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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성장을 포기하고, 슬로우 사회로 가자

by 靑野(청야) 2012. 8. 10.

 

'대정전방지를 위해, 요 며칠 동안에 2,400억원이 날라 갔다'

 

2012년 8월9일자 조선일보 대서특필한 기사의 헤드라인입니다. 불가마 더위가 가시기 전에, 휴가가 끝나고 대기업들이 속속 조업에 복귀하다보니, 전력 수요가 늘어 조업정지대신 보상으로 지불되어야 할 돈이라 합니다. 만약 2,400억원이라도 처넣어, 전력수요를 감소시키지 않으면 작년에 한차례 겪은 대정전 사태나 그보다 심한 사태를 각오해야 했다니!
우리나라 전력공급능력이 7,639만kw, 당일 17시40분현재, 부하가 7,138kw, 따라서 전력예비량은 약 501만kw, 백분율(%) 로는 7.8%이라 하였습니다. 이 전력예비율이 바닥이 나는 순가간이 대정전의 시작인 것입니다.

 

전력의 Peak시에는 7.8%예비율을 까먹는 것은 이 별거 아닙니다. 사정을 자세히 모르는 국민은 더워 죽을 지경이니, 에어컨이고 뭐고 틀어 제끼니, 정부와 한전은 이 대정전을 막으려고 엄살(?) 좀 보태서 필사적이였다 합니다. 오죽햇으면 2,400억원의 돈을 들여야 했겠습니까?

 

세상에, 경제성장이 3%이하만 떨어져도 불황으로 실업자가 늘고, 세상이 파탄날 듯하는 데, 그런 성장율3%씩만이라도 몇년 지속하며 전력수요는 그 만큼 늘어날 터 입니다. 지금도 Peak치에는, 며칠전의 17시40분의 상황처럼 몇년후가 아니라 당장에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까?

 

요행이 이번 여름은 돈으로 막았다하여도, 여름보다 더 심하다는 겨울 Peak기간에는 또 어쩌하리요? 해마다, 얼마나 대정전 방지에 돈을 쏟아 부어야 합니까??

 

전력공급능력 7,639만 kw에서 예비율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발전수요증가율 년1%면, 대략 100만 kw 발전소 1기, 원자력 발전소로 치면, 영광원자력 발전소급 1 기의 발전용량에 해당하는 발전소의 건설이 해마다 이루어져야 합니다.
엇그제, 네이버에 질문을 했읍니다. 전문가의 신뢰할 수 있는 회신인지 모르지만, 일단 네이버에 등록된 회신이 있더군요. 직접 들어가 보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신내용은 이렇습니다

 

[10%정도의 전력 소비량이 증가한다면 경제 성장률이 5%정도 오르게 됩니다. 역으로 보자면 5%의 경제 성장을 했다면 10% 정도의 전력 소비량이 증가 했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이에 따라서, 5%의 전력 공급 여분으로는 2.5% 정도의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습니다.]

 

즉, 이 계산대로라면, 경제 성장율 2.5 %을 유지할려면, 5%의 전력증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시말하면 발전수요 1% 증가는 0.5%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즉, 1%의 발전수요증가는 76만kw이므로, 대충 100kw 발전소 1기가 생산하는 전력량이 추가로 필요한데, 이는 0.5%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경제 성장율 2.5 %을 이끌기위해, 필요한 5%의 전력증강을 위해서는, 4기~5기에 해당하는 발전설비를 매년 추가 건설해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따라서, 한국 경제규모로 볼 때 정상적인 성장율인 4%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8%발전수요증가로 이어지니, 100만kw짜리 발전소 8기의 발전에 해당하는 설비가 추가로 필요한 것입니다

 

그동안 물쓰듯 써오던 전력을 절감하면, 훨씬 오랫동안 전력증강없이도 경제성장을 이루겠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합니다.

 

네이버의 회신이나, 나의 계산법이 다소 과장적이고 오류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어째튼, 지속성장할려면, %의 수치적 엄밀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 몇 % 이든 전력수요증가는 불가피한 사항이라는 것입니다.

 

4%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8% 발전수요증가로 이어진다고 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발전연료는 아래와 같
습니다.

 

전기 100만kw급 발전소를 1년간 운전할 때 필요한 연료소모량은,

 

-원자력(핵연료)은 10톤 트럭 3대분인 28톤,
-LNG는 10만톤급 선박 11척인 110만톤,
-석유는 10만톤급 선박 15척분인 150만톤,
-석탄은 10만톤급 선박 22척분인 220만톤

 

이라하는 군요. 그러니, [우리나라가, 4%의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한,100만 kw급 8기에 해당되는 추가적인 발전] 을 의한 연료는, 원자력 발전시는 연료 28 x 8= 224톤, (석유)화력발전시에는, 석유는 150만톤 x 8= 1,240만톤(1천2백40만톤), 1배럴은 약 123kg이니 1,240만톤(= 12,400,000) x 1,000/123= 약 1억배럴이 추가로 소모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1년간 석유소모량이 2010년 기준으로 9억배럴이라하니, 어느 정도 규모인지 짐작이 되시겠지요?

 

그리안해도, 지구생태계와 환경의 교란에 기인한 이상기온으로 엄청 고통받고 있는 지구인입니다. 이는 화석연료의 대량사용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의 영향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고. 거기에다, 화석연료의 고갈이 한 세대내로 다가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성장을 희생합니까? 인구를 인위적으로 줄입니까? 늘어나는 인구, 성장해야 하는 지구문명의 구조적 속성은 지속적인 전력증강을 요구합니다. 사회나 국가가 한시적 생물체가 아니고, 영원히 지속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력증강 역시 영원히 지속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혹시 전력절감으로 수년을 버틸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새털같은 많은 세월은 어떻게?.
한나라 뿐만아니라, 전세계가 이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3가지 큰 흐름이 있다할 것입니다

 

1) 핵융합등 개발이 성공하여 실용화하면 어느 정도 궁극적인 에너지 문제 해결이 가능할 터이니, 성장을 포기 지 않는 한, 그 과도기로 원자력 발전소의 이용은 현실적인 유일한 대안이다.

 

이 흐름은 과거
드리마일, 체르노빌, 최근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등으로 원전의 안전에 대한 신뢰성이 심대한 타격을 입어, 원전을 추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있는 설비마저 유지하는 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여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어, 원자력을 유지하는 것 마저 난관이 예상됩니다. 원자력의 추가건설을 한다고 해도, 기간은 더욱 오래 걸릴 것이고, 건설비용은 더욱 늘어날 터입니다.

 

중국의 원자력 의존도가 2009년 기준으로 2%입니다, 중국은 성장의 지속을 위해, 자원의 블랙홀적 소모를 지양하고, 장기적으로는 원자력 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자력이 아니면 지속적 고도 성장을 시킬 수 있는 에너지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전력부족으로 성장의 지연이 되든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원전건설을 밀어붙이든지, 위정자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나라의 정치세력이 생명을 걸어야 할 지 모릅니다.

 

2) 원자력을 줄여 나가자,, 화석연료 발전도 궁극적으로 줄이자, 저에너지 소모산업, 신재생산업을 기반으로 산업하자는 흐름입니다

 

두번째 흐름에도 난관은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성장위주의 문명에 길들여져 있는 인민들에게는 저에너지소모산업, 신재생산업으로 산업재편에는 엄청난 고통이 따릅니다. 저에너지소모산업, 신재생산업은 양이나, 속도나 효율면에서 기존의 산업에 훨씬 못미칩니다. 이제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당분간 성장의 지연에 따른 고통을 감수하면서, 저에너지소모산업, 신재생산업이 문명의 기반이 될때까지, 인민들이 기다려 줄것이냐가 관건입니다.

 

한국도 올 여름은 가까스로 넘어갔지만, 이대로는 올 겨울, 늦어도 내후년부터 전력 수급에 심대한 비상이 걸릴 것입니다. 직장에 당직 정하듯, 대기업 여름 휴가를 조정을 행하는 시기가 곧 도래 할 것입니다. 앞으로는 저 성장과 고실업율을 각오해야 합니다. 호구지책이 걸린 문제인데, 일시적으로는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그런 상황을 국민들이 감수하겠습니까? 어쩌면, 내년 여름이라도, 아차하는 순간 대정전이라도 오면, 나라가 쑥대밭이 될지도 모릅니다.

 

3) 느리게 가자, 성장없이도 사는 데 불편없는 사회로 가자

 

세번째 흐름의 모토는 [느리게 가자]입니다. 저성장, 녹색산업, 친환경산업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시간도 없다. 그러니, 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 성장경쟁의 산업사회를 탈피하고, 느리게 거나, 원시로 돌아가자하는 조류입니다. 지금은 미미하지만, [슬로우시티 운동]이 그런 조류의 일종입니다.

 

과거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전에는 산업사회자체가 슬로우사회였지요. 그후, 산업화, 문명화는 가속시켰지만, 삶의 질의 향상에는 Question입니다. 극도의 산업화, 문명화의 부메랑으로 슬로사회로 회귀할 수 밖에 없는 필연적 상황이 앞으로, 한 세대만에 다시 올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올 슬로우사회가 온다면, 과거, 현대적 시민사회 제도,과학기술의 뒷받침이 없었던 사회와는 다른 모습일것입니다. 극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의 뒷받침을 기반으로, 성장없이도, 민주와 자유, 개성을 존중하고, Global적으로 개방되지만, 악착같은 경쟁이 불필요한 사회의 모습이 앞으로 기대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맹점은 많습니다. 모두 일사분란하게 성장을 포기하고 슬로우 사회로 가며 좋겠는데, 기존의 성장위주의 문명에 길들여져 있는 인민들이 크나큰 고통을 감수하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동참 하겠느냐는 것과, 특정한 패권국가가 욕심을 부린다면, 그 폐해를 겪게되는 나라나 지역사회, 시민들에게는 또한 큰 낭패가 될 것입니다. 조지오웰이 너무 앞질러 예상한,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공포스런 사회가 다시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쉽지는 않겠지만, 이를 제어할 마땅한 수단이 동시에 발전되어야 겠지요?

 

'성장을 포기하고, 슬로우 사회로 가자'

 

우찌되었던, 결론은 뻔합니다. 어찌보면,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상사회의 모습일 수 있읍니다만, 자원은 유한하니, 결국은 그런 사회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그것은 제대로된 어떤 과학자, 철학자의 결론도 동일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가 먼 미래까지 대를 이어가기전에, 공룡의 시대처럼 될 것입니다.,

 

수조원을 쏟아부어, 오퍼튜니티, 큐리오시티를 화성에 보내 탐사활동을 벌이는 등, 과학기술이 인류미래의 희망의 불씨이기는 하지만, 너무 먼 미래의 일입니다. 대정전의 가능성은 턱밑에서 까지 와 있습니다. 저성장이나 성정의 정체는 상존하고 있는 현실 문제입니다.

 

국가든, 사회든, 성장의 고집을 버리지 않는 한, 성장의 과실에 현혹되어 있는 한, 대정전, 자연고갈의 공포는 극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시기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우리사회를 조만간에 덥칠 게 분명합니다.

 

문명사회의 주체 즉, 국가나, 사회가, 미래가 뻔한 성장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만, 개개인이 스스로 나서서라도 그런 꿈에서 깨어나 새로운 삶의 형태를 모색해야겠지요?

 

나 자신은 물론, 우리자식, 우리 후손을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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