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규명했지만…우주생성 그 전과 그 밖은
[담론]M-이론 상 11차원 일부 규명…우리 우주, 가상의 막일수도 ‘다중우주론’
스카이 비평기자(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14-03-23 01:29:26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는 약 138억년 전 ‘빅뱅’(big bang)이라는 대폭발 이후 정말 찰라의 순간 급팽창 해 탄생했다는 이른바 ‘인플레이션 이론’이 확실한 정설로 굳어지게 됐다. 이를 뒷받침하는 단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가 최근 밝힌 인플레이션 이론의 결정적 근거는 ‘중력파’(gravitational wave)다. 연구팀은 빅뱅이론의 증거가 된 ‘우주배경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 편광(전기장의 수직진동)에서 중력파의 존재를 확인했다. 초단파의 전자기파 일종인 우주배경복사는 빅뱅 당시를 보여주는 일종의 증거물이다. 우주배경복사는 빅뱅 초기 극도의 뜨거운 빛이 식어 전 우주에 퍼진 영하 270.도(절대온도 2.7K)에 달하는 저온의 빛을 말한다. 빅뱅이론은 우주배경복사 외에도 우리 은하와 먼 은하일수록 더 빠르게 멀어진다는 것(팽창중)을 확인하면서 확신을 주었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시공간 파동’(중력파)을 발견한 것인 만큼 빅뱅이론은 이제 ‘우주의 자궁’으로 의심할 바가 없게 됐다. 하지만 빅뱅이 확실한 우리 우주의 고향원리라고 해도 그것은 우주 그 이상의 우주를 인지하는데 아주 작은 시작일 뿐이다. 빅뱅은 특이점(特異點,singularity)에서 대폭발이 이뤄졌다. 특이점은 크기는 제로(없음)이면서 그 안에 밀도·곡률·온도가 무한대라는 점에서 말 그대로 도무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특이한 그 무엇이다. 우주만물을 탄생시키는 ‘우주 줄기세포’ 같은 모든 것을 갖고 있는 성질이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없다. 당연히 시공간 개념조차 없어 상식적인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없음의 성질이다. 현대과학으로는 여전히 그 특이점이 어떤 성질의 것인지 모른다. 거꾸로 그 특이점의 성질을 알게 된다면 인류는 상상하지 못할 지적 진보와 과학기술의 고도화를 이룰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인류는 빅뱅 이전과 특이점 밖의 세계에 대한 지적 호기심으로 나아가고 있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
▲ 우리 우주가 탄생한 빅뱅이론은 특이점(特異點,singularity)의 대폭발이다. 수많은 블랙홀들은 바로 우주의 생성과 기원을 밝혀주는데 중요한 원천이다. 이미지는 은하계 중심에 있는 ‘사기타리우스 A’ 블랙홀 주위를 별들이 선회하고 있는 모습의 상상도. <이미지=뉴시스>
인류가 있는 곳은 시간을 포함해 4차원에 있지만 빅뱅 이전에는 차원이란 자체가 없다. 크기, 속도, 이동, 질량, 스핀(회전) 등의 개념이 없다. 당연히 동서남북 방향이란 것도 없다. 시간은 시작도 끝도 없고, 공간은 부피가 있으되 경계가 없는 공간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주장처럼 북극(특이점에 비유)에 가서 하늘을 향해(특이점 이전) 동서남북을 정해서 갈 수가 없고, 공간적으로는 경계가 없는 무한성이 펼쳐질 뿐이다.
이 같은 호킹 박사의 ‘무경계 이론’은 특이점 이전의 상태를 설명한 것에 대한 기가 막힌 이론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특이점 본질의 성질이라고 보기 혼돈스러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 캐릭터(주인공)의 성격과 캐릭터가 만들어진 본질(배경)은 다르기 때문에 빅뱅 이전의 상태를 만들게 한 배경(무)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현재 일단의 물리학자들은 막(membrane) 우주간의 충돌에 의한 우리 우주의 탄생을 이야기 한다. ‘대통일 이론’ 보다 한발 더 깊이 들어가 특이점의 성질까지 설명한 이론이다.
이 추론이 맞는다면 특이점은 없음이 아니라 막 우주간의 충돌이지만 이 경우에도 더 큰 우주는 수없이 많은 막으로 존재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막 우주 보다 큰 세계에 대한 설명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홀로그램(막) 우주에 살 가능성은 이렇다. 어항속의 금붕어를 어항 벽면을 통한 2차원으로 3차원 영상의 홀로그램을 만들어 비추면 두 마리 금붕어들은 서로 자신이 진짜라고 여긴다. 서로 진짜라고 여기는 것은 맞지만 어느 금붕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자신들은 전혀 구분하지 못한다. 어항을 전체적으로 보는 어항 밖의 관찰자만이 진실을 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와 유사한 ‘막(membrane) 우주론’ 은 가장 유력한 ‘만물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 TOE)중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는 금붕어처럼 실체가 다른 곳에 있고 투영된 존재일 수 있다. 막 우주론은 이론상 근거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 중이다.
현 단계에서 우주원리를 규명할 ‘만물의 이론’중 가장 유력하면서도 유일한 ‘M-이론’(M-theory)은 예전 같으면 공상과학영화 소재로나 다뤄졌을 것이다. 지난 1994년 ‘끈이론’을 통합하면서 물리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M-이론의 등장은 그동안의 골칫거리였던 거시의 ‘중력이론’과 미시의 ‘양자역학’을 하나의 이론체계로 설명해 스티븐 호킹 박사의 말처럼 ‘신의 문’을 두드린 일대 사건이었다.
특이점 상태에서 우주의 4대 힘인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전자기력, 중력이 하나의 이론으로 통합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끈이론(string theory)과 M-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4차원(3차원+시간)이 아니라 7차원이 더해진 11차원(시간차원을 빼면 끈이론의 6차원에 M-이론의 1차원이 더해진 10차원)으로 구성된 세계라고 한다. 다만 6차원은 미세한 필라멘트처럼 공간 속에 말려 있어 인간의 인지능력으로는 감지하지 못할 뿐이다.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사물이나 사건 등은 11차원의 현상 중 두 개의 평평한 4차원 막 가운데 하나(또 하나의 막은 동반우주)에 불과한 것이라는 이론이다. 우리가 존재하기 위한 좌표는 전후, 좌우, 상하, 시간에 의하지만 실제 더 많은 좌표가 우리들 옆에 숨겨져 있는 셈이다.
11차원을 모두 인지하기 위해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극미의 미시세계로 여행을 하면 가능하지만 그것은 현대과학으로는 불가능하다. 소립자를 충돌시키는 거대 강입자가속기 실험(충돌을 통해 특정 소립자가 사라지면 여분의 차원이 증명됨)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고 일부 가시적인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강입자가속기 시험을 통해 ‘여분의 차원’(Extra Dimensions)이나 다른 우주가 확실하게 검증되면 우리 인간의 4차원적 존재 내지 인지능력은 정말 왜소해진다. 하지만 M-이론이 만물의 이론으로 증명이 됐다는 전제를 해보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인간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인지능력은 다른 차원의 세상을 열어 줄 것이라는 상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M-이론에 따라 우리가 사는 우주는 11차원 중 고작 3차원의 막으로 된 우주이고, 더구나 무한한 우주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라면 애초 우리 우주는 그렇게 탄생했던 것일까. 아니면 우주는 빅뱅 이후 진화를 거듭하면서 현재의 다차원-다중우주로 진화한 우주중의 하나일까.
우주가 팽창중(우리우주)인 것은 맞고 갈라지는(다중우주) 우주는 진행형일 개연성이 있다. 꿈같고 비현실적인 이야기이지만 먼 훗날 우리 인간은 개별적으로 원하는 우주를 안방에서 만들어 그 세계에 들어가 활동하고 살 수 있는 진화, 즉 ‘고차원 교감’(high-dimensional interaction)으로까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을 물리학계는 가설로 내놓고 있다.
여기에 양자적 얽힘(quantum entanglement), 즉 ‘상태의 공존’ 현상은 미시세계 소립자들의 기본 역학으로 증명된 이론이다. 우리가 현실 생활에서 한 가지 일에 끊임없이 매달리면 이뤄진다는 믿음은 우주의 창조(갈라지는 우주) 선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양자적 끌림’이라는 이론과 궤를 같이한다.
물리학은 이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을 11차원의 세계로까지 확장하고 있지만 결국 우리 안으로 회귀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일단의 물리학자들은 우주의 수가 10의 500승개(1조개를 41.7번 곱한 수)나 된다는 이론까지 내놓고 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지만 가장 똑똑한 물리학자들의 가설이기에 불신만 할 수 없다.
실제로 양자역학에서 아원자의 미시세계를 들여다보면 물질과 반물질이 공존하거나 또는 물질이 있다가 없어지고 없다가 생겨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다. 또한 양자역학의 소립자들은 여러 곳에 동시에 존재(복사본 아님)하는 유령 같은 ‘상태의 공존’ 현상이 관측될 뿐만 아니라 소립자중 광양자(光量子,light quantum)는 거시세계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될 파동과 입자의 성질(파동은 입자일 수 없고 입자는 파동일 수 없음)을 동시에 갖고 있다.
물리적으로 ‘불확정성의 원리’는 규명된 사실이다. 미시세계의 물질 또는 반물질은 확정적인 유와 무의 개념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실존하는 것이 확정되지 않은 실존이라는 ‘확률적 존재’(파동함수, wave function)의 방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물리법칙을 따른다.
이를 종합해 보면 빅뱅의 고향인 특이점 밖의 또 다른 우주는 우리의 상상을 불허하는 것이 아니라 규명될 수 있는 가능성을 띠었다. 이제 다시 시각을 돌려 우리의 우주가 얼마만큼 생존할 수 있고 진짜로 존재하는 우주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술한 두 마리의 금붕어 중 진짜 금붕어라고 해도 생명은 유한하다는 것이며, 홀로그램 금붕어이면 가짜라는 것이지만 그 가짜도 진짜에 의해 생명의 한계가 주어진다. 결국 우리가 사는 우주의 실체를 알아 나가는 일도 빅뱅 이전이나 특이점 밖 그 이상의 무엇에 접근하는 하나의 가설을 또 만들어 갈 수 있다.
빅뱅 이후 우주는 끝없는 팽창(플러스 에너지)을 지속하고 있다. 이 팽창의 과정 속에서 우주와 그 안의 물질들은 열역학제1법칙에 따라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나아가 우주 스스스로는 에너지의 소모 과정에서 에너지로 다시는 활용하기 어려운 일종의 쓰레기(환원 불가능 에너지로 그 조차 에너지이긴 하지만)의 양을 키우고 있는데, 그것이 열역학제2법칙인 ‘엔트로피’(entropy)의 증가 지향성이다.
이 법칙대로 엔트로피의 증가가 계속돼 우주에 엔트로피로만 가득 찬다면 우주에는 사용할 만한 에너지가 바닥난 것이고, 우주의 팽창과 모든 생명활동은 멈추게 된다. 우주의 사용가능한 에너지 값이 0이 되는 파산이다.
이는 완벽한 질서인 코스모스(우주)가 가장 불완전한 무질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과연 우주는 그렇게 나아가게 스스로 제어를 하지 않을까. 빅뱅전 완벽한 질서에서 탄생한 우주가 그 반대의 완전한 무질서로 바뀐다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특이점 상태의 질서에서나 엔트로피만으로 꽉 찬 무질서 상태는 에너지와 질량의 총량이 같아 물질계의 법칙으로는 바뀐 것이 없다. 물론 엔트로피가 100인 상황이나 특이점으로 ‘빅 크런치’(big crunch, 대붕괴, 원점 회귀)가 일어나면 우주의 모든 생명은 사라진다. 이는 곧 우리 우주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 우주를 ‘막 이론’으로 정리해 보면 가짜 금붕어일 수 있다. 우리의 우주가 실제로는 없는 없음(무)의 홀로그램이라고 가정해 볼 경우 무는 우리의 우주와 같은 형상을 띠었다.
‘홀로그램 빅뱅’이란 현상을 가정해 보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은 무가 그 성질상 물질을 빅뱅하는 것이 앞뒤가 안맞기 때문이다. 홀로그램은 실제로 무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우주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무의 홀로그램일 경우 우리 모두는 우리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물리학적으로 또는 인지작용으로는 없는 존재다. 우리 우주는 가상의 세계가 된다.
빅뱅 이전, 이후의 상황을 종합하면 아직까지 100%로 규명된 이론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빅뱅이론을 증거한 것은 우주의 실체를 알 수 있는 진일보한 성과인 것은 분명하지만 ‘우주의 진실’을 알아가는 대단히 초보적인 걸음마를 떼었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동시에 우리가 사는 무한하고 영원할 듯한 우주도 아주 작고 언젠가 소멸되는 운명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우리 인류는 보이지 않는 무한의 우주를 스스로 무한히 창조하면서 실체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작은 우주(우리 우주)에 매달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스카이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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