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고'요
이름은 '란희',
고란희...
그분과 생존을 건 투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벌써 올봄 3번째
밤이면, 간혹 우리집을 방문, 시비를 걸어 옵니다.
잊을만 하면 신출귀몰 출현하는 그 분에 3전3패, 완패...
4월부터 텃밭을 조성하고
틈틈히 상추. 고추, 옥수수, 방울토마토, 오이. 가지, 부추, 양배추, ... 를 심었습니다.
묘종을 사다 심기도 하고 씨를 뿌리기도 하고,
자주 먹는 상추 같은 것은
이랑을 나누어 보름정도 시차를 두고 심었습니다
경험컨데, 한참에 많이 자라면
두 식구가 소화하기에 벅차기 때문입니다
5월중순이 넘어서자
비도 자주 내려주고, 기온이 따스해지니
묘종들이 기세등등 성장의 탄력을 받습니다.
상추와 부추는 몇번 뜯어서 상에 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다른 채소는 떡잎을 벗어나는 수준이라
아직은 그분이 왕림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하고
차일피일 텃밭 울타리 작업를 미루었더니
아뿔사...
전혀 예측도 못한 시기에 그분의 방문이 있울 줄이야
텃밭을 헤집고, 상추. 옥수수, 방울토마토, 오이. 가지...
어린 모종을 싹뚝 잘라 버리기도 하고,
뿌리채 뽑아 내팽개 쳐 버립니다.
부랴부랴 서둘러 울타리를 하였습니다.
작년에 하던대로 약 1.3m 높이의 울타리를
텃밭 전체에 둘러치고는
'이제는 ...'
의기양양하며 며칠째 편안히(?) 잠자리에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그분이
소리소문없이 다시 다녀갔었습니다.
그 동안 울타리를 쳐서, 왕림안한 게 아니라
이전의 왕림시 식사한 텃밭의 작물들이 다시 자리기를 기다린 듯...
때문에, 거진 하루종일 고생고생 만든 울타리도 무용지물이 되고
끼니마다 상에 올리던 채소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여러날...
투덜투덜하면서도 다시 묘종을 사다 정성껏 심었습니다.
더 이상 늦어져서는 묘종을 심기에는 늦습니다.
또다시, 고란희가 4번째 방문으로 해방을 놓으면,
올봄 농사는 접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꼭지가 돌 지경,
인터넷을 구석구석 뒤져
'고란희' 영접방법을 뒤져도 뽀족한 수가 없습니다.
그분의 경신술이 탁월하여
'적어도 울타리 높이를 1,5m도 안심할 수 없다
1.8m 이상정도는 되이어야 한다' 는 사실만 확인하였을 뿐
그래서 다시 거진 하루종일 걸려
울타리를 1,3에서 다시1,8m로 높였습니다.
이번에는 1.3m울타리 지지대 2개마다 2,0m짜리 울타리를 밖아 1.8m정도 높이로 만들고
1.3m와 1.8m지지대를 묶고, 그물망을 높이 1.8m에 이르기까지 삥둘러 쳐습니다/
물빠짐 때문에 고랑끝에 만들어둔 구멍을 시멘트블럭으로 막아
울타리 밑, 이른바 개구멍으로도 못들어 오게 해 놓고
그래도 마음이 불안합니다.
언제 어떤 방법으로 또 그분이 공격해올 지?
주말에는 며칠 집을 비워야 하는 데,
그분이 공격해오면 속수무책,
주말이 가기전에 결판을 내야 겠다싶어
하루는 비장한 각오로 그분의 왕림을 기다렸습니다.
그분의 왕림이 예상되는 밤1-4시,
인적이 끊어진 시각,
'고란희'와 심야의 대회전을 위한 작전본부(아래 사진)도
텃밭이 내려다 보이는 마당끝자락에 설치했습니다.
이번에는 낮에 잠을 미리 자두고, 별들도 잠든 한밤 중,
그분과 생존을 위한 처절한 결투를 위해,
텃밭 어귀에 자라를 잡고 조용히 기다린 것입니다.
모내기한 벌판에서 들려오는 개구리 소리에 취해,
산출귀몰하는 그 분의 왕림을 영접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첫날, 이를 갈며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어두운 밤, 손아귀에 쥘수있는 돌맹이 몇개와 같이
파라솔로 이슬을 피하며 데크에 조용히 앉아...
그날, 그분은, 마치 투쟁심에 불타오르는 나를
조롱하듯 김새게 만들었습니다.
왕림은 멈추었고, 흔적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어딘가에서, 날 굽어보며 웃고 있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트럼프가 김정은이 길들이듯,
신출귀몰, 허허실실 전법으로,
그분은 날 지치게 하고 방심하게 하며 나를 길들이는 듯
나의 경계심이 누그러지고,
예측불허의 싯점에, 또 들이닥칠 작전일지 모릅니다.
마치
공격도 하기전에 지레 지치게 만드는
心劍의 경지 같은 상승의 무공을 전개하여,
날 놀리 것 같습니다
그분 덕분(?)에, 텃밭에 작물을 4번째, 심었는 데,
이번에는 그분의 공부가 부족하여
1.8m울타리를 뛰어넘지 못하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모든 인터넷자료에도 1.8m이상의 울타리를 권하는 데
텃밭에 과수원의 울타리처럼 튼튼하지 않으니
그분이 작심하고 몸으로 들이밀면 우찌될 지..
이번에도 또 해방을 놓는다면 그때는
진짜 엽총이라도 사서 대적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차마, 엽총을 사는 일은 없어야겠지요?
그분도 아마 그걸 아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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