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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양자컴퓨터

by 靑野(청야) 2021. 3. 4.

Photo by ThisIsEngineering from Pexels

인류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발명 중 하나가 '컴퓨터'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힘들다. 컴퓨터는 간단히 말하자면 계산기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당신이 쓰고 있는 컴퓨터와 노트북 그리고 스마트폰 역시 고도화된 계산기 일 뿐이며. 우리의 클릭 한번, 터치 한 번을 입력받아 컴퓨터 그리고 스마트폰은 이를 계산하여 우리가 원하는 결괏값을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컴퓨터는 입력된 숫자와 명령어를 스스로 처리하여 출력한다. 출력값은 보통 사람이 보기 편하게, 가시적인 결이 값을 보여준다.

그럼 이 고도화된 계산기의 작동원리는 어떻게 될까?

바로 스위치를 끄고 키는 일이다.

독자들 일부는 너무 간단하여 놀랄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CPU에는 트랜지스터(transistor)라는 작은 스위치들이 엄청나게 많이 존재한다. 이 스위치들은 전기 신호를 끄고 키는 역할을 한다. 만약, 스위치가 켜진 것을 '1'그리고 꺼진 것을 '0'이라고 했을 때, 수많은 트랜지스터는 여러 개의 "10101010100010010..."와 같은 이진수 표현이 가능하다.

그래서 컴퓨터의 언어는 우리가 흔히 쓰는 십진수(1,2,3, ...)가 아니라 이진수(1,0)인 것이다. 이러한 트랜지스터의 조합을 논리게이트(Logic gate)라고 하며, 이러한 논리게이트의 조합으로, 우리는 이진수의 덧셈, 뺄셈, 그리고 곱샘 등 여러 가지 연산이 가능하다. 당연히, 컴퓨터는 마지막 출력값은 우리가 익숙한 십진수를 보여 줄 것이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컴퓨터는 우리가 입력하는 값들(키보드 타자, 마우스 클릭, 화면 터치)을 전기 신호로 바꿔 수천개의 스위치가 있는 CPU로 보내 계산을 한다. 계산이 끝나면(빠른 시간 이내에) 우리가 원하는 결과값을 보여주는 것이다.(예, 인터넷 접속, 앱 실행, 사진촬영 등)

그런데,

기술의 발전으로, 트랜지스터는 작아지고 또 작아졌다. 현재의 전형적인 트랜지스터의 크기는 14 nm(n: nano 10^-9)이며, 에이즈 바이러스 보다 6배나 작은 크기이며, 적혈구 보다 500배나 작은 크기이다. 작아지는 트랜지스터는 드디어 불확정성 원리(Uncertainty Principle)가 지배하는 양자 영역에 발을 들이게 된다.

Photo by Marlon Trottmann from Pexels

이제 더 이상 양자영역에서는 이전의 트랜지스터 역할을 기대 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스위치를 끄면 '0' 그리고 키면 '1'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영역에서는 입자들은 벽들을 뚫고 다니며, '있다 혹은 없다'라는 기본적인 존재성 정의조차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양자 영역에서의 불확실함 때문에 이세계에서의 핵심은 확률이되버린다. 바로 트랜지스터가 '0'을 가질 확률 그리고 '1'을 가질 확률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게 중요한것이다. 우리가 관측하기 전까지 우리는 이 둘의 확률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한다. 이를 양자역학에서는 확률이 중첩원리(Superposition Principle)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뒤통수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비슷한 3아이, 철수, 짱구, 맹구가 있다고 하자. 예를 들어 분명히 이 셋 중 하나의 아이가 길을 지나가고 있었다, 아이의 어깨를 돌려 얼굴을 보았을 때는 분명 짱구였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더 보았을 때는 짱구가 아닌 철수 혹은 맹구가 돼있는 것이다.(물론 확률이기 때문에 짱구가 다시 보일 수도 있다).

조금 감이 오는 독자라면, 우리가 아이의 얼굴을 보기 전까지 지나가는 아이는 짱구, 철수, 그리고 맹구 일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 아이의 얼굴을 봤기 때문에 이 아이가 누군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을 이해했을 것이다(물론, 이해가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Reference

1.Quantum Computer, Wikipedia

2.Quantum Computers Explained, Kurzgesagt

3. The incredible physics behind quatum computing, Big Think

하지만

과학자들은 반대로 이러한 불확실한 성질을 이용하여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양자 영역에서 트랜지스터는 큐빗이라는 '0' 또는 '1'의 값을 확률적으로 동시에 갖고 있다. 물론 위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단 큐빗을 관측하면 결괏값은 0 또는 1인지 우리는 알 수 있다.(어깨를 돌려 얼굴을 보면 짱구, 맹구, 혹은 철수인지 알 수 있듯이) 하지만 그 전에는 '0'과 '1'의 확률이 동시에 존재한다.

과거의 영역에서는 4개의 트랜지스터가 가질 수 있는 이진수의 조합은 총 16개이다. 우리는 이 중 하나의 조합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양자 영역에서 이 4개의 트랜지스터는 16개의 경우의 수를 확률적으로 동시에 갖고 있다.(확률함수가 붕괴되기 이전에는) 참고로, 20개의 큐빗이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이진수 조합은

무려 1,048,576개이다.

양자역학에서 또 다른 신비로운 성질은 확률의 얽힘(Entanglement)이다. 이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입자의 상태가 확률로서 얽혀있는 관계라고 생각하면 도니다. 만약 두 개의 얽혀있는 양자 트랜지스터가 존재할 때, 관측을 하여 '0'을 얻었다면 즉각적으로 나머지 한 개는 '1'을 갖는다. 이는 이 둘이 얼마나 떨어져 있든 상관없이 작용한다. 이와 반대로 처음 '1'을 얻었다면 다른 한 개의 값은 '0'을 얻는다.

양자역학에서 얻을 수 있는 압도적인 이진수 조합들과 확률 얽힘으로 확률을 조작하면, 우리는 이전에서 사용했던 논리 게이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과거의 4개의 트랜지스터는 16개 중 1개의 값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양자 트랜지스터는 16개 모두를 동시에 가질 수 있으며 사용자에 명령에 따라 이중 1개의 값을 걸러낼 수 있다. 여기서부터가, 양자 트랜지스터와 과거 트랜지스터의 압도적인 차이이다. 만약 일반적인 컴퓨터들이 데이터 베이스 검색을 시작하면 컴퓨터는 데이터 베이스에 있는 하나하나 데이터를 보여주며 이를 처리한다.

This photo is originated from Kurzgesagt Youtube Channel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이전 컴퓨터들이 걸렸던 시간에 제곱 근(예, 일반 컴퓨터가 10초 걸리면 양자 컴퓨터는 3.1초) 배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엄청난 속도를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거와 같이, 확률이 중첩되어 동시에 존재하니 계산 역시 동시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자 컴퓨터 본체

오늘은 여기까지가 내가 준비한 컴퓨터의 원리에서 부터, 컴퓨터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의 설명이다. 안타깝게도 양자컴퓨터는 아직 실용화 되기 까지 갈길이 멀다. 작동 비용과 컴퓨터의 크기는 눈의 띄는 단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해왔던 것처럼 우리는 다시한번 진보를 이뤄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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