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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카인 폭풍

by 靑野(청야) 2020. 3. 20.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을 말한다.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면역 체계가 가동된다. 이 과정에서 분비되는 면역물질을 일러 사이토카인이라 하는데,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되면 정상 세포들의 DNA가 변형되어 2차 감염 증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를 일컬어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 반응의 과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높은 젊은 층에서 발생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본다.각주1)


사이토카인 폭풍이라는 말은 1993년 미국 미시간대학 암센터 제임스 페라리가 처음 사용했다. 페라리는 1918년 스페인 독감 유행 때 젊은 층 사망이 다른 팬데믹(대유행 감염병)보다 20배 이상 높은 이유를 찾기 위해‘바이러스 독성’과 ‘폐에서 바이러스 증식 능력’을 조사했다. 페라리는 일반 유행성 독감보다 무려 3만 9,000배 이상 증식된 바이러스를 관찰했다면서 이렇게 과도하게 증식된 바이러스가 면역 체계에 혼란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감염세포 주위에 몰려 아군 · 적군 구분 없이 죽이는 등 보호해야 할 숙주 장기 조직마저 망가뜨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조류독감 때 높은 사망률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각주2)

2015년 6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가운데 30 · 40대 감염자가 늘고, 평소 기저 질환이 없었던 50 · 60대 사망자도 발생하면서 ‘사이토카인 폭풍’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특히 6월 15일 보건 당국이 삼성서울병원 의사(35번환자)와 평택경찰관(119번환자)이 현재 위중한 상태로 2명에게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했다고 밝히면서 공포감은 빠르게 확산되었다.각주3) 사이토카인에 대한 공포감은 언론 보도에 의해 증폭되면서 더욱 커졌다. 이 때문에 언론이 사이토카인 폭풍에 대한 공포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예컨대 장슬기는 2015년 6월 17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 환자 사례의 의학 정보가 통제되는 상황에서 일선 의사들도 정확하게 메르스의 실체나 진행 양상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언론의 신중한 보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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