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쓴 이런 세상이 있노?
'코로나로 5인 이상 모임금지'
그라니
'행수님, 나 제사지내러 안갈라요
대신에 기제사때 갈깨요'
코로나는 핑계로,
매년 가던
큰 집가던 것을 포기했다
자식놈들도
저거 자식 핑게대고 몬 온단다.
손녀, 손자 보고 싶은
우리 할배 심정을 헤아려
'우리가 지나는 길에 잠시 들러까?'
캐도
역시 방문 사절!
내가 행수님께 변명댄
똑같은 수법(?)으로
우리가 당한다?.
5일 년휴에
날도 포근 하고 심심타
'할배, 우리 구룡포나 다녀올까?'
우리할배는 원래 지꺼를
내 거시기 구멍에 맡껴놓꼬
인자 내한테 쓸모 업쓰니
갖고가라 해도
인자 지도 필요 엄슨 께
알아서 하라한다.
페기처분하든,
오데가 팔아묵든
달고 다니든
졸지에 나가
할배역할 해야한다.
설날 아침
느즈막에 일어나 바람을 잡았다
구룡포는
西土거사 고향?
어릴 때 자랐던 곳?
그렇게 알고 있다
아무튼, 포항시 일부로
포항의 죽도시장과
구룡포 시장에는'
싱싱한 해산물이 많다.
김장철 젓갈땜에,
한번식 싱싱한 해산물 생각이 나면
찾는 곳이다.
가고 오는 데, 가서도
자갈치 시장보다
덜 복잡햬서 좋다.
구룡포에는
10룡의 전설이 서린 곳이라고
은젠가 소개 했다.
천년을 묵은 이무기 열마리가
하늘을 오르다
아홉마리는 승천하여 구룡이 되고
한마리는 승천에 실패하여
지상에서 온갖시름과 고통을 감수하여
다시 승천 할 날을 학수고대 한다는
전설이 서린 동네
'조선비사'에서 예언하기를
그 한마리 이무기가
이땅에서 실망하여
西土지역으로 옮겨가서
다시 승천을 시도하다, 몬하고
여기 구룡포 인근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기 어려븐 소문이 돌기에
겸사겸사,
아무 사전 계획업시
홀연히 집을 나선 것이다
이 지역에서
10룡의 전설만큼이나
그 유명한 과매기를 샀다
조상에 바칠 과매기라믄 좋았을 걸
돌아오는 길에
탁주님을 모셔오고...
이런
'불효막심'
과매기를 초장에 찍어
곤달비에 싸서,
탁주님 경배하기가
아무래도 조상께 민망타
그것도 정월 초하루
우쨋튼
기가 막히다
얼큰히 취해온다
주여!
비나이다
비나이다
부디,
이 추운
엄동설한에
생활투쟁,
생존전쟁에
내몰린
내목과 사지에 들어오셔서
뻣뻣해진
내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시고
내머리통에
가득한 불신과
불안을 내쳐서
온전한 날들을
기꺼이
맞이 할 수 있도록
해주소서
천지오방을
책임지고 있는
소주님!
탁주님!
맥주님!
양주님!
온갖
잡주님!
부디!!
비나이다
비나이다
옴
도
로
도
로
!
어느새 조상이고
서토고 다 이자묵고
과매기랑 바닷속을 헤맨다
년휴 전날,
집으로 오다
20리 넘게 떨어져 있는
인근 마트에 들러
하루에 한병꼴로
총 다섯병이나 사오는 선택을
'선견지명'
'탁월했다'
자화자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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