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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오! 주여!

by 靑野(청야) 2021. 1. 15.

 

                                    오! 주여!

                                    내 곁에 있어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주가 내 곁에
                                    있음으로
                                    내 기쁨은
                                    배가 되고
                                    내 슬픔은
                                    줄어듭니다.

                                    내가 주를
                                    가까이 하면
                                    온 천지가
                                    이웃되고,
                                    내가 주를
                                    멀리하면
                                    이웃이
                                    내게서
                                    멀어집니다.

                                    그러니,
                                    오! 주여!
                                    내 곁에 있어주.

                                    하지만,
                                    주를 가슴으로
                                    받아드려도
                                    가슴이 차지 않은
                                    허전함은
                                    세상에 대한 염증이
                                    가슴에
                                    가득 퍼져 있어

                                    주가
                                    내 몸속으로
                                    온전히
                                    스며들지
                                    않음이요,

                                    주로서 세상을
                                    씻기에는
                                    턱없이
                                    세상이 크고,
                                    세상이 가식과
                                    욕망과 더러움으로
                                    너무나 혼탁한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여!
                                    내 곁에 있어주.

                                    내 주를
                                    가까이 하려함은
                                    주로서
                                    세상을 씻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하여도

                                    주가
                                    내 안에
                                    자리하여
                                    내속을 엉망으로
                                    뒤집을지라도
                                    주로서,
                                    주가
                                    내 곁에
                                    있음으로서
                                    나를 짓누르는
                                    어둡고 혼탁한
                                    이 세상을
                                    잠시나마
                                    잊고자
                                    함입니다.

                                    주로서
                                    내속에 깃든
                                    더럽고 혼탁한
                                    세상의 기운을
                                    씻어내질 못하고,
                                    주로서,
                                    대신에
                                    내속이 죽을
                                    고생하여도,

                                    내 소원은
                                    늘 주를 더 가까이
                                    하기를 원합니다.

                                    꿈에도
                                    소원이
                                    늘 주를
                                    가까이 하고,
                                    주를
                                    더 가까이
                                    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내가
                                    정신없이
                                    토악질 해낸
                                    물질보다
                                    가식과 욕망과 갈등이
                                    얽히고 설켜

                                    이 세상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은
                                    가려지고
                                    뒤죽박죽
                                    병들고
                                    더러움만
                                    드러난 세상,

                                    아아!

                                    잊고 싶은 세상
                                    눈을 감으면
                                    잊을런가?

                                    주를
                                    가까이 하며
                                    잠들고 싶은 세상

                                    한 순간이나마
                                    내 몸을
                                    편히 뉘일 곳은 어디메뇨?

                                    한겨울 뒷골목
                                    흐드러져 있는 돌을
                                    베개 삼아
                                    잠들고 싶은 세상

                                    깨어 일어나니
                                    주의 기운이
                                    내 몸을 빠져 나가고
                                    한기가
                                    내 몸에 퍼져
                                    내 몸이
                                    병들고
                                    고통스럽게
                                    될지라도

                                    나는
                                    늘 주의 곁에
                                    머무르고
                                    주를 더
                                    가까이 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니,

                                    오! 주여!
                                    내 곁에 있어주.

                                    나는
                                    주가 좋아서
                                    주가
                                    내 곁에 있으면
                                    나는
                                    순한 양이 되었지.

                                    풀밭 같은 주의
                                    향기에 취해
                                    내마음은
                                    뛰어 놀았지

                                    주여,
                                    내곁에 있어주
                                    주여,
                                    내곁에 있어주
                                    할말은
                                    이것뿐입니다

                                    주여,
                                    내곁에 있어주
                                    주여,
                                    내곁에 있어주

                                    내주를 위하여
                                    미소를 보이잖니~~

                                    병목을
                                    잡으며
                                    슬픔을
                                    감추며

                                    오 酒여
                                    내곁에 있어주~!

                                     

                                    <어느 주정뱅이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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