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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눈(雪)으로 신고하는 봄

by 靑野(청야) 2021. 3. 2.

<2021년3월2일>

 

<2021년 3월2일>

"조물주께선 왜 여자를

 저렇게 아름답게 창조하셨습니까?"

남자가 물었다.

 

"그래야 네가 사랑할 테니까."

조물주가 답했다.

 

남자는 이어

"그러면 왜 여자를

그렇게 어리석게 만드셨습니까?"

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조물주가 대답했다.

"그래야 너를 사랑할 테니까."

 

 

겨울내내

눈(雪)다운 눈은 오지 않더니

봄이 되자마자

첫날부터

눈으로 신고하네

 

사람사는

세상은

언제나 씨끌법적

현란하고 어지러운 법이다

 

대지에

사시사철

꽃이 피고지고

바람이 불고지고

오늘처럼 뜬금없이

눈이 내리기도 한다

 

하늘은

세상이 더러워지면

간혹 눈(雪)으로

덮어버리고 싶나보다

 

 

바람에
귀가 있다면
세상 씨끄러워
굳이 바람이

불려고 하겠는가

 

꽃에
눈(眼)이 있다면
세상 어지러워
굳이 꽃이

피려고 하겠는가

 

씨끄럽고
어지러움이

인간세상의 일상이거늘

 

꽃에

눈(眼)이 있다면
바람에

귀가 있다면
어찌 그 씨끄러운 꼴을

지켜보려 하겠는가
어찌 그 어지러운 불편을

감당하려 하겠는가?

 

꽃은
아름다운 자신을
스스로 볼 수가 없네

바람은
감미로운 자신의 노래를
스스로 들을 수 없네

 

꽃은

눈(眼)이 없으니
세상 어지러움에 초연하고
바람은

귀가 없으니
세상 씨끄러움에 초연하도다

 

사계절,

피고지는
아름다운 꽃은

언제나 향기롭고

 

계절을

가리지 않는
신선한 바람은
언제나 대지에
차고 넘치네

 

모든 것들을 배려하는

하늘의 지혜로움을

 

인간의

작은 지혜로

가늠하기 어렵네

 

2021. 3.1
靑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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