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포착..이 몸이 화살이 되어곽노필 입력 2020.06.09. 08:06 현재페이지 URL복사 https://news.v.daum.net/v/20200609080608859URL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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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반을 향해 날아라.' 견공이 바다 위의 원반을 잡기 위해 온몸의 근육을 쫙 펼치며 45도 각도로 솟구쳐 오르고 있다. 온몸을 화살처럼 곧게 뻗은 모습이 목표물을 향한 집념의 정도를 잘 말해준다. 개를 훈련하고 있는 주인이 몸을 낮춘 채 고개를 돌려 이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 개가 목표물을 완벽하게 낚아채기 직전이다. 국제 사진 공모전 가운데 하나인 국제사진상(IPA)의 원샷(one-shot) 부문에서 2위(자연)에 입상한 사진이다. 여러 장의 사진을 출품해 경쟁하는 다른 부문과 달리 원샷 부문은 특정 주제와 관련한 단 한 장의 사진을 놓고 겨루는 것이 특징이다. 대상은 한밤의 야생 당근 식물 올해의 원샷 주제는 ‘움직임’(movement)이었다. 주최쪽은 `인생은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부단한 움직임'이란 인도 철학자 지두 크리슈나무리티의 말을 빌려, 이 주제를 선택한 취지를 소개했다. 지난 4월 마감한 올해 원샷 사진 공모전 수상작이 최근 발표됐다(https://www.photoawards.com/winner/). 심사는 예술, 자연, 사람, 거리, 기계 5개 카테고리로 나눠 진행됐다. 대상은 예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독일 사진가 안네 마손-회르터(Anne Mason-Hoerter)의 야생 당근 식물 사진이 차지했다. 당근 식물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촬영한 뒤 이를 합쳐 한 장의 사진을 완성했다. 50여장의 사진을 찍고 합성하는 데 한 달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당근 식물이 밤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야간에 촬영했다고 한다. 2001년 이 상을 제정한 호세인 파르마니(Hossein Farmani)는 올해의 주제에 대해 "모든 것은 움직이며 변화하고 진화한다는 위대한 개념을 사진을 통해 탐구하고자 하려는 것"이라며 "다양한 능력의 사진가들이 추상, 인간, 동물, 기계 등 여러 형태로 이 개념을 어떻게 소화하는지를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연 부문에선 ‘월리스날개구리’(Wallace’s Flying Frog)가 1위를 차지했다. 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 서부에 사는 이 개구리는 단거리 비행 능력이 있다. 아름다운 긴 다리를 쭉 뻗으면서 물속에서 수영하는 장면이다. 하늘에서 본 서울 톨게이트는 ‘반도체 칩’ 기술·기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사진은 낯이 익은 풍경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만남의광장 톨게이트로 추정된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톨게이트와 수십개의 차로가 직간접 조명 아래 어우러지며 반도체 칩을 연상시키는 형상이 카메라에 잡혔다. 작가는 이 사진에 ‘도시의 반도체’라는 제목을 붙였다. 아마도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라는 점을 의식한 작명인 듯하다. 정보 통로인 반도체와 차량 통로인 톨게이트의 이미지를 결합한 상상력이 재치있게 느껴진다. 작가는 작품 설명에서 "우리는 대량 고속 전송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 부문에서는 중국의 농민 사진이 1위를 차지했다.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중국 윈난성의 고원도시 리장 지역에 사는 바이족, 낙시족, 이족들은 지금도 전통 농법에 따라 벼 농사를 짓는다. 전통 복장을 한 여성들이 수확한 벼를 담은 바구니를 등에 지고 노래를 부르며 언덕길을 오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거리 부문 1위는 르완다의 `학교 가는 길'이다. 아이들의 아버지인 듯한 이가 꼬마 둘을 자전거에 태웠다. 집중호우가 내리는 중에 잠시 차를 멈추고 있던 중 포착한 장면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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