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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철학.에세이.한시.기타자료/유익한 글모음

모란이 피기까지는

by 靑野(청야) 2020. 5. 7.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 영 랑 -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져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보람 서운하게 무너졌으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웁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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