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문을 넘어가는 턱
문을 넘어오는 턱
바람을
막아주기도 하지만
넘나들다
문턱에 걸려 자빠지기도 하고
문턱에 그냥 주저앉기도 한다.
‘에이 xx 문턱’
문턱에 걸린 발가락의 아픔이
무척이나 크기도 한다
누굴 탓하리요?
문턱이 높음을 탓하리오?
문턱을 높힌 목수를 탓하리요?
그건,
한치 앞도 못내다 본
내 어리석음 탓 아닌가?
차라리
문턱에 걷어 차인 아픔은
문턱을 높힌 손목때기를 자르는
그런 아픔보다 훨씬 낫지
많은 인간들이
내로남불, 아시타비(我是他非)
주문에 걸린 듯
어리석고 암울하고
음흉하기조차한
저 어둠의 문턱을
죽자 살자 넘어가더니
언제부턴가
그 어둠의 문턱을
밟고, 차고, 허물며
죽자살자
세상밖으로 뛰쳐나오는
인간들이
줄을 이을게다
손목때기 자르는
그 아픔이 두려워
그러는 것만은 아니다.
그러는 게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문턱
세월의 문턱을
피해갈 방법은 없다
이미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공정과 정의의 제단에
뿌려진 오물을
치워야한다는 깨달음
공정과 정의가 무너지면
神내린 무당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절실한 깨달음,
그 제단앞에서 회개하고,
그런 깨달음만이라도 기대하는 것은
봄이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내로남불, 아시타비로
밝은 햇살을 가리고
神내린 주문에 걸리듯
어리석은 인간들에게는
아직은
봄의 햇살이 낮선 새순처럼
세상이 낯설다
봄으로 넘어가는
븜을 넘어가는
시간의 문턱
세월의 문턱
그 문턱을 넘어
神내린 무당들이
세상을 지배하기 전에
그 문턱을...
차라리
바람처럼
바람이 되어
세상과 나 사이 문턱을
자유로이 넘나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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