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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동양철학/老子別義(上)

老子別義(上)_29장_天下神器(천하신기)

by 靑野(청야) 2013. 10. 2.

 

 

 

 

[도덕경 29장]


將欲取天下,而爲之者(장욕취천하, 이위지자), 무릇 천하를 취하고자 자,
吾見其不得已(오견기불득기), 내가 보기에는 천하를 얻을 수 없다
天下神器(천하신기), 不可爲也(불가위야), 천하는 신령한 기물이라서, 뭐라 위할 수 없는 것이다.
爲者敗之(위자패지), 執者失之(집자실지), 위하는 자는 실패할 것이고, 잡아볼려는 자는 잃게 된다.
凡物(범물), 하늘과 땅사이 세상만물은
或行或隨(혹행혹수), (앞서)행하기도 하고 뒤따르기도 한다.
或噓或吹(혹허혹취), 거짓되기도 하고, 부추기기도 하며,
或强或羸(혹강혹리), 강하기도 하고 지쳐 괴로워하기도 하며.
或挫或隳(혹좌혹휴), 꺾기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한다.
是以聖人, 그래서. 성인은
去甚, 去奢, 去泰(거심,거사,거태)
심함을 멀리하고, 사치를 멀리하고, 편안함을 멀리한다.


주) * 將 : 장수 장, 장차 장-> 장수,장차(將次), 문득, 무릇, 대저( 대체로 보아서)
     * 爲 : 하 위, 할 위-> 하다, 위하다, 다스리다,되다, 생각하다, 배우다
     * 凡 : 무릇범-> 무릇, 대체로 보아, 모두, 다, 전부, 예사로운
     * 噓 : 불 허->불다,숨을 바깥으로 내보내다, 울다,흐느껴 울다,거짓말하다
     * 吹 : 불 취->(입김을)불다, 불 때다, 불태우다,과장하다,부추기다, 충동하다
     * 羸 : 파리할 이,리->파리하다(핏기가 전혀 없다),고달프다,지치다,괴로워하다
     * 挫 : 꺾을 좌->꺾다, 부러지다, (기세가)꺾이다, 창피를 주다, 손상시키다.
     * 隳 : 무너뜨릴 휴, 떨어질 타->무너뜨리다, 훼손하다, 황폐해지다, 버려지다,
     * 甚 : 심 할 심-> 심하다, 지나치다, 깊고 두텁다, 초과하다, 사납다, 많다.
     * 奢 : 사치할 사->사치하다, 낭비하다,과분하다, 지나치다, 분에 넘치다.
     * 泰 : 클 태->크다, 심하다, 편안하다, 교만하다, 너그럽다, 통하다.
     * 凡物 : 하늘과 땅사이의 모든 물건.

[무릇 천하를 취하고자 자, 내가 보기에는 천하를 얻을 수 없다. 천하는 신령한 기물이라서 천하를 대상으로 뭐라 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천하를 취하고, 얻을려 자는 실패할 것이고, 많은 것을 오히려 잃게 될 것이다.

하늘과 땅사이 세상만물에는 앞서, 행하는 것도 있고, 뒤따르는 것도 있다. 혹은 거짓된 것도 있고, 과장되고 부추김을 일삼는 것도 있다. 혹은 강하기도 하고 혹은 지쳐 괴로워하기도 하며, 혹은 꺾기기도 하고, 혹은 무너지고, 버려져 황폐해지는 것도 있다.

그래서. 성인은 심한 극단을 멀리하고, 사치를 멀리하고, 편안하고 넘치는 것을 멀리한다]

자료에 의하면, 天下라는 개념은  西周에 처음 등장하였다고 한다. 西周의 수호신이였던 天神(하늘의 신)의 주재아래에 있는 모든 영역과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며,이 개념이 확대되어, 우주, 자연, 인간을 포괄하는 세계관으로 발전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天下思想'인 것이다.
 
주) * 西周 : 기원전 11세기 설립되어 기원전 771년 수도를 시안(西安, 서안)에서 낙양
        (洛阳)으로 옮기기 전의 주(周) 나라 

東周중반 사람인 노자가 天下라는 개념을 자주 사용한 것은, 서주의 수호신에 국한하지 않고, 사상적 지평을, 우주, 자연, 인간을 포괄하는 세계관으로, 노자 자신이 그런 세계관을 넗혀가는 과정에 사용한 것인지, 이미 보편화돤 당시 세계관을 반영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주) * 東周 : 기원전 771부터 기원전 256년 진에 멸망하기까지 낙양을 수도로 존재했던
        춘추전국시대의 국가이다.  노자가 기원전 570년부터 479년 사이의 사람이니, 당
        시 春秋時代로 동주의 중반기에 살았던 사람이지만, 당시 동주는 서주로부터 도읍을
        옮긴후 혼란을 거듭하며 노자말년이후 200여년을 더 버텼지만, 노자 당시에 이미
        멸망의 조짐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 춘추시대 : 동주시대부터 한.위.조나라가 진나라를 분활하여 독립한 시기(BC403년)
        까지를 말한다.
     * 전국시대 : BC 403부터 BC221년까지 진나라가 동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한
       시대를 말한다
 
분명한 것은 노자 도덕경에 등장하는 天下라는 것은 단순히 인간세계나 정치세력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고, 태초 전후를 포함한 우주, 대자연과 인간을 포함하여, 그 속에 존재 하는 萬物과 그 만물의 모습인 萬象과 그 만물의 작용인 萬態, 나아가, 우주, 대자연이 존재하는 원리인 '道', 그 속에 존재하고, 존재하는 만물이 살아가는 도리인 '德'이라는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이미 당시 태초이전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이미 思惟家나 철학자들에게 보편화되어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왕필본>
將欲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不得已,
天下神器, 不可爲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凡物, 或行或隨, 或噓或吹, 或强或, 或挫或隳,
是以聖人去甚, 去奢, 去泰

<백서본>
將欲取天下而爲之,吾見其不得已.
天下神器可爲.
者敗之,者失之.
物, 或熱或寒或强或或培或墮.
是以聖人, 去甚,去大,去奢

주) * 夫 : 지아비부, 어조사 부 -> 지아비, 남편, 사내, 장정, 어조사 부( 무릇)
     * 墮 : 떠러질 타, 무너뜨릴 휴->떨어지다, 떨어뜨리다, 빠지다

본장도, [곽점초묘죽간본]에는 없는 내용이다. 
 
天下는 神器라, 신령스럽고, 가이없이 큰 물건이라서, 누군가 천하를 취하고자 한다고 하드라도, 이를 얻을 수 없다. 춘추전국시대의 시대상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천하재패의 야심을 가진 군웅들에게 일갈하는 소리로 들린다. 딱히 그 시대상의 군웅을 대상으로 했기 보다는 천하를 대상으로 뭔가 모색하려는 인간세상의 본질적 성취욕에 대해 그것이 부질없는 짓이라는 성찰과 이를 깨닫고, 성인이 처신해야 할 바를 일깨운다.


하늘과 땅사이에는 만물이 다양하게 존재하니, 다양한 만물과 만물의 상태와 만물의작용, 이른바 萬物,萬象,萬態가 부지기수이다,

예를 들자면, 그 중에는 앞서 나가는 것이 있으면 뒤따라 추종하는 것도 있고, 거짓과 과장되고 부추기는 모습도 있고, 만물중에 어떤 것은 강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병약한 것도 있다. 어떤 것은 열이 펄펄나고, 어떤 것은 차갑기 이를데 없는 것도 있다. 또, 어떤 것은 잘 나가다가 꺾기는 것도 있고, 버려지고, 무너져 황폐해지는 것도 있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만물만큼이나 각양각색의 群象, 각양각색의 모습들이 존재하는 곳이 하늘 아래, 즉 천하이다. 그렇기 때문에, 천하에는 萬物과 萬象과 萬態가 존재하는 것이다. 천하에 몇몇 물건이나 현상만 존재한다면, 그것이 萬物이나 萬象이라 할 수 없다. 만물과 만상을 담고 있지 않는다면 그것이 어찌 또, 천하라 하겠으며, 어찌 그것이 천하이겠는가?.

그래서. 성인은 그런 도리를 알기 때문에, 심하게 극단(甚)을 취하지 않는다. 사치(奢)를 멀리하고, 크고 과분하며 넘치는 것, 편안함(泰)을 멀리하는 것이다.

극단이란 무엇인가? 심하고 지나침이란 무엇인가? 하늘의 끝에 도달할려는 것이 심하고 극단인가? 아무리 취하는 바가 크다해도, 하늘 아래에서는 미미할 뿐이다. 천하를 결코 취할 수 없듯이, 그 도리를 알기 때문에, 의미없고 무리한 추구를 취하지 않는 것이 성인의 자세인 것이다. 사치와 크고 과분함도, 이와 같아서 성인이 멀리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인이, 天下라는 신령스런 器物을 다루는 방식이다. 이것이 성인이 天下神器에 적응하는 방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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