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미약(心身美約)
나이들고 연식이 오래되면
그토록 가깝고 정답던 심신(心身)은
티격태격 비틀거린다
心身이 微弱해지기 때문이다
심신미약(心身微弱)
心)
하이고 아직 心은 청춘인데
心대로 되는 기 업네
身, 네놈이 안따라 주이
덩달아 용기도, 의욕도 사그러들고...
身)
그 동안 니꼴리는 데로
나가 많이 따라 주었다 아이가?
心心心難可尋(심심심난가심)이라
달마대사가 禪門撮要(선문촬요)에서 뭐~라하듯
니가 그라이,
心아心아 니를 종잡을 수 없다한다아이가
이제와서 왠 내탓, 왠 身탓
나가 니 뒷바라지 한다고 개 끌려다니 듯
골뱅이 들어 이렇게 제구실도 못하고 있는 디
인자 니가 내 쫌 보살펴주라
라즈니쉬 가라사대
"身은 아무런 문제를 낳지 않는다.
문제를 만드는 것은 心이다.
그대의 身을 사랑 하라.
그대는 身을 즐기고 돌보아야 한다."
心)
무신소리
니는, 라즈니쉬의 본질도 왜곡하는구나
라즈니쉬의 身은 착한 身이였던 모양이다
니처럼, 괴팍하고, 산만하고,
이기적인 身이였다면
그런 소릴 못하였을 것이다
꼴리는 대로 하는 것은
나보다 니가 항상 앞장섰제?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밤이나 낮이나
내가 내키지 않는다, 쉬고 싶다 캐도
니는 나를 겁박하고, 나를 무시하며,
심지어 나를 닫아버리고
니 스스로 기어가서
마이 처묵었다 아이가
토악질을 해낼 때까지 술을 처 묵기도 하고
온갖 음식을 처묵는 데만 신경쓰고
심지어는 암컷에 엎어져
저급한 쾌락만을 추구했지,
나를 위해 한 일이 무어더냐?
나는 니 땀시,
니의 그 오만한 태도 땜에
평생을 나를 움츠리고 살아왔노라
身)
心아, 心아,
어찌 나만의 추구라 하겠느냐?
내가 술을 처묵기 전부터
너는 간절히 바라지 않았더냐?
내가 암컷을 탐익할 때
身心동체라느니
니는 나서서 나를
격려한답시고 선동하지 않았느냐
라즈니쉬가 말했다
“나를 소홀히 하면
내면의 조화를 결코 이룰 수 없다.
身心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어느 날 사라질 운명이다.
마치 물거품과 같다.”
그러니
어찌 너를 두고
나혼자 너의 동의없이
추구하였겠느냐?
그러니 나는 니가 이끄는 데로
이끌렸을 뿐이다.
오랫동안 나를 지배한 것은
心, 너였기에
나는 너의 뜻대로 움직였을 뿐이다
왜, 나에게 덮어씌우느냐?
心, 너는 이중의 탈을 쓰고
나를 모욕하고 욕되게 할 것이냐?
心아 니속에
천지만물을 담고 있으면
니는 이 세상이고, 이 우주이다.
똥물을 담고 있으면
니는 변기그릇에 불과할 것이다
心)
身아身아
니는 나와 무관하게
존재한다고 생각하느냐?
나와 무관하다면 니는
산야에 널려있는
돌덩이나 흙더미와 무엇이 다르더냐?
나로 말미암아 태어난
나와 더불어 생사를 같이 해야할 니는,
나를 넘어 니꼴리는 대로 하면서
어리석게도 나를 겁박하느냐?
나를 넘어서려 하는 것인가?
니는 나와 무관하게 존재할 수도 없느니라
니는 나와 무관하게 존재한 적이 없으므로
나가 사라지지 않으면 니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나가 사라지만, 니도 사라진다
그것은 필연이다
그러나,
우리의 탄생과 죽음은
우주속에서 티끌보다 못한
너무나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모든 욕망은 건전치 못하다.
욕망은 미친 짓이다.
그러나
욕망이 채워지지 않으면
우리는 슬퍼하고 좌절한다.
욕망이 이루어지면
우리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허상,
환영을 쫓았다는 것에 대하여
좌절하고 슬퍼하게 된다.
그리고 더 큰 욕망을 찾아 헤매는
자신에 또 실망한다.
그러니
너는 너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행동하라
깨달아라
자중하라
겸손하라
心과 身은 끝없이 다투었다
그러다, 문득 깨닫게 된다.
心은 身이 일방적으로
처신하지 않았다는 것을,
心이 일깨워준
가이드라인에 따라 움직였다는 것을
心은 身이 心의 고려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것을
身은 心이 언제나 身의 소리에
귀를 귀우리지 못한 것이
心만의 잘못이 아니란 것을
身이 눈을 감는다 하여
세상이 보이지 않지만,
세상이 없어지지 않듯이
身이 눈을 뜨면,
세상모습을 다시 보듯이
생각이 한결같이는
일어나지 않을 지라도
존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心의 작용이 일어나면,
心身의 존재를 인식한다는 것을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心의 작용
그 心의 작용이 일어나는
한 순간의 시간이기도 하고
온 공간이기도 하는
그 세상이 心이라는 것을
그 세상의 크기가 心의 크기이며.
心은 그 心의 모습이라는 것을.
천지만물을 담고 있는
그 心은 이 세상의 모습이라는 것을
라즈니쉬가
心身의 깨달음에 숫가락을 얹었다
“향기를 머금고 있으면
그 心은 봄의 정원같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밭의 모습이지만.
똥물을 담고 있는 心은
변기그릇 모습이리라”
"천국과 지옥은
내면의 공간속에 존재한다"
내면의 공간이 좁다면
천국도 지옥도 설 땅이 좁아진다
내면의 공간이 없다면
천국도 지옥도 없게 된다.
내면의 공간을 키우는 것은
心만의 몫은 아니다
心이 몫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身의 몫이고
身이 몫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心의 몫이고
心이 없는 身은 나무토막에 불과할 뿐이고
身이 없는 心은
실체없는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心은 身을 통해
세상을 담아 볼 수 있고
身은 心이 있을 때,
내면의 공간을 엿볼 수 있다
심신미약(心身美約)
心과 身은
오랜 다툼 끝에
아름다운 약속에 이르렀다
우주의 먼지로
소멸의 날까지,
心은 身을 받들고
身은 心을 섬기기로
2022년 3월9일
靑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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