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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그날, 2월14일

by 靑野(청야) 2021. 2. 14.

<유럽 탐사선이 보내온 화성사진, 출처: 조선일보2021. 02. 14>

 

<우리집화단, 모란의 새순>

 

<우리집 화단, 돌단품 새순>

그날

2월14일
성 발렌티누스의 축일?
연인들이
카드나 초콜릿을
주고 받으며
사랑을 확인한다는

그날
이는 저거 동네아아들
이바구고

여기

우리동네 땅에는
긴 겨울을
움추리고 숨죽이며
오랜 동면에 들었던

초목의 생명들이
이부자리를 걷고
때가 되었나?
인자, 꿈지럭 해볼까?
기지개를 켜는 날

그날,

2월14일

동지를 지나
한뼘두뼘
길어져 오다
이제 제법
팔길이 정도는
길어진 햇살

봄이 턱밑에
얼마남지 않았다

인간들이

코로나 이후세상을
학수고대하듯

혹독한
추위속에서
바들바들 떨면서
오늘이 오기를
참고 기다린

생명들

아직은

그 희망이
그 화려함이

멀리 있다하여도

인간들이

코로나19로
암담한 시간속에
백신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리듯

이미
그 생명의

기척만으로
봄이 가까이
오고 있다는
희망의 싹을 틔운다

멀지않아

담장과 화단에

우후죽순처럼

꽃들이 피어나고

벌과 나비가 날아드는

날들이 오리니...

 

유럽탐사선이 보내온

화성의 아름다운 지형?

그러나

아직은 그곳에서

생명의 모습이

어디에도 보인다는

소식이 없다

 

그러니

저런 황량한 곳에서는

겨울이고 봄이고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추운 겨울에서도

온갖 꽃과 벌나비 날아드는

다스한 봄날을 기다리는 ,

그런 날들이

그런 희망이 있기에

 

이 땅에 산다는 것

자체만으로

축복이다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는 소리

그 시작을 알리는

2월14일

 

날은 포근하고

겨울비가 내린다.

 

봄을 기다리는

초목의

생명들에게는

 

연인들이

나눌 만한 사랑보다

더 감미로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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