보기로 한 것이다,
광고와는 달리, 꼬불꼬불 길 끝에 몇 채의 전원주택사이로 찾는 회사가 있다.
흠흠, 사무실로 들어가기전에 주위를 둘러보니,
누런 황토 도기 색깔이나는 블럭들이 잔뜩 쌓여 있다
광고에서 본대로이니, 이른 바 '클리마블럭이다.
요거이 그래 비싸나?
요거라면, 국내 옹기굽는 곳 같은 데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 싶은데?
이런저런 생각하다 주변에 한 집이 눈에 띈다.
벽돌로 마감한 조그마하고 아담하다.
'아저씨, 이 집 몇평입니까?
집주변에서 뭔가 집안일을 하지 싶은 50대중반을 넘어뵈는 아저씨한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내처럼(?) 참 순하고 착해뵌다.
'??, 나는 전혀 모르고요, 우리 집 사람한테 물어보고 오께요'
그러면서 집안으로 들어간다.
좀 있다, 어떤 중년아줌마가 얼굴을 내밀고, 내 아래위를 훑어보더니,
'어디서 오셨어요? 뭐 좀 알아볼려면.... 집안으로 들어오세요'
때뜸 날 집안으로 들어오라 한다.
'지금, 이사하는 중이라서...' 어지럽다 그말이다. 아닌게 아니라 홀이 어수선하다.
'이집은 몇평예요? ' 내 관심은 이 집평수와 평당 건축비용이다.
그러자, 그집 쥔여자, 가소롭다는 듯이, 안색을 씰룩거리더니,
'근데, 어디서 오셨어요? 알고 오셨으면 솔직히 말해주세요,,,, 그러면 나도 다 말할께요'
끙! 때뜸, 날 목적을 가지고 이집 조사하러 온 사람으로 대한다.
'나 그런 아니예요'라고 이런저런 이바구로 한참을 설득(사실은 명함을 하나 건네 주고서야 그제사 밑는 눈치였다)하여, 한시간도 넘게 자초지종을 들었다.
얼마나 한이 많은 지, 쥔여자의 요지는,
[노후생활겸, 전원생활겸, 여기에 땅을 사서, 커피숍을 차릴려고, 동네 할아버지 2명(그여자 말로는 80세를 넘은 늙은이들, 이하 '늙은이들')에게 집을 짓게 했다. 2달만에 지어주겠다 해서, 서울로 어디로 데리고 다니며, 밥사주고, 돈줘서 집 잘지어달라고, 이 늙은이들을 대접했다는데, 글쎄, 콘테이너 박스에서 사는 늙은이들이서 불쌍하기도 하고, 일거리도 주고 윈윈하자 했었는데, 집을 지어가면서, 계속 이런저런 핑계거리를 만들어 돈을 더 요구하더니, 일일이 대응이 시원잖자, 집도 제대로 마무리도 않고, 급기야 최초 약속한 비용의 4배 가까이를 부풀러 돈내나라 하더라는 것이다. 그리 못한다 했더니, 며느리, 아들까지 가세하여. 이런저런 사유로 교묘히 고소.고발을 하여, 3년동안, 법정투쟁을 벌여, 승소하고 겨우 집을 찾았다.
세상에 날 어리숙하게 보고, 내 땅에 내돈 주고 지은 집을 똥째로 삼킬려고 했다. 바로 윗집이 내한테 돈 뜯어, 땅까지 사고 지은 집인데, 원수같은 늙은이들, 아래 윗집에 살려하니, 기가찮다. 그리고, 앞집회사도 그런 사정을 다 알면서, 뭐라뭐라 하는데, 모두 한통속인거 나 다안다. 내가 그동안 알아보니, 건축설계, 시공업체, 요 늙은이들 전부짜고 치는 고스돕이더라. 그동안 내가 관련 영수증을 전부 모아서 법정에 제출하고, 변호사랑 머리 맞대면서 알게 되었다. 죄다 사기꾼이다. 늙은이들이 더 심하다]
끝없이 입에 거품을 문다.
그러니, 주변을 서성이고, 집을 요리조리 살피는 내가, 혹여 이 부근에 집을 짓거나 사러온 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저 사기꾼집단에서 뭔가 꼬투리 파악이나, 무슨 정보캐낼려고 파견한 관련 사기꾼 아닌가 싶기도 하여, 색안경을 끼고 봤다는 것이다.
대지와 건축도면이 준비되어 있는 경우, 보통 2~3개월정도면 집이 완성된다. 그걸 삼년씩이니 법정공방을 벌렸으니, 그 여자말대로 당하고 나서, 머리가 돌지 않으면 온전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와중에 쥔 남자는 그 와중에 아무 역활도 못한 모양이다. 어리숙하고 착해뵈기는 내 못지 않은 것이다.
한참을 그 늙은이들을 욕하며 성토하다, 조용히 맞장구(?) 쳐주는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던 선입관은 없어지는 지, 충고가 이어진다..
[작년 가을에 3년만에 집을 찾고, 마무리와 인테리어를 내가 했다. 처음에는 건축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전형적인 서울 숙맥이었는데, 3년간 법정공방을 벌이면서, 내가 눈을 떴다. 건축이라는 게 별게 아니더라. 처음에는 엄두가 안나서 그렇지, 내가 이런저런 구멍을 알고, 직접 목수나 일꾼을 데리고 일해보니, 도면만 제대로 있으면, 별거 아니더라. 어리숙하게 맡기면, 전부 사기친다. 그러니, 업자와 연결된 건축설계사 말고, 별도로 도면 그리게 하고, 도면 잘 검토해서, 직접 지어라. 직접지으면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돈은 절대로 선불 주지말고, 영수증은 잘 챙겨라, 가능한 일한만큼 처서, 인터넷 뱅킹으로 지불해 해라]
크, 크억!, 집짓다가 3년간이나 법정투쟁으로,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날리고, 3년내내 스트레스로 보낸 어떤 건축주의 특별한 경우겠지? 집짓는 간판을 내건 업체들이 전부 그러겠어? 신문에 날 법한, 극히 일부 악덕업체나 무허가 업체들이겠지, 정식허가난 건전한 업체들이 좀 많겠어? 하면서도, 새겨들을 말들이 없지않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직접집지을 시간이 어딧어?
그렇게 크게 당하지는 않았지만, 대지를 약 2m 높이는 성토작업에 꼼짝없이, 그것도 시골 늙은 아저씨, 믿고 맡긴 이에게 당했다고 생각하는 나로선 마음에 와닫는 것이 없지 않다.
그래서, 이 방면에서 좀 영악(?) 해지자. 그럴려면 뭘 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해서 춘삼월에 개원하는 모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여는 '목재건축 실습교육생 모집'에 응하기로 한 것이다. 직접짓던, 턴키로 맡기던, 뭘 좀 알고 시작하자 싶어서다. 춘삼월되면, 토요일, 일요일은 그일로 바쁨을 더할 것 같다. 그전에 도덕경 상권이라도 마무리해야 하지 싶은데, 상권 도경이 이제 4장 남았으니, 그전에는 끝내겠지?
개인적인 생각으로, 오래전부터 집을 짓는 기술(대목)과 가구를 제작하는 기술(소목)은 익혀 두었어야 할 기술이였다. 100세시대를 산다하니 어째 지금도 늦지 않는 분야이기도 싶고... 충청북도 충주시라는 데, 내같은 계획을 가진 이가 있으면, 같이 하면 싶어 쓸데없는 제안을 추가 해본다. (운전기사는 내가하리다)
어떻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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