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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수상잡록/수상록.에세이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

by 靑野(청야) 2019. 8. 29.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토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민국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잘들 아시다시피, 이것은 안익태가 곡을 지었다는 ‘애국가의 1절 가사이다. 이 가사는 윤치호(尹致昊)·안창호(安昌浩)·민영환(閔泳煥) 등이 만들었다는 설이 있으나 어느 것도 공인되지 않았고, 안익태가 곡을 만들어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과 함께 대한민국 국가로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노래가 되었다 한다  

    그전에, 1940년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를 국가로 공식 채택했다지만, 1948년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에 의하여 정식으로 국가로 제정되거나 채택된 것이 아니어서, 관습적으로 ‘국가’로 불리되 정식 국가가 아니어서, ‘애국가(愛國歌)’로 불린다나?

    일부 인사들 특히, 정치권에서 ‘애국가’를 지은 안익태의 친일 논란 때문에, 애국가를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로 부르지 말자 문제제기를 해놓고 뒷수습을 않하고 있으니, 일반 국민들은 불러야 될 지, 부르지 말아야 될지 헷갈리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국기앞에서 나라에 충성을 명세하는 엄숙한 의식에 엄숙히 제창되던 애국가가 친일의혹을 받는 안익태 작곡이라 만신창이가 되었다. 졸지에 애국가도 부르기에 주저스러운 '불쌍한 조국'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 포털사이트에 실검을 달군 일이 있었다. '조국을 사랑한다'는 애국심(愛國心)’ 을 발휘하는 맹렬한 세력들이 나타나서 저지르는 짓들이다. 킹크랩 같은 여론조작인지, 어떤지 지금으로선 알길이 없다만,, 우쨋튼, 진정한 ‘애국자(愛國者)’들이 대량으로 뭉치는 모양세는 분명하다.

    “조국이여 힘내세요!’’


    애국가는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불쌍한 조국'을 사랑하는 세력들은 분기탱천 살기를 번득인다, '애국심'의 발호이다. 이는 대한민국 사회가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다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할 것이다.

    ‘타락수구(打落水狗)’,
    "물에 빠진 미친 개는 물에서 건져주지 마라...대신 흠씬 두들겨 패줘라...정신이 들 때까지..."


    중국 근대사의 가장 유명한 계몽주의 사상가, 문학가였던 루쉰(魯迅, 노신)의 말이란다. 그는 1881년 9월25일에 태어나서 1936년 10월1`9일에 졸하였다하니, 청조말에서 1차세계 대전을 거쳐가는 격동의 중국의 근.현대사를 겪은 거물이였다..

    <루쉰, 1881.9~1936.10>


    우리에겐, 아큐정전, 광인일기 저자 로 잘 알려져 있는 데, 그는 '투창과 비수' 라는 산문집에 서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는 글을 썼다.

    권세를 믿고 날뛰며 횡포를 부리던 악인이 있다. 그런 그가 실족하게 되면 갑자기 대중을 향해 동정을 구걸한다. 상처를 입은 절름발이 시늉을 하며 사람들의 측은지심을 유발한다. 그러면 그에게 직접 피해를 보았던 사람들마저도 그를 불쌍히 보며, 정의가 이미 승리했으니 그를 용서하자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어느 날 슬그머니 본성을 드러내 온갖 못된 짓을 되풀이한다.

    원인은 어디에 있나? 물에 빠진 개를 때려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스스로 제 무덤을 판 셈이니, 하늘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해서는 안 된다. 악인에 대한 징치를 분명하게 해두지 않고, 어설프게 용서하고 화해하는 페어플레이는 더 큰 해악을 불러올 뿐이다.


    1937년 10월 19일 옌안에서 열린 루쉰 서거 1주년 기념 대회에서 마오쩌둥은 '루쉰을 논함' 이라는 제목으로 연설했다. 마오는 루쉰의 위 글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루쉰은 '물에 빠진 개는 패야 한다(打落水狗)' 고 주장했다. 물에 빠진 개를 패지 않아 그 놈이 뛰쳐나오면 당신을 물려 들 것이고, 최소한 당신에게 흙탕물을 튀길 것이다."

    그는 운집한 대중에게 루쉰의 혁명 정신을 배워 발양할 것을 호소하면서 이렇게 말을 이었다.

    "우리는 현재 일본 제국주의라는 미친개를 아직도 물속에 빠뜨리지 못했다. 우리는 그놈이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중국 국경에서 퇴출될 때까지 계속해서 두들겨 패야 한다."

    일부 공리론자들은 '보복하지 말라', '자비로워라', '악으로써 악에 대항하지 말라'라는 말들을 외쳐댄다. 그 때문에 악인은 구제된다. 그러나 구제된 뒤에도 감쪽같이 속였다고 생각할 뿐 회개 따위는 하지 않는다. 토끼처럼 굴을 파놓고 남에게 아첨도 잘하므로 얼마 안가 세력을 되찾아 전과 마찬가지로 나쁜 짓을 시작한다.


    루신의 반항과 절망으로부터 승화(?)된 혁명정신은 마오에 영향을 주고, 마오세력이 확립한 중국 공산주의는 루쉰사상을 포장하여 공산주의의 논리적, 사상적 토양으로 삼아왔다.. 당연히 우리땅의 자생적 공산주의이던, 수입된 공산주의든, 정통사회주의든, 변형된 사회주의든, 그 사상적 편린은 루신의 정신세계에 닿아있는 것이다.

    당연히 일본제국주의나 부르조아를 악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처단하여야 한다는 사고는 당시의 시대상황을 고려할 때, 어쩌면 대중적 지지를 받는 다수의 결론이였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즈음은 그런 사고 구조로는 열린 세상, 기호지세의 문명세계에서 홀로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 공산주의 원조인 소련이 헤체되고, 중국공산주의가 변질되어도, 지난 세기말적 광풍이 아직까지 일부 우리들의 사고구조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본다.

    그것은 현시대가 탐욕과 저질스런 권력, 금력이 독버섯처럼 퍼져 있는 사회, 정의롭지 않는 사회가 많은 부분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충 악을 덮고 넘어가는 그런 사회는 발전하기 어렵다.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는 그 빈틈을 부단히 노릴 것이다.

    “파리가 앞 발을 싹싹 비빌 때 이 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 이에 내 말을 추가하자면 ‘파리가 앞 발 비빌 때는 뭔가 빨아 먹을 준비를 할 때이고, 우리는 이 놈을 때려잡아야 할 때이다.
    퍽~~’”



    조국의 이야기다

    2019.08.25. 동아일보가 2010년에 있었던 그의 글을 재조명해서 올렸다. 그가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 시절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란다, 당시 유명환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딸의 외교부 특채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을 때 이 글을 올렸다는 데,

    조국은 “옷 벗는 것은 시간문제. 외통부 내에 암암리에 존재하는 ‘음서제’가 이번에 드러난 것은 다행이다” 며 유 장관의 사퇴를 . ‘퍽~~’이라는 파리를 때려잡듯 때려잡아야 한다는 깡패가 쓸만한 의성어를 써가며 종용했다. 유 장관은 공무원 채용을 담당했던 당시 행정안전부가 자체조사 뒤 “공정성과 투명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발표하자 곧바로 사퇴했다.

    루쉰의 물에 빠진 미친개 이야기는 동서고금에 유명한 이야기일 수 있다. 2010년의 조국 교수의 파리 이야기도 그 반열에 오를 만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그때의 상황만 보면, '애국자(愛國者)'들이 당연히 열열히 반길 만하다. 하지만, 2010년의 조국의 말을 최근의 상황에 대해서 빗대어 들먹이는 것은 그들이 입술을 깨물고 땅을 치며 한탄과 후회할 .일이다. 조국이나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자(愛國者)'들은,

    “파리가 앞 발을 싹싹 비빌 때 이 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 이에 내 말을 추가하자면 ‘파리가 앞 발 비빌 때는 뭔가 빨아 먹을 준비를 할 때이고, 우리는 이 놈을 때려잡아야 할 때이다. 퍽~~’”

    조국의 말처럼, 지금은 그 대상이 스스로를 겨누는 빼도박도 못하는 창이 되었다.

    ‘타락수구(打落水狗)’
    "물에 빠진 미친 개는 물에서 건져주지 마라...대신 흠씬 두들겨 패줘라...정신이 들 때까지..."

    루쉰의 말로 그럴 듯 따라한 것 같지만, 스스로는 파리나 개의 신세가 되리라 짐작을 못했을까? .

    파리가 앞 발을 싹싹 비비드라도, 상처를 입어 절름발이된 개처럼 대중을 향해 동정을 구걸하며, 기회를 엿보는 행보로 들어가도록, 더 이상의 제멋대로 날거나 돌아다닐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그토록 공격하던 파리나 개가 스스로가 된 기분이 어떨지 짐작이 간다. 그만큼 아프고, 아픈 만큼 이를 갈며 우짜든지 버티고, 반전을 노릴려고 할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말처럼, 파리의 속성, 성처입은 들개의 속성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가 파리나 개를 닮아 갔다. 공리론자의 공허한 자비(?)를 악용한 좀도둑을 닮아간 것이다. 어쩌면, 修身齊家를 못한 것이 아니라, 修身齊家를 거부하며 스스로 악의 편에 서고자 했을 지도 모른다.

    ‘퍽~~’
    ‘타락수구’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때려잡을지, 지독한 것들을 어설피 건들었다가 어느 날 슬그머니 본성을 드러내 온갖 못된 짓을 되풀이 하여 되치기 당하며 물어 뜯길지? 절호의 기회를 잡아 몽둥이를 든 윤총장은 알 것이다.

    '페어플레이 아직 이르다' 는 루쉰의 화두에 포로가 된 이들이 오히려 그 화두가 쳐놓은 올올가미에 걸려든 개들신세가 되었다니...'

    역사는 돌고돈다. 어느 일방의 리더를 용납하지 않는 가 보다. '페어플레이 아직 이르다' 는 루쉰의 말을 윤총장 역시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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