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가시는 보기에는 무섭고, 흉측하지만, 실상 선인장 자신에게는 생명을 지켜주는 비장한 무기이라 한다.
선인장은 자체 조직 내에 수분이 많으므로 사막의 초식동물들에게 좋은 표적이 된다는데, 이 가시들은 짐승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호신용 무기역활을 한다고 한다. 선인장의 가시가 박힌 몸체는 강렬한 태양광선을 잘 견디게 해서, 수분 증발을 억제하도록 돕기때문에, 건조한 사막에서 이 가시몸체가 저수탱크 역할을 해주 역활도 한다. 결국, 사막지역의 열악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의 산물로 선인장은 가시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환경이 척박한 지역의 선인장일 수록, 더욱 험악한 모습으로 가시를 드리운다. 겉보기에, 무수히 얽혀 있는 가시들이 환경의 척박함을 대변해주는 바로미터인 것이다.
그런 선인장을 가져다가, 온화하고, 습한 지역에서 가꾸다보면 가시의 수나, 세기등이 줄어들고 물러진다. 비록 식물일지라도 표피로 느껴지는 환경이 척박하지 않으므로 생존을 위해, 그렇게 절박하게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선인장의 가시는 생물이 생존을 위해 나름대로 주변환경에 적응해가는 예를 잘 보여준다하겠다.
선인장에게 매일 아름다은 클래식 곡을 들려주었더니, 가시가 다 떨어졌다는 보고도 있다고 한다. 표피로 느끼는, 클래식의 음색과 음파로 전달되는 분위기등으로 선인장이, 사막의 험난하고 척박한 환경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리라.
또, 선인장은 수분이 적어서 자신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꽃이 핀다한다. 종족보존의 생명의 원초적 반응이 작동하는 걸까, 꽃밑에 가시를 감추고 꽃을 탐하여 함부로 덤비는 무리들 찔려서 혼쭐이 나도록 보복하려는 것일까? 수분의 증발을 막기 위해 가시를 피우고, 수분이 적어져서 생명이 위태롭다 싶으면, 꽃을 피운다?
잘난 인간들은 어떤가?
인간에게는 감정과 이성, 지성이 있다. 인간만이 사리를 분멸하는 이성과 인식능력인 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물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을 스스로 판단하고, 절제하고, 조정. 조절하고, 필요하면 도구를 이용해서 상황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그 바탕은 육체이다. 인간의 육체속에 깃든 감정과 이성과 지성의 작용으로 인간이 인간구실을 하는 것인데, 이 육체적 바탕이 부실하거나, 여기에 담긴 감정과 이성, 지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사리를 분별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오성을 통한 인식의 메카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정신적인 결함도 발생하고, 육체적 결함도 있을 수 있다. 인간에게는 종종 육체와 정신적인 인터페이스의 부조화 결함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결함들은 세대와 환경, 그리고 이성과 지성의 수준이나 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인간나름대로 그릇이 있고, 그 그릇은 세대나 환경, 이성과 지성을 경험하고, 습득하고 이해하고 소화하는 수준에 따라 커가기도 하고 쪼그라들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인생이 사막처럼 식막하게 변화기도 하고, 오아시스처럼 되기도하고 한다. 인생도 환경에 그만큼 변화무쌍하게 변화는 것이다.
인간이 감정적으로,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반복되면, 그 상황을 받아드리는 것을 거부하게 되고, 주변에 대항하여, 생존을 보장할 길이 없는 고슴도치가 그 모습으로 변하는 것처럼, 사막의 열악한 환경에 적응하느라 생긴 선인장의 가시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가시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인간의 감정은 외부의 도전이나 두려움이 느껴지기만하면, 가시끝을 통하여 날카롭게 표출되기 때문에, 스스로는 방어적인 입장에서 표출된 것이라도,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다.
인간이 여유로워지고, 주변에 평화로운 분위기가 흐르게 되면, 이런 감정은 누그러뜨려지는 것이, 선인장의 가시가 떨어지는 자연원리는 같은 것이지 싶다.
험난한 인생살이에, 자신의 이익, 자신의 감정훼손은 감수하지 않고, 미주알코주알 일일이 대응하고, 마주치다보면, 어느듯 선인장의 가시덩굴같은 감정의 가시가 심장을 둘러싸게 된다. 그런 가시는 선인장과 달라, 자신를 보호하는 듯이 보이지만, 기실, 언제든지, 자신의 심장을 찌를 수 있는 위험천만한 무기로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내 입장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은 사막의 열악한 환경보다 더, 자신과 이웃을 더 황폐하게 하는 세상의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선인장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어 가시를 떨어뜨리듯, 오늘날의 모난 인생을 사는 인간들이여, 감정을 절제하고, 마음에 여유를 채워, 마음속에, 심장주변에, 숭숭히 밖혀 있는 가시를 없애야 하지 않을까?
남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나의 감정, 나의 이익을 먼저 포기하고, 버리는 마음이 선행하면, 인간에게 가시를 돗게하는 감정이 생기지도 않지 싶고, 이미, 감정이 가시처럼 뾰족히 솟아있다하여도, 그런방향으로 이성과 지성의 그릇을 키우는 것으로, 그것을 누그러뜨리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인간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하고, 인간이기 때문에 마땅히 그래야만하는 것이다.
아무리 환경이, 세태가 사막같이 척박하게 변해간다고 하지만, 인간의 마음속에 선인장같은 가시를 품고서야, 우찌....
ㅎㅎㅎ
'수상잡록 > 수상록.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이와 주고 받은 첫메일 (0) | 2009.08.18 |
---|---|
어떤 부활 (0) | 2009.08.17 |
이순신장군과 이에야스 (0) | 2009.08.08 |
공부를 하는 까닭 (0) | 2009.08.05 |
쌍용자동차, 그 후의 살길 (0) | 2009.08.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