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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오라! 이년이여!

by 靑野(청야) 2013. 12. 15.

돼지같은 저 年은 가고
푸른 갈퀴 휘날리는 靑馬를 닮은 이 年이여 오라!

육십간지의 60번째, 즉, 마지막 해,
계해(癸亥)년이 저물고,

이제막 갑오(甲午)년,
다시 10간12지의 첫해, 새로운 이 年이 시작되는구나.

60년 전, 萬人들이 웃으면서 지켜보는 데,
우리는 태어났고, 태어나자마나 기를 쓰고 울었읍니다.
어쩌면 그것이 웃음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기를 쓰고 울고, 웃을 이유를 아직 몰랐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무한히 흘러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마음이 느끼는 느낌일 뿐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돌고 도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간의 바퀴는 앞으로도 계속 돌고, 돌 것입니다.

60년주기의 시간 바퀴를 돌고 도는 것.
한 갑자를 돌고, 삼천갑자를 돌고, 영원히...

이제 우리는, 한 바퀴 시간을 돌아,다시 처음의 그 때로 온 것입니다.


회갑이라!

시간축을 한 바퀴를 돈 인생이면,

예전에는 長壽의 기준이므로 성대히 잔치를 치르렀음을

우리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 나이에 도달한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한바퀴를 돌기도 전에, 육신의 옷을 버린 이들도 있지만 ,
남은 우리들도, 다시 한 년(年), 한 년(年) 더하여 가다보면 

아마도 두번째 시간의 바퀴가 돌아오기 전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빠짐없이, 모두가 낡은 육신의 옷을 벗어 가겠지요?

요즈음, 세상이 무척 좋아져서, 이제는 9988, 100세 시대를 꿈꾸며,
60을 청춘이라 애써 자위하기는 한다만,

육신의 낡은 옷은 하루하루 예전과 같지 않게, 허름해지고 있음을

조석으로 뼈져리게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벗을 때가 가까워져 온다 그 말입니다.

여러분은 그렇지 않습니까?

지난 시간의 바퀴를 거슬러, 오늘을 살펴보면,

그 동안,어지럽게 돌아가는 이세상, 온갖 거짓과 眞實, 善과 不善이 혼재한 세상,

때론 우리가 스스로 만들기도 한 악취와 더러움이 만연한 세상,

이런 세상이면, 한바퀴만으로 충분하다 싶기도 하고, 피해보고 싶기도 하겠지요?

 

조미료에는 감칠맛 나게 하거나 달콤하기도하고, 사콤한 것도 있지만,
짭고 눈물 콧물날 정도로 매운 맛을 내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은 각자에게 겪어보기 나름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60년전 태어나서,

겨우, 한바퀴의 시간축을 돌았을 뿐입니다. 한바퀴의 인생을 경험했을 뿐입니다.

 

그동안

 

'나는 굴곡없이 정도를 걸어왔다고, 자부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나는 돌고 돌아 엄청 굴곡진 삶의 행로를 헤쳐왔다'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인간이란 실로 더러운 강물일 뿐이다.
인간이 스스로를 더럽히지 않고 이 강물을 삼켜 버리려면,
모름지기 바다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序文에서 니체는 이렇게 말했읍니다

 

'絶學無憂(절학무우)'

'배우는 것을 그만두면, 근심이 없어질 것이다'라고 老子는 말합니다.


  [배운다는 것은 분별을 낳는 것이다.
분별심이 쌓여간다면, 선악이 분별된다.
선한 것과 악한 것의 차이를 구별하게 된다.
이것은 채워나가야 할 일, 저것은 버려야될 일이 분별된다.

그런데 그 차이라는 것이 얼마이겠느냐?


분별을 하게 되면, 사람이 두려움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모두가 분별을 하기 위해서는 배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배운 다는 것은 날마다 채워가는 것이다.

그러나 道는 날마다 비워가는 것이니,

 

배우는 것을 끊으면, 다시 말하면 도를 딲으면,

분별의 근원도 없어지니, 근심도 사라질 것이다.(노자별의 20장)]

 

세상의 더러움은 사람이  분별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합니다, 
분별이 앞서면, 이 세상은 더러움으로 가득차고, 근심걱정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세상의 더러움을 분별하지 않는다면,

선한 것과 악한 것의 차이는 생겨나지 않을 것입니다.

더러움도  생겨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배움을 끊고, 더러움을 분별하는 분별심을 버리고,

낡은 육신의 분별마저 버리고, 돌고도는 시간의 분별마저 버린다면, 

 

마침내 모든 것을 삼켜버린 바다가 되는 것이겠지요?

하늘과 땅사이를 순환하며, 영원히 출렁이는 바다....

 

그 만큼, 세상은 살만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경남 중.고 27동기들이여,

아무쪼록, 분별심을 버리고,

오는 년을 반갑게 맞이하여 즐기시고

 

오래도록, 건강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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