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고가 삼총사
'고양희', '고란희', '고할매'
그 고양희가
매일 우리집 쓰레기 구덩이를
뒤적인다네
'네 이놈'
한번씩 혼줄을 내기도 하지만
대부분
못본체 하거나
간혹
추운 겨울 얼어붙은
쓰레기 더미 뒤지는
고양희가 안스러워,
갈비뼉다귀 뜯을 때
한 구텅이 남겨두지요
나이 70이 다 되어가니
대충 마이 살앗다 시프네요
마이 처묵고, 마이 싸고, 마이 씨부리고...
그러다보니
기(氣)가 막혀 앞이 흐릿하고.
귀(耳)가 자주 막혀서 잘 들리지도 않네요
성현들이
왜, 지식과 지혜를
굳이 구분 했겟습니까?
지식은 머리에 담기고
지혜는 마음에 담긴다고 합니다
마음이
머리를 제어하지 못하면
아마도,
또라이 이거나
지극한 천재가 아닐까 싶네요
이즈음에
머리에서 나오는 지식을
마음의 지혜가 제어하지 못하면
그 지식은
중구난방, 천방지축
쓸모없는 쓰레기일 뿐
나이 더 묵어가면,
대부분 몸도 마음도 오그라들고
과거의 온전한 지식도
과거의 슬기로움도
이때쯤 버려야할
쓰레기가 되어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
굳이
지혜로움이 없다면
지식이랄 게 없으면
마음이 오그라들던말던
지혜롭던 지혜롭지 않던
쓸모없던, 쓸모있던
쓰레기가 되던
무슨 대수리요?
그러니
여태 내가 쌓아 왔던
지식나부랑이라는 게,
내 마음이 제어하지 못하니
영낙없는 쓰레기라,
태워버릴 일만 남아...
여기서 태웠더니
어떤 이는
하필, 와 여기서 태워? 카며
들리지도 않는 내귀에 대고
목소리 높이는 것 같고
어떤 이는
열심히 쓰레기 타고남은 더미를
뒤적거리며
뭔가 궁시렁(?)거리는 것 같으니
참, 민망하기도 하고....
차라리
쓰레기 소각장을
옮기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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