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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의 장막을 걷어내면, 비로소 심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
  • 與一利不若除一害, 生一事不若滅一事
늦둥이양육/늦둥이養育記

74_김유신은 나의 원수?

by 靑野(청야) 2018. 10. 28.

"김유신, 무열왕, 문무왕은 내 원수다"

"신라는 나라도 아니다"
"삼국통일은 고구려가 했다"

요즈음, 초등학교 1학년말, 늦둥이 녀석이 갖고 있는 삼국史觀(?)이다.

편향된 역사관때문에 고민하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신라는 어떻고, 김유신장군은 어떻고...어설프게 설명하려들다가 녀석에게 역효과만 나고 있다

녀석에게 역사의 영웅은 주몽, 광개토대왕,연개소문, 양만춘,대조영, 왕건 같은 고구려건국초기나, 멸망전후 활약한 무장들이지, 이른바 삼국통일의 주역인 신라의 장수나 위인들은 속된 말로 영웅은 고사하고, 사람취급대상이 아니다.
"당과 결탁하여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광개토대왕이 벌어논 대제국 영토을 대부분 당에 뺏기고 왜소하게 만든 장본인들이 신라의 그 인물들이라는 게 녀석의 철통(?)같은 신념이고 시각이다.

이런 차원에서 신라 또한 나라였다고 부르는 것조차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쬬잔한 나라, 한반도 영토를 왜소화시고 당나라애 팔아먹은 비겁한 나라 신라"란다.
"야!, 고구려가 그리된 것은, 연개소문 아들이 싸움질하여, 당나라에게 고구려를 침입하도록 길안내한 덕분(?)에 그리된 거지, 우째 신라 잘못이고? 당시는 싸워서 이기면 살고 지면 죽는 살벌한 세상이였는 데, 고구려가 처신 잘못해서 나라를 잃은 거지, 신라 잘못한 것만은 아니다. 뒤에 신라가 당을 고구려 땅에서 몰아내고,땅을 많이 회복하기도 했다...."

"까불고 있어, 아무것도 모르는 쬐그만 것이 뭐 안다고 나불거리노? " 한마디 핀찬으로 끝내면 될것을 어줍잖은 과거지식으로 녀석을 설득하려 들다가 되려 녀석에게 그런 시각을 고착시키는 결과로 되어 버렸다.

"우찌되었던 나는 신라가 싫다" 녀석이 전혀 물러서지 않는다.

그러고는 고구려역사, 고려역사, 조선역사, 현대사 (물론 어린이용 요약본이거나 만화로 쓴)를 페이지가 닳을 정도로 읽어면서, 신라사에 대해서는 읽지도 않을 뿐더러, 물어보면 싫다는 말외는 일언반구도 없다.

또, 참말인지 뭔지 아빠인 나도 솔찍히 잘 모르겠는데, 대조영이 발해를 세운 초기나 왕건이 고려를 세운 초기 국호를 잠시 '고구려'로 했다거나, 이성계가 조선을 세운 초기 국호를 고려' 라 했다는 것을 들먹이며,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한 것을 두고 고려가 고구려고, 고려가 삼국통일했으니,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한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당당히 편다. 그야말로 녀석다운 삼단논법식 추론이요,

아마도, 다 큰 어른들도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지만, 거대한 만주대륙에 비해서 너무나 왜소한 대한민국영토가 어린녀석에게도 무척 안타깝게 느껴졌을 것이고, 이게 논리적 판단이나 귀결보다 단어 몇몇을 나름대로 연결하고 추론하여 구축한 공상세계가 녀석의 심중에 구축된 소이가 아닐까?

학교는 물론이고, 영어학원이다, 수학학원이다...많은 학원에 다니면서, 이른바 Homework라는 게 있는 데, 녀석은 숙제를 해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때문에, 언제, 어디나 과제물평가는 '보통수준'이하로 평가 받아온다. 말이 좋아 '보통수준'이지, 이게 거진 낙제수준아닌가? 그래도, 녀석은 그런 평가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놀기에 정신없다, 친구들이 없어 혼자있게 되면 이런 역사관련물들만을 끼고 돈다.
우째야 하나?

녀석이 막 글을 읽고, 사리분별이 싹트는 시기에 수년동안 경쟁적으로 내보낸 엠비시, 케이비에스, 에스비에스 방송국의 역사물이나 시청율이나 인기에 맞춰 쏟아져 나온 어린이용 책들이 원인제공이지 싶은 데,

방송에 대놓고 "책임져라' 하면, "우린 엄연히 15금"이거나 "15세이하는 부모의 지도를 받으세요"라고 자막을 내보냈다고, 오히려 이 양반이 어디서 행패야 하고 따귀를 칠게 뻔한다,

그러니, 회초리 들고 종아리 패면서 교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녀석의 행동거지를 치기어린 행동으로 두고 볼라하니....
학년이 올라갈 수록, 제대로된 역사교육이 있지 싶은 데, 물론 자라는 녀석이니까, 나름대로 생각도 바꿔나갈 터, 워낙 녀석의 시각이 완고하고 누구를 닮아서 고집이 세니, 그 자라는 와중에, 어떻게 요즘처럼 고착화된 시각을 다듬어 나가고, 교정해 나갈 지, 녀석의 반응이 어떨지, 요즈음 생각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 지 자못 궁금하고,
먼 후일 이 때를 기억할런지 모르지만, 이 글을 읽게 될 녀석의 반응 또한 궁금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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